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고3 실습생 사망 사고, “전형적 인재”
여수 고3 실습생 사망 사고, “전형적 인재”
  • 강성훈
  • 승인 2021.10.12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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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국정감사서 교육당국 부실관리 질타 이어져
강민정 의원, “교육당국, 기업실태점검 등 부실투성”
강민정 의원이 공개한 웅천 마리나 사망사고 관련 해당 업체에 대한 현장실습기업선정 체크리스트
강민정 의원이 공개한 웅천 마리나 사망사고 관련 해당 업체에 대한 현장실습기업선정 체크리스트

 

여수 웅천 마리나의 한 요트운영 업체에서 발생한 고3 실습생 사망 사고가 국회 국정감사의 쟁점으로 떠오르면서 교육당국의 부실한 현장실습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12일 강민정 의원(열린민주당 원내대표, 교육위원회)은 “여수에서 발생한 현장실습학생 A군의 사망 사고가 교육청의 점검 부실에서 비롯됐다”고 지적했다.

강민정 의원은 학교에서 사전 실사를 수행해 현장실습 기업으로 적절한지를 평가하는 ‘현장실습 기업선정 기준’ 자료를 공개하며 잠수 작업이 학생이 하기에 적절하지 않은 작업이었음을 확인하고, 학교와 교육청의 기업 실태점검이 부실했음을 지적했다.

강 의원이 공개한 A군의 ‘현장실습 기업선정 기준’에는 ‘「근로기준법」 제65조에 의거한 사용금지 기업은 아닌가?’라는 질문과 함께 사용금지 기업으로 ‘잠수 업무’가 명백히 표시되어 있었으나, 학교에서는 적절하다고 평가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현장실습 실태점검 및 지도·감독 결과, ‘직업교육훈련 촉진법’ 위반 사실이 없는가?’, ‘기업의 안전 및 보건 관리 수준은 적절한가?’의 항목도 적절한 것으로 체크가 되어있었지만, 위험한 잠수 작업을 하면서도 ‘2인 1조’가 아니라 학생 혼자 작업을 하다 사고가 난 것으로 확인되며 기업에 대한 점검이 부실했음이 드러났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현장실습표준협약서’의 문제점도 지적했다.

학교장의 확인 도장이 찍혀있는 현장실습기업과 A군의 ‘현장실습표준협약서’에는 현장실습 초기의 적응기간, 집체교육 훈련 시 1시간당 휴식시간, 현장실습 수당을 적는 공간이 공백으로 남겨져 있었음에도 협약체결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강 의원은 “이번 사고도 다른 현장실습 사고와 마찬가지로 학교와 교육청의 현장실습 기업과 내용에 대한 점검 부실이 원인이다”며 “사고를 당한 학생은 단순노동을 하는 위험업무에 나가서 제대로 된 안전점검도, 안전조치도 받지 못했다. 전형적인 인재에 의한 사고이다”라고 질타했다.

또한, 강민정 의원은 A군이 다니던 학과는 최근 몇 년 사이 2번이나 학과 개편이 있었다는 점을 지적하였다.

실제로 해당 학교의 연혁을 살펴보면 2008년 수산양식과 3과, 상업과 3과, 자동차과 3과였던 학과가 4년 뒤인 2012년에 자연수산 6과, 토탈미용과 3과로 변경되었고, 다시 6년 뒤인 2018년에 자영수산 6과, 해양레져 3과로 변경이 되었다.

일부 내용이 공백으로 처리됐음에도 학교장의 서명이 이뤄진 현장실습 표준 협약서.

 

이에 대해 강 의원은 “해당 학교에서는 연이어 연관성이 없는 학과로 급격한 개편이 이뤄졌다. 무분별한 학과 개편 과정에서 학생들이 충분한 교육을 받지 못하고 현장실습에 나가게 된 것은 아닌지 함께 점검이 필요하다”고 성토했다.

이어 “현재의 직업계고 현장실습은 ‘학습중심 현장실습’이라는 명칭으로 이뤄지고 있다. 기존의 취업과 노동 중심의 현장실습에서 벗어나서, 학생의 인권과 안전보호에 역점을 두고 교육과정과 연계한 학습을 중심으로 현장실습을 바꾸기 위함이지만, 실제 현장실습은 바뀐 것 하나 없이 형식적인 점검과 평가에 의해 현장실습이 이뤄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남교육청만의 문제가 아닐 것이다. 모든 교육청들은 현장실습 기업의 안전조치 현황을 점검하여 학생들이 위험한 업무에 종사하고 있지는 않은지, 제대로 교육과정과 직무능력에 맞춘 실습을 하고 있는지 일제히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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