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 세 번 알을 품는 꼬마물떼새
한 해 세 번 알을 품는 꼬마물떼새
  • 남해안신문
  • 승인 2021.05.1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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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태계의 천국 여수를 가다 - 1]
소호동 바닷가 모래톱에서 찾은 꼬마물떼새의 육아일기
소호동 해안가에서 포착된 꼬마물떼새 가족.
소호동 해안가에서 포착된 꼬마물떼새 가족.

 

420여㎞에 이르는 해안선과 365개 섬, 국내 유일 2개의 해상 국립공원을 보유한 여수.

과히 ‘해양생태계의 보고’라 이를만한 여수에는 여수사람들도 알지 못하는 수많은 해양생태자원이 즐비하다.

갯게, 흰발농게, 대추귀고둥, 붉은발말똥게 등 다양한 법적 보호종들이 살아가고 있다.

또한 계절에 따라 저어새와 노랑부리백로(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1급)를 비롯한 알락꼬리마도요, 검은머리갈매기, 물수리, 노랑부리저어새, 황조롱이, 쇠부엉이 등이 찾아 든다.

남해안신문은 여수의 지속가능한 해양생태관광의 청사진을 공유코자 여수의 연안과 갯벌, 바다에 공존하는 다양한 해양생태 자원의 이야기를 풀어간다. - 편집자 주 -

 

첫 이야기다.

꼬마물떼새(Charadrius dubius) 부부가 전남 여수 소호동 바닷가 모래톱에 정성스레 3개의 알을 보호하고 부화하는데 성공한 모습이 서남해환경센터 활동 카메라에 포착됐다.

이 녀석들은 둥지 근처에 침입자가 나타나면 날개를 늘어뜨리고 소리를 지르며 다친 것처럼 하는데 이를 의상행동이라 한다.

이곳 꼬마물떼새 알은 지난달 26일 쌍봉동(동장 조용연) 해양쓰레기 정화활동 중에 발견된 후 지역민의 보호를 받으며 부화에 성공하였다.

꼬마물떼새 보호 활동은 여수시 쌍봉동 해양쓰레기 청소 참여자들이 이날 바다쓰레기 청소를 하기 전 본 센터에 문의를 하면서 시작되었다.

이전부터 쌍봉동 관할 연안의 바다쓰레기 청소를 하면서 꼬마물떼새가 이곳에서 번식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던 이모씨가 알려준 덕분이다.

꼬마물떼새는 지난 12일 포란 기간을 지나 부화에 성공하여 이소 후 잘 자라고 있는 것이 확인되었다.

부화에 성공한 이 녀석들은 모래, 자갈이 많은 소호동 바닷가에서 주로 갯지렁이를 사냥한다. 종종걸음으로 빠르게 달리다가 갑작스럽게 멈추고 먹이를 찝어내어 먹는다.

먹이를 입에 물고 있는 꼬마물떼새.
먹이를 입에 물고 있는 꼬마물떼새.

 

꼬마물떼새의 형태는 노란색 눈테가 뚜렷해 유사종인 흰목물떼새와 구별된다. 또한 부리는 흰목물떼새보다 짧으며 아랫부리 기부가 폭 좁은 등색이다. 머리 위, 눈앞, 귀깃, 가슴에 검은 무늬가 있다. 수컷은 눈앞과 귀깃이 검은색이며, 암컷은 흑갈색이다. 소리는 큰소리로 “키유” 또는 “피유”하고 운다.

이번에 부화에 성공한 꼬마물떼새의 유아일기를 쓸 수 있는 것은 쌍봉동주민자치센터의 역할이 크다. 바다쓰레기청소 전 안전교육과 함께 해양생물보호에 대한 교육이 한몫을 차지한 것이다.

여수는 바다가 중요한 자산이다. 이런 바다를 홀대한다면 여수자연의 가치는 하락될 수 밖에 없다. 바다에 쓰레기를 없애는 일 만큼 해양생물 보호에도 관심을 두었으면 한다.

한편, 꼬마물떼새는 북반부의 아한대, 한대, 열대와 뉴기니에서 번식하고, 아프리카, 인도,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여수에는 흔한 여름철새로 찾아온다. 3월 중순에 도래해 번식하며 10월 초까지 관찰된다. 꼬마물떼새는 한 해 세 번까지 알을 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해광/ 해양생태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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