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리그, 강요된 선택
그들만의 리그, 강요된 선택
  • 남해안신문
  • 승인 2022.02.24 2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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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한정우 박사

 

한정우 박사.
한정우 박사.

 

대통령선거가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그런데 여야의 유력한 두 후보는 지지도 40퍼센트의 벽을 넘지 못하고 아직도 30퍼센트 구간에 갇혀 있으며, 두 후보 모두 비호감도가 50퍼센트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아직도 선택할 후보를 정하지 못한 유권자들이 많으며, 후보를 결정했다고 하여도 그 후보가 좋아서 결정한 것이 아니라, 다른 후보가 좋지 않아서 선택한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에 대하여 자신 있게 지지이유를 말하기 보다는 상대방이 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들어 자신의 후보를 대안으로 선택해야 한다며 홍보하는 선거가 되고 있다.

그야말로 비호감 대선이다.

이번 대선은 여야 모두 당내 경선 당시부터 후보의 자질 문제와 가족이 갖고 있는 리스크 때문에 많은 우려를 안고 불안하게 출발하였다.

그 결과 대선이 미래를 결정하는 정책 대결이 아니라 상대방의 잘못을 공격하는 선거가 되고 있으며, 자신의 장점과 정책에 따라 점수를 따는 포지티브 선거가 상대방의 실수에 의한 실점으로 인하여 지지도와 순위가 바뀌는 네거티브 전쟁이 되고 말았다.

대선은 새로운 각 정당과 후보자들이 국가적 아젠다를 발굴하고 정책을 개발하여 국민들에게 제시하고, 국민들은 그것을 보고 토론하고 미래를 결정하는 소통의 마당, 축제가 되어야 한다.

지난 대선의 경우 지금쯤이면 자신이 지지하는 후보와 그의 정책에 대하여 갑론을박의 열띤 토론이 이어졌을 시기이지만, 지금은 대선에 대한 이야기자체가 금기시 된 듯하며, 많은 국민들은 이번 대선에 대하여 적극적으로 말하기를 주저하며 의도적으로 외면한다.

이번 대선 과정은 국민적 축제와 소통의 마당이 아니라 각 정당만이 참여하는 그들만의 네거티브 리그로 전락하고 만 것이다.

후보의 장점과 정책을 보며 지지를 적극적으로 홍보하지 못하고 상대방의 잘못을 짚어내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도록 강요받는 이번 대선은 안타까운 대선이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선거에 대한 우려는 6월에 있을 지방선거에서도 예견된다.

이미 지방선거의 예비후보 등록이 시작되었기에 예전 같으면 예비후보들이 명함을 돌리며 길거리 인사에 나서는 등, 선거운동을 적극적으로 시작해서 시내와 민심이 시끌벅적할 시기이다.

그런데 3월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지방선거 활동 금지령을 내려서 지방선거에 출마할 모든 예비후보자들이 자신의 지방선거를 위한 운동과 홍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대선운동에만 동원되어 있다.

시민들의 입장에서 보면 지방선거 후보자와 정책에 대하여 판단할 시간이 그만큼 단축되는 결과를 초래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이번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이 기존의 정치권 인사들의 대규모 입당과 복당을 받아들여 본 선거에서의 경쟁이 아니라 정당 내에서 경선 경쟁이 주로 이루어질 것으로 보여 그들만의 리그에서 선택을 강요받을 확률이 커지고 있다.

아울러 현재 논의되고 있는 시의원 선거구제에서 다수를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 대신 2인을 선택하는 선거구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 또한 그들만의 리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을 우려하게 한다.

3-4명을 선출하는 중대선거구제를 늘려야 하는 이유는 다양한 정당과 다양한 후보들이 선출되어 소외 없는 통합의 정치를 하자는 취지이다.

그런데 2인을 선출하는 선거구가 많아지면 확실한 조직을 확보한 정당의 후보자만이 당선될 확률이 높아 중대선거구제의 취지가 무색해지며 그들만의 리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발생할 확률이 매우 높아지게 되는 것이다.

그들만의 리그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슬픈 상황이라 할지라고 우리는 되도록 선거를 외면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행동해야 한다.

어쨌든 우리의 지도자 내지는 지배자 또는 대표자를 선택해야 하고 그들이 나의 삶과 우리 지역이 미래에 많은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역사는 발전한다고 하는데 우리의 선택이 발전하는 방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한정우 박사/ 한의학.정치학 박사, 사단법인 여수이주민센터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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