정치권에 발목잡힌 여수 청사별관 결국 차기 정부로(?)
정치권에 발목잡힌 여수 청사별관 결국 차기 정부로(?)
  • 강성훈
  • 승인 2022.02.25 11: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여수시의회, 관련 안건 보류중 예산도 전액 삭감
문수청사도 장기표류하며 여문지구 위축 가속화 우려도
청사가 국동임시별관으로 이전하면서 공실로 남아 있는 문수청사. 여수시가 매입을 통해 시청자미디어센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청사가 국동임시별관으로 이전하면서 공실로 남아 있는 문수청사. 여수시가 매입을 통해 시청자미디어센터로 활용한다는 방침이지만, 의회의 반대에 부딪혀 표류하고 있다.

 

수년째 정치권 논쟁의 한 가운데서 공전을 거듭한 여수시청 청사별관 증축 문제가 결국 차기 시정으로 넘어갈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책없는 정치권의 갈등에 별관증축 반대 측의 주요 논리 가운데 하나였던 여문지구 위축은 오히려 가속화될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최근 217회 임시회에서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을 심의한 여수시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에서 본청사 별관 추진 관련 예산 52억 4천여만원을 삭감했다.

삭감 예산안에는 본청사 별관 증축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과 설계공모비, 경제성 검토 예산 등이 포함됐지만 의회는 공유재산관리계획 미승인을 이유로 삭감 결정했다.

이 가운데 여수시가 국동임시 별관으로 이전하면서 공실로 방치되고 있는 문수청사(옛 여명학교) 매입 예산도 같은 이유로 삭감했다.

이로서 수년째 갈등만 거듭한 채 해법을 찾지 못한 청사별관 증축 사업은 차기 시정부로 넘어가게 됐다. 사실상 이번 추경이 7대 의회가 심의할 마지막 추경인 셈.

여수시는 수년째 청사 별관 증축의 시급성을 강조하며 여론조사 등을 통한 여론 수렴을 거쳐 지난해 7월 청사별관증축을 내용으로 하는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의회에 제출했지만, 2차례나 심의 보류되면서 더 이상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여론조사를 통한 추진 여부를 결정하자는 논쟁도 있었지만, 결국 아무것도 추진하지 못한 채 7대 의회 회기내 해결이 무산될 상황에 처했다.

장기 보류중인 관련 안건은 7대 의회가 종료되면 자동으로 폐기돼 사실상 차기 정부의 과제로 남게 된다.

이처럼 수년째 지리한 논쟁만 벌인 끝에 해결책을 찾지 못한 청사 별관 문제는 또다시 지역갈등만 부추길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여수시가 어렵게 유치한 방송통신위원회의 ‘전남시청자미디어센터’도 정치권의 논리에 휩쓸려 사업 추진이 불투명하게 됐다.

당초 문수청사가 국동임시별관으로 이전하게 되면서 공실로 남게 될 청사 활용 방안의 대안으로 여수시가 공모전에 참여해 유치한 공공시설이다.

시청자미디어센터는 대통령직속 방송통신위원회 산하기관인 시청자미디어재단에서 운영하는 국가기관으로 일반 시청자들이 직접 방송프로그램을 제작할 수 있도록 미디어 교육과 체험, 방송시설과 장비 대여 등을 지원하는 시설이다. 

문수청사 부지에 들어 설 경우 인근 환경도서관과 연계해 청소년들을 위한 시설로 여문지구 활성화의 전기를 마련할 것이란 기대가 큰 사업이기도 하다. 

하지만, 의회가 청사별관증축 문제와 연관지어 관련 사안을 인식하면서 부지 매입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여수시는 당초 2023년 준공 계획에서 1년 연장을 요청해 사업추진의지를 밝히고 있지만, 차기 정부에서도 해법을 찾지 못한다면 사업을 반납해야 할 처지다.

문수청사는 현재 일부 공간을 문서고로 활용하면서 연간 1억여원의 관리비를 지출하고 있다.

자칫 장기 방치될 경우 상권 위축을 우려하고 있는 여문지구의 또다른 현안 문제로 대두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부족한 청사 공간 확보를 통해 행정업무의 효율성 제고와 대시민 행정서비스 질 제고를 위해 추진한 별관 증축 현안이 정치권의 정치 논리에 휩싸이면서 수년째 공전만 한 채 차기 시정부에 넘어가게 됐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