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으로 시작한 장학사업...17명 아이들 꿈으로 영글어”
“빚으로 시작한 장학사업...17명 아이들 꿈으로 영글어”
  • 강성훈
  • 승인 2021.05.0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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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 박원균 재단법인 진남와이즈멘장학회 이사장
2014년 재단 설립...첫 지원한 청소년, 졸업시까지 후원
“다문화가정 청소년 등 사각지대 직접 찾아나서 도울 것”
박원균 이사장.
박원균 이사장.

 

“한 명의 청소년이 지닌 꿈, 알차게 영글어 큰 열매 맺을 때까지 책임지는 거죠”

지역내 다양한 장학사업들이 펼쳐지고 있는 가운데 ‘한명의 청소년을 끝까지 책임진다’는 신념을 가지고 내실있는 장학사업을 펼치는 장학재단이 있다.

2007년 첫 장학회를 설립해 2013년까지 3천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고, 2014년에는 2억원의 자본금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해 더 많은 청소년들의 꿈을 후원하고 있는 재단법인 진남와이즈멘장학회다.

첫 장학금을 전달하면 졸업할 때까지 지속적인 후원을 통해 안정적으로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것이 재단의 기본 방침이다.

이렇게 10여년 가까지 장학사업을 펼쳐 온 진남장학재단이 이제 새로운 사업을 준비중이다.

다양한 수익사업을 통해 재단의 규모를 키워 그동안 살피지 못했던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찾아 그들의 손을 잡아주겠다는 청사진이다.

진남장학재단을 이끌고 있는 박원균 이사장(61)을 만났다.

박 이사장은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아낌없이 나눠주는 나눔’의 모범이 되고 있다.

지난 1994년 여수산단 내 회전기계 가공 제작업체인 스타테크를 설립해 경영자가 된 박 이시장은 ‘국제 와이즈멘 여수 진남클럽’ 회원으로 활동하며 다양한 나눔할동을 펼쳐 왔다.

2013년 자랑스러운 여수 기업인으로 선정됐기도 했고, 2015년 10월 국민훈장 모란장을 수상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는 1억원 이상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소사이어티’약정 회원으로 가입하는 등 ‘나눔’의 일상을 실천하고 있다. 이같은 활동으로 지난해에는 ‘여수시민의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이사장을 만나 진남장학재단의 그간의 이야기와 향후 계획에 대해 들었다.

 

-. 진남와이즈멘장학회를 구성할 당시 상황이 궁금하다. 어떻게 구성하게 됐는지?

YMCA을 돕는 국제봉사클럽인 국제와이즈멘 여수진남클럽이 모태다.

저희 선배들께서 클럽 회원들과 청소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일을 해보고자 크게, 적게 장학봉사를 지속적으로 해 왔다.

회원들끼리 고구마 판매사업, 일일찻집 등 많은 수익사업을 하게 되고 더 체계적이고 일회성이 아닌 장기적으로 이어갈 수 있는 장학회를 만들어 가는게 꿈이었다.

선배들께서 장학봉사사업의 큰 뜻으로 모아준 자금과 회원들이 개인 사비를 지출하여 기본자산 2억원의 거금을 만들어서 2014년 클럽 40주년 재단법인 진남장학회를 설립하게 되었다.

이게 지금에 우리 재단법인 진남장학회다.

누구 한 사람이 만들었으면 쉬웠겠지만 여러 사람의 염원과 바램들을 담아 함께 이루었다는 것이 더 큰 결과일 것이다.

장학회를 만들면서 서로 의지하고 믿음으로 우리 회원들끼리 하나로 단합된 게 제일 큰 선물이고, 이 염원들을 담아서 아름다운 세상을 만드는 게 우리에 바람으로 시작했다.

 

박원균 이사장은 장학사업 외에도 다양한 나눔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박원균 이사장은 장학사업 외에도 다양한 나눔활동을 실천하고 있다.

 

-. 그 동안 주요활동 내용은 어떻게 되는지?

출범 당시 성적이 우수하고 생활이 어려운 우리 지역 10명의 고등학생을 발굴해 고등학교 3년 과정을 마칠 때까지 지속적으로 장학금을 지급해오다가 2년 후에는 12명으로 확대하고, 여수관내 전 학교에 1명씩 학교장 추천으로 지급했다.

2018년 4년 후에 여수 관내 고등학교 15개 전 학교로 확대하고 이후 새터민 가족 세대 1명과 다문화 1명의 고등학생을 경찰서 등으로부터 추천받아 현재 17명의 학생에게 장학금을 지급하고 있다.

 

-. 10여년간 재단을 이끌어오면서 여러 변화들도 겪었을 것 같은데...

올해로 8년째다. 이사장 임기가 4년인데 아직도 하고 있어서 변화하지 못했다.(웃음)

무엇보다도 우리 식구들끼리 단합, 영원하겠다는 자신감, 자부심 더 변화하고 발전하려는 우리들의 몸부림, 무엇을 위해서 함께 하고자 하는 열정들이 제일 큰 변화이자 우리들의 목적이다.

누군가에게 꿈과 희망을 선물하기 위하여 우리들의 행복한 삶을 위해 서로를 채찍질하며 온 거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주고 사랑으로 함께 한다면 영원할 것이기 때문이다.

젊은 친구들을 위해서 기부해주고 응원해주신 기부자님들을 위해서라도 사명을 다할 것이다. 어렵게 빚으로 시작한 장학회가 17명의 우리 아이들에게 꿈을 주고 버팀목이 되어준 거다.

교육청에서 이 장학회는 장학금 외에는 왜 지출이 없냐고 하더라. 그렇게 지독하게 서로가 서로를 믿고 아끼고 버틴 거다. 이런 것들이 우리 장학회의 힘이고 원동력이다.

 

-. 가장 기억에 남는 후원자가 있다면?

모두 모두 감사할 뿐이다. 어찌 무게가 다를 수 있겠는가. 액수보다 이 마음이니까.

더 감사한 분은 우리 지역이 아닌 광주에서 기업을 하시는 분인데 우리가 우리 젊은 친구들을 위해 장학회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창단 때부터 지금까지 한 해를 거르지 않고 사랑을 전해주고 계신다.

자기 지역에도 어려운 이웃들이 많을 텐데 감사할 따름이다.

우리들도 기부금보다 기부자의 스토리에 더 감동하는 거고, 우리가 이런 기부자님들과 같이한다는 게 큰 행복이고 자랑이다.

우리 장학회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는 모든 분께 이 자리를 빌려서 감사 인사를 드린다.

 

-. 재단을 이끌고 있는 이사장님으로서 의미가 남다를 것 같다.

저는 가난한 농가에 아들로 태어났다. 그래서 배우지도 못했고 16살 나이에 서울로 상경했다. 상경한 지 25일 만에 어머님이 돌아가셨다. 어린 자식을 돌보지 못하고 객지로 보낸 어머니의 좌절이 큰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게 한 것 같았다.

어린 나이에 어머니가 생전에 돌봐줄 수 없어서 하늘나라로 가서 돌봐주러 가셨다고 생각하면서 살았다. 어머니가 하늘나라에서 저를 쳐다보고 계실 거라고.... 그래서 어머님 마음 안 아프게 하려고 거짓말, 도둑질도 못 했다.

어린 나이에 서울 생활이라는 상상도 못한 험한 세상을 견디며 나도 잘살아 보겠다는 의지 하나로 앞만 보고 살았다. 그게 저의 청소년 시절이었다.

이 시대에는 나 같은 젊은 친구들이 없기를 바라는 간절함과 이제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는 사명감이 생긴 것 같다.

우리 친구들에게 버팀목이 되어 줘야죠. 어렵고 힘들어도 무언가를 짚고 일어날 수 있는 버팀목, 그런 장학회가 되고 싶다.

 

-. 개인적으로 장학 사업을 하면서 느낀 소회 한 말씀 부탁드린다.

나로 인해서 상대방이 기뻐하고 행복할 수 있다면 나보다 남을 먼저 생각하는 마음 배려, 사랑인 거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주고 모두가 행복하기를 기원해주는 상상만으로도 벅찬 감동이다. 장학 사업은 저에게 많은 것을 깨우치게 해준 계기였다.

우리 청소년들과 같이하면서 많은 선물을 받는다.“우리도 누군가에게 받은 것을 너희들에게 갚는다. 우리도 꿈을 가지고 열심히 해서 또 다른 곳에 갚을게요”. 무언의 약속이다. 우리 장학회 우리들과 청소년들의 대화다.

우리 청소년 친구들 눈빛에서 보인다. 기성인들과 젊은 친구들과의 소통이다.

장학회를 이끌면서 갖는 제일 큰 보람이다.

 

-. 더 확대된 재단 운영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어떤 방향으로 추진되는가?

어느 누구 한사람 어느 누구 한 단체는 의미가 없다고 본다.

모두 함께 우리 미래의 꿈나무들만 바라보고 같이할 수 있는 모든 분과 함께했으면 한다.

많은 분들과 많은 시너지를 바램을, 열정을 한 데 영글어서 우리 친구들에게 간다면 더 큰 감동으로 버팀목이 되지 않을까?

많은 우리 친구들에게 꿈과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사랑으로 품고 마음을 전하는 전도사 역할을 하는 장학회가 되어야 할 것이라는 고민속에 있다.

좀 더 시야를 넓혀 아직도 사각지대에 놓인 청소년들을 찾아 그들의 손을 잡아 주고 싶다.

오랫동안 다문화 가정에 눈길을 보냈다. 외국에 있는 친정부모 초청, 아이들의 외갓집 보내기, 합동결혼식 등을 치러주기도 했다.

5~6년 그렇게 처음 만났던 아이들이 이제는 청소년 시기를 맞고 있다.

그들의 안정적인 성장을 도울 수 있도록 손을 잡아 싶다.

다문화세대 외에도 새터민 가정 세대 청소년 등 우리가 더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던 이들을 찾아 함께 하고 싶은 생각이다.

이런 욕심을 채우기 위해 장학회의 규모도 더욱 늘릴 생각이다. 협동조합 등을 구성해 수익사업창출로 더많은 아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장학사업 방향을 진지하게 고민중이다.

 

-. 지역사회의 나눔문화 확산을 위해 제안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이 세상 불변의 법칙, “이 세상 공짜는 없다”이다.

서로가 서로를 위해 주는 함께 가는 세상, 함께 사는 세상, 아름다운 세상입니다.

지금 우리가 사는 것은 다 내가 잘해서 잘살고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 사회, 우리 구성원들이 함께하지 않았다면 천만의 말씀이다. 내가 잘해서도 있겠지만 이 사회 우리 구성원들의 몫이 크다고 생각한다.

내가 받은 거 다시 돌려주는 게 나눔이다.

정말 이 세상 공짜는 하나도 없다. 주면 다시 받는 아름다운 세상이다.

저 역시도 남에게 받은 거 10분 1할로 못 나누었는데 대한민국 국민이 국민훈장으로 여수시민이 주는 여수시민 상으로 너무 큰 것들을 받았다.

꿈에서라도 생각해 봤겠는가. ‘나눔은 사랑이자 행복이다’라는 믿음으로 작은 것부터 실천하면 확산되리라 믿는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은?

우리 지역의 소중하고 빛나는 청소년들이 비전과 희망을 가질 수 있는 환경을 지역사회가 만들어가야 하는 것은 우리의 사명이며 “노블레스 오블레주” 정신의 실천이다.

청소년은 내일의 주인공이 아니다. 오늘 행복해야 할 인격이다.

보다 좋은 환경에서 무한한 상상력과 가능성을 누리며 자란 청소년들은 시대를 읽는 안목이 커져 우리 지역 사회를 더욱 빛낼 것이다.

청소년의 꿈을 위해, 행복을 위해 (재)진남와이즈멘 장학회는 묵묵히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겠다.

청소년이 행복한 오늘, 빛나는 우리지역을 위해 여러분도 함께 동행 해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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