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고 싶은 섬이 되기 위해
살고 싶은 섬이 되기 위해
  • 이상율 기자
  • 승인 2021.08.20 08: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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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눈]
화정면 사도.
화정면 사도.

 

여수에서 2026 여수세계박람회가 열리게 되었다. 9일 기재부의 국제행사 심사를 통과하고 이를 발표했다.

2026717일부터 816일까지 돌산 진모지구와 여수시 일원에서 , 바다와 미래를 잇다라는 주제로 열리게 된다.

30개국 200만 명 이상의 관람객과 6,000명 이상의 고용 창출, 4,000억 원 이상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마침 섬의 날 하루 뒤여서 의미를 더한다. 2012 여수세계박람회 이후 14년 만에 세계적인 행사를 또, 치르게 된 여수다

88일은 섬의 날이었다. 지난 6일 제2회 섬의 날 행사가 통영 도남관광단지 일원에서 행정안전부, 경남도, 통영시와 함께 섬의 가치를 알리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기 위해 개최됐다. 정부는 지난 20183'섬 발전 촉진법'을 개정해 매년 88일을 섬의 날로 제정한 것이다.

숫자 8을 가로로 뉘면 무한을 뜻하는 수학기호 이 된다. 행정안전부는 섬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과 자원을 상징하는 의미로 지난 2019년부터 88일을 제1회 섬의 날로 제정, 기념행사를 치렀다. 2019년 전남 목포에서 개최한 후 2년 만에 두 번째 행사를 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섬이 많은 나라다. 3,300여 개의 섬을 갖고 있고 그중 270여 개의 유인 섬에 약 88만여 명이 거주하고 있다.

섬은 인구가 나날이 줄어들고 고령화로 마을 청년회장을 60대 늙은이가 맡아야 하는 등 자칫 무인도로 전락할 위기에 이르고 있다. 향후 50년 후에는 유인도의 6.7%가 무인도로 변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이런 곳에 가고 싶은 섬”,이라는 캐치프레이즈는 어쩐지 공허하게 들린다.

섬사람들은 살고 싶은 섬을 원한다. 여객선이 활발하게 오가고 물류비용이 덜 들고 인구가 줄어 폐교된 시설을 다른 용도로 사용하고 소득이 높아지기를 원한다. 육지와 다름없는 생활을 누릴 수 있어야 내륙 사람이 섬을 더 찾게 되리라 생각한다.

그동안 무심히 넘겨온 섬의 가치를 소환해보자. 섬은 일정한 바다를 포함한 특별한 땅이다. 이런 섬의 개념은 세계 각국이 치열하게 국가 간 경계에 있는 섬을 자국의 영해에 넣으려는 경쟁에서 잘 살필 수 있다.

섬도 국토다. 섬이 없어지면 국토가 준다. ·일간 끊임없는 점유 시비가 되는 독도의 경우 만약 일본 것이라면 우리 국토는 그만큼 줄어든다. 우리 것이기에 지금의 국토를 유지하고 있다. 무인도가 많아지면 대치된 남과 북의 안보에도 구멍이 뚫린다. 전술적 측면에서 더욱 유인도를 확장해 나가야 한다.

섬은 또 경관의 가치, 문화 다양성의 가치, 청정의 가치를 모두 아우른다. ‘무한()한 가치를 갖는 섬의 가치를 상징해 ‘88을 섬의 날로 지정한 만큼, 국가 성장 동력에 섬의 가치가 반영될 수 있도록 섬 주민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기 시작해야 한다.

여수는 다리가 가설된 섬이 백야, 화태 대교, 낭도 등 6개 섬에 이른다. 섬 박람회 유치를 온 시민과 함께하고 있지만, 과연 살기 좋은 섬으로 만드는데 변화의 변곡점이 될 수 있을까 의구심이 든다.

최병성 환경운동가가 얼마 전 돌산 난개발 실태를 샅샅이 들춰 언론에 보도하여 충격을 주었다. 난개발, 당국의 감독 소홀 등이 문제가 되었다. 짜고 치는 고스톱이란 말이 회자하는 이유다.

지난해 말부터 돌산과 화양 지역의 관광시설 오폐수처리 실태조사에서 절반 가까이 기준을 위반한 것이 드러났다. 대상 53개 업소 가운데 23개 업체가 부적합 판정을 받은 것이다.

시는 23개 업체에 대해 모두 366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고 개선명령을 내렸다.

그런데도 적발 사례는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돌산과 화양 일대에는 여전히 대규모 펜션단지 등 관광시설이 확대되고 있어 해양 오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결국, 청정해역 여수수산물의 이미지가 훼손되고 지역경제에 악영향을 미치게 될지도 모른다.

전남도는 2015년부터 18개 섬을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하고 사업을 추진하고 있지만, 인력의 부족과 부재, 초고령화, 지원조직의 부재, 공무원의 잦은 교체로 사업의 지속성과 주민참여 프로그램 마련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자발적인 주민참여보다는 성과 중심의 행정 주도 사업도 문제점으로 제기하고 있다. 대륙의 오·폐물은 바다를 병들게 하고 병든 바다는 섬을 망치는 일은 반복되고 있으니 실망만 키운다.

 여수는 우리 시민은 2012 여수세계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했던 저력을 갖고 있다. 2026 세계 섬 박람회를 계기로 전국의 섬들이 새로운 희망으로 함께 발전할 수 있도록 또 다른 에너지를 쏟아 성공한 섬 박람회라는 역사를 다시 한번 기록하였으면 한다

섬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발전 가능성과 자원을 상징하는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열성을 다해 새로운 지평을 열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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