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묻지마식 인허가, 도시계획 붕괴 부추긴다
여수 묻지마식 인허가, 도시계획 붕괴 부추긴다
  • 강성훈
  • 승인 2021.08.11 09: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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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업지역 내 전에 없던 초고층 아파트 잇따라 인허가
교통지옥...민원 빗발...삶의 질 저하 악순환 예고
여수지역 최고의 교통혼잡 지역인 시청 인근 상업지구에 250여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을 건립하기 위해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있다. 철거기간동안 소음과 진동, 교통난 등 민원이 빗발치기도 했다.
여수지역 최고의 교통혼잡 지역인 시청 인근 상업지구에 250여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을 건립하기 위해 기존 건축물을 철거하고 있다. 철거기간동안 소음과 진동, 교통난 등 민원이 빗발치기도 했다.

 

최근 수년사이 여수지역 부동산 개발이 활발한 가운데 도심 한 가운데까지 무분별한 건축 허가가 진행되며 각종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최근 들어 도심 상업지역내 대규모 주상복합 사업의 허가 신청이 줄을 잇고 있다.

하지만, 인허가 과정에서 주변 교통여건과 경관 등 충분한 검토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거세면서 각종 민원도 봇물을 이루고 있다.

사실상 동일 지역임에도 각기 다른 사업자가 인허가를 추진하면서 교통영향 등 총괄적으로 보지 않고 단일 인허가 사안만 검토해 허가 이뤄지고 있다는 비판도 이어진다.

 

고등학교 담장 사이로 고층 아파트...“절대 불가”

최근 여수고등학교 인근에는 한 사업자가 20여세대 규모의 아파트를 건립하겠다며 인허가를 신청해 학습권 침해 우려로 논란이 되고 있다.

여수시와 여수고 학부모 등에 따르면 A사는 지난달 11일 여수고 경계선 부지에 연면적 2천398㎡, 지하 1층 지상 13층 규모(22세대)의 공동주택 허가를 접수했다.

해당 건축물은 여수시 경관위원회에서 재심의 끝에 층수를 낮추고 디자인 보완을 하는 내용의 조건부 의결됐다.

하지만, 해당 부지와 학교와 맞닿아 건립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들이 거세게 반발하는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공사가 시작되면 각종 소음과 진동, 분진으로 학습권을 침해 받을 수 있다는 우려다.

특히 13층 높이는 학습권과 조망권 침해뿐만 아니라 앞으로 학교 담장을 따라서 고층 건물이 난립하는 길을 여는 선례가 될 것이라는 주장이다.

이에 학부모들은 학생과 동문 등 3천054명의 서명을 받아 최근 여수시와 교육청에 건축허가 불허를 요청하는 진정서를 제출했다.

사업자가 사업을 강행할 경우 총동문회와 연대해 본격적인 반대운동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관련 여수시는 관련 부서, 기관 협의 등을 통해 허가 여부를 최종 판단한다는 방침이다.

해당 부지는 지난 2019년에는 호텔 건립을 추진하다 학부모와 총동문회의 반발로 무산된 바 있다.

 

상업지구에 교묘히 파고든 초고층 아파트

또, 학동 중심 상업지구인 여수우체국을 중심으로 주변 부지에 최고 35층 규모의 대규모 주상복합건물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여수시에 따르면 학동 시청사 앞 로터리 인근에 연면적 4만2,789㎡, 지하5층 지상 35층 규모의 주상복합아파트 건립이 추진중이다.

238세대의 공동주택과 8개실의 오피스텔, 근린생활시설들이 들어서는 건축물이다.

지난해말부터 도심경관 훼손과 극심한 교통난 등이 우려되며 논란이 됐지만, 전남도의 건축허가 사전승인에 이어 지난 6월 건축허가를 취득해 현재 기존 건축물에 대한 철거가 진행중이다.

또, 바로 이면도로를 사이에 두고 대규모 생활형숙박시설이 건축허가를 취득하고 착공을 준비중이다.

연면적 2만6,353㎡ 규모에 지상 23층, 323개실 규모의 생활형숙박시설을 건립하는 내용이다.

앞서 인근에는 대규모 오피스텔이 건축중인 상황이어서 해당 지역 일대는 600세대 이상의 주거 공간이 새롭게 들어서는 셈이다.

여기에 더해 해당 지역과는 다소 떨어져 있지만, 역시 흥국체육관 뒤편으로 145세대 규모의 주상복합이 추진중이다.

연면적 2만8,300㎡부지에 지상32층 규모 145세대의 공동주택을 건립하겠다는 내용이다.

 

도심 난개발 부추기는 무책임 행정

이처럼 대규모 주거용 건물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되면서 벌써부터 심각한 교통난 등 기반시설 부족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시청앞 238세대 규모의 아파트가 들어설 경우 여수지역 최악의 교통혼잡 지역으로 꼽히는 시청로터리 일대 교통난을 더욱 부추길 것이라는 지적이다.

현재도 심각한 교통난 때문에 시청에서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퇴근시간대 로터리쪽으로 출차를 제한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우체국을 중심으로 인근 진남시장, 쌍봉동주민센터 등으로 이어지는 인근 도로의 교통혼잡을 더욱 부추길 것이란 우려다.

여기에 지상 35층 규모는 여수지역 도심에서는 없었던 높이로 도심경관 훼손과 함께 각종 부작용을 낳을 것이란 우려가 이어지고 있다.

이같은 건축허가가 잇따라 발생할 수 있었던 것은 인허가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가 부족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바로 인접 인허가 상황 살피지 못한 판단

이처럼 다양한 부작용이 우려됨에도 허가를 받을 수 있었던 것은 허가 기준을 교묘히 피해간 때문으로 분석된다.

상업지역에서 300세대 미만의 주택과 주택 외의 시설을 동일 건축물로 건축하면서 주택의 연면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90퍼센트 미만이라면 공동주택의 세대수가 사업계획승인 대상임에도 불구하고 건축허가로 진행할 수 있다.

교통영향평가 역시 연면적 50,000㎡ 이상일 경우가 대상이어서 4만3천여㎡ 규모인 해당 주상복합 사업자는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바로 인접해 비슷한 규모의 시설이 건축허가를 진행중인 상황이었음을 감안하며 이를 동시에 판단해 보다 강한 적용을 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한 건축 전문가는 “교통 유동량 평가, 주변 인허가 현황, 차량 증가 예상치, 차량의 흐름을 등을 제대로 평가했어야 했다”고 꼬집었다.

 

“조례 개정 등 제도정비 서둘러야”

이처럼 무분별한 허가는 향후 심각한 부작용을 가져올 보인다.

실제 당초 계획에 없던 생활형숙박시설과 대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선 웅천지구의 경우 최근 기반시설 부족 문제가 심각한 현안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사실상 주거용도로 인식되고 있는 4천여실 규모의 생활형숙박시설이 건립중인 상황에서 이를 뒷받침할 기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실제 여수시의회에서는 웅천지구의 경우 기존 계획 인구보다 30%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교통난과 하수용량 부족 등 기반시설 문제가 지적되기도 했다.

특히, 도심 경관이 고려되지 않은 초고층 건축물들의 잇따른 인허가로 도시기본계획마져 무용지물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인허가 과정에서 보다 철저한 검증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도시기본계획과 시대 흐름을 반영한 조례개정 등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의회 송하진 의원은 “교묘히 법망을 피해 인허가를 시도하는 업자들의 입장만을 반영한 인허가가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또, “턱없이 부족한 기반시설을 무시한 채 우후죽순 들어설 공동주택 건립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시민들에게 돌아올 것이다”며 “조례 개정 등 제도 정비를 통해서라도 여수시가 근본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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