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의대·대학병원’놓고, 정치권은 ‘따로 국밥’
여수, ‘의대·대학병원’놓고, 정치권은 ‘따로 국밥’
  • 강성훈
  • 승인 2021.07.08 11: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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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에 유치...의대는 순천, 대학병원은 율촌...대학병원도 어려워
전남대 여수캠 위상회복 추진위원회가 한의대 유치 약속을 촉구하고 있다. 

 

여수지역 주요 현안 가운데 하나인 의료서비스 개선을 위한 ‘의대 및 대학병원 건립 추진’문제를 놓고, 지역 정치권의 의견이 갈리고 있다.

지역일각에서는 정치권이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제각기 다른 목소리와 여론을 주도하면서 시민들의 요구는 외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다.

여수시의회 고용진 의원은 7일 여수시청 브리핑룸에서 “2005년 여수대와 전남대 통합양해각서에 명시된 의대와 병원 설립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여 신뢰를 회복하도록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대 여수캠퍼스 총학생회 역대회장단 등의 명의로 발표한 성명서를 통해 “전남대학교가 통합양해각서 이행을 위한 지역 간 협의체 구성에 적극 나설 것과 의과대학과 대학병원 설립을 위한 구체적인 계획안을 학교구성원, 여수시민, 동문들에게 밝히고 총력을 다해 성취하라”고 요구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로 2005년 전남대와 여수대의 통합 당시 약속한 통합양해각서를 제시했다.

“통합양해각서 9항은 ‘의료기관(전문병원 등)을 통합 완성 전까지 여수캠퍼스(국동)에 설치 운영한다’로 이러한 조항이 정부의 참여 속에 완성된 만큼 정부가 양해각서를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같은 주장은 주철현 의원이 최근 주장한 내용과도 결을 같이 하고 있다.

주 의원은 “국립 여수대가 없어진지 15년이 지났지만, 의대. 대학병원 약속은 아직도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국가와 전남대는 여수에 의대와 대학병원을 설립하겠다는 여수시민과의 약속을 꼭 지켜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해 정부의 의대정원 확대 발표 당시의 주장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정부의 발표로 전남권에서는 목포대와 순천대가 유치전에 나서면서 지역사회 여론도 ‘의대는 순천에 대학병원은 율촌에’로 모아졌다.

여수시의회도 당시 성명서를 내고 “전남지역 의과대학 설립과 관련해 의대를 순천대학교에, 대학병원은 여수 율촌지역에 설립하자”고 촉구했다.

시의회는 “최근 지역사회와 정치권에서 ‘순천대 의대 설립과 여수 대학병원 설립’ 요구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고, 여수시의회도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남 동부권은 전남 인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지역이고, 여수산단과 순천산단, 율촌산단, 광양제철소 등이 밀집해 있다”며 “산단지역 특성상 지역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위급상황이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의대 유치는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회재 의원도 “전남 동부권의 대학병원 설립의 최적지는 여수와 순천, 광양의 접경인 율촌”이라며 “이곳은 순천과의 인접성, 여수국가산단과 광양제철과의 접근성에서 최적의 입지로, 여수에서도 낙후된 율촌의 개발까지 이뤄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특히, 김 의원은 “순천에 의과대학을 설립하고 대학병원을 여수로 유치하는 것은 순천과 여수 상생의 첫 결실로, 양 지역 공동발전 도모의 좋은 선례가 될 수 있을 것이다”며 일관된 입장을 유지해 왔다.

권오봉 시장은 또다른 입장이다. 보다 현실적인 이유를 들어 ‘대학병원’마저 어렵다는 판단이다.

권 시장은 지난 1일 민선7기 3년을 정리하는 기자회견장에 대학병원 유치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재정부담문제가 선결돼야 한다”며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권 시장은 “여수시민들이 만족하지 못한 것 중에 하나가 의료서비스 문제다. 순천대 의대 생기고 여수에 대학병원이 생긴다면 그것처럼 좋은 일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것이란 입장을 피력했다.

“대학병원 건립을 위해 부지제공은 물론 3,500억원대에 이르는 사업비 가운데 지자체나 대학이 75%를 부담해야 한다. 여기에 최대 500억원대에 이르는 적자를 감당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수시의 연간 예산가운데 가용 가능한 예산이 800억원대 수준인 현실을 감안하면 절반의 예산을 대학병원 운영에 지원해야 한다는 것.

이어 “여수에 병원을 지으면 여수시민 뿐만아니라 순천, 광양 등 인근 시민들이 모두 오는데 재정부담은 고스란히 여수시가 맡아야 하는 구조다”며 “시민들이 동의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여수에 대학병원을 유치한다면 부지는 얼마든지 제공하겠지만, 적자 운영이 문제다. 전남도나 인근 지자체들이 함께해서 하자고 한다면 하겠지만, 여수시가 다 해라한다면 시민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이런 (재정부담)문제가 선결되지 않으면 (대학병원)은 안 된다”고 재차 강조했다.

지역민들이 애타게 바라는 현안을 두고 ‘세 갈래 길’로 갈린 정치권의 입장이 어떻게 정리될 지 지켜볼 일이다.

시민 이모씨는 “순천이나 목포가 의대 유치들을 위해 수년전부터 지역의 여론을 결집하고, 공을 들여온 상황에서 여수는 하나된 여론수렴도 하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 사사건건 갈등하고 있는 정치권의 현실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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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의힘 2021-07-08 12:32:12
그래. 바보같이 싸워서 되는게 있을까??

안그래도 다른지역과 달리 지리적으로 지역발전에 불리한 고장인 주제 용두면 절반도 못건져 다 뺏긴것도 서러운데 율촌이라도 발전기회 안시켜주려는 수작인거 같다.

자꾸 싸워봐. 실리도 못얻는 벅수시, 여쿠시마라는 생각이 소름난다.

속히 한자리에 모여 의견통일을 강력히 촉구한다.

지역간 계파싸움에 다른부문 계파싸움으로 되는게 없는 것이 여수일까? 환멸감이 아닐수 없다.

정말로 실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