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탕하고 의로운 여수사람들’이 여수의 제1경 아니겠나”
“‘호탕하고 의로운 여수사람들’이 여수의 제1경 아니겠나”
  • 강성훈
  • 승인 2021.03.1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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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 ‘역사의 향기가 흐르는 여수’펴낸 박종길 작가
여수의 101가지 아름다움을 다룬 ‘여수인문지리서’ 펴내

 

“여수밤바다, 오동도, 엑스포장, 향일암, 섬, 비렁길, 갓김치, 게장...”

여수로 발걸음을 향하는 여행자들이 여수하면 쉽사리 떠올리는 단어들이다. 한해 1천3백만명의 관광객들은 이렇게 여수를 떠올리며 발걸음을 내딛는다.

하지만, 이들에게 여수가 전하는 향기는 무엇일지 의문이다. 정작 이들이 마주하는 여수의 속살은 무엇일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런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이어질 찰나 궁금증을 풀어 줄 한권의 책이 눈앞에 놓였다.

‘역사의 향기가 흐르는 여수’다.

‘사라진 마을 신월도’, ‘한반도의 정수가 모아진 하얀 보석 섬 백야도’, ‘황금을 쌓아 두었다는 적금도’, ‘정감록이 예언한 비처, 너푸리 광도’, ‘신화가 있는 이상향 이목포구’, ‘여수지맥의 시작 앵무산’, ‘봉황귀소의 땅 여수’...

제목만으로 들어도 호기심 가득이다.

자신이 살아 온 삶의 터전을 속속들이 알고 싶어했던 향토사학자가 365개 여수의 섬과 420km 해안선, 도심 한 가운데 자리한 수많은 이야기 얽힌 산을 누비며 발품을 팔아 정리한 여수의 속살을 한권 책으로 옮긴 것.

수십여년 현장을 뛰어다니고, 역사문헌을 뒤지고, 동네 어르신들을 만나가며 메모하며 남긴 소중한 기록들을 담았다. 특히, 지역의 수많은 땅이름에 얽힌 유래를 찾아내정리한 기록은 고스란히 새로운 지역의 ‘인문지리서’로서 부족함이 없다.

‘역사의 향기가 흐르는 여수’는 여수가 품은 아름다운 경치뿐만 아니라 공룡화석, 조개 무덤, 고인돌 군락 등 선사시대부터 ‘여수’라는 이름을 얻은 조선, 동학혁명, 임진왜란, 여순사건까지 여수 역사의 한가운데를 관통한다.

특히, 단순한 역사 이야기나 지명이야기가 아닌 과거를 살아왔고, 현재를 살아가는 여수사람들의 이야기를 고스란히 담아 내 흥미를 더한다.

작가는 ‘여수의 100가지 경치’를 역사, 섬, 해안, 풍경이라는 4개의 테마로 분류해 다뤘다. 그리고 하나 더 ‘호탕하고 의로운’기질을 지닌 ‘여수사람들’을 그려 ‘여수 101’경을 완성했다.

박종길 작가를 만나 ‘여수의 100경’을 기록하기 발품을 팔았던 지난한 여정과 여수사람들도 몰랐던 ‘여수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박종길 작가.
박종길 작가.

 

- ‘역사의 향기가 흐르는 여수’ 어떤 책인가?

여수의 곳곳을 소개한 여수지역 인문지리서라 할 수 있다. 오랫동안 지역을 연구하면서 알게 된 마을 이야기를 중심으로 100여곳을 선정해 펴내게 되었다.

 

- 처음 이 책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국토의 최남단에 위치한 여수는 예로부터 많은 외침을 받으며 성장한 도시이다. 수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이겨낸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름다운 경치마다 담겨있어 듣는 이들의 심금을 울린다.

많은 사람들은 여수가 세계박람회를 통해 글로벌한 도시로 변하였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여수는 역사적으로나 지리적으로 이미 오래전부터 글로벌 도시의 위치에 있었다.

사도의 공룡화석에서, 송도의 조개무덤에서, 그리고 남도의 어느 지역에도 뒤지지 않을 만큼 분포된 고인돌 군락에서도 여수의 옛사람들의 이야기가 전해진다.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했던 조선을 지켜낸 이순신과 전라좌수영의 이야기는 발길이 닿는 곳마다 전해지고, 근현대사의 아픈 기억인 여순사건의 일화마다 여수사람들의 정의로움이 묻어난다.

이러한 여수사람들의 기질은 그 사람들이 살고 있는 토양에서 비롯된다. 그러한 아름다운 여수의 모습 속에 감춰진 역사적 사실과 이야기를 풀어보고 싶었다.

 

- 책을 펴내면서 가장 역점을 둔 점이라면?

눈앞에 펼쳐진 경관보다는 그곳에 살아왔던 여수 사람들의 이야기를 주제로 하고 싶었다.

호국의 도시답게 의기 넘치는 여수 사람들을 자랑하고 소개하고 싶다.

 

- 그동안 여수를 소개하는 다양한 책들이 많았다. 다른 점이 있다면?

여수의 역사를 위주로 하거나 보이는 바다와 어우러진 여수의 자연 경관을 자랑하는 관광안내서가 대부분이었다. 오랫동안 마을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새로운 이야기를 많이 발굴하고 소개하고 있다.

 

- ‘여수의 100경’이라 했다. 작가가 손꼽는 ‘1경’은 무엇인가? 이유는?

제대로 이야기하면 ‘101경’이다. 100가지 마을이야기에 ‘여수사람들’을 더했다.

당연히 제1경은 정의롭고 용기있으며 조화로운 멋진 여수사람이다. 여수사람에게는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이런 DNA가 있다고 믿는다.

 

- 그동안 지역에서 향토사학자로 활동하면서 다양한 지역의 역사를 정리해 왔다. 정리하는 과정에서 느끼는 아쉬움이 있다면 무엇일까?

아직도 쌓인 한을 풀지 못한 여순항쟁 관련 피해자를 위한 특별법의 제정이다. 한 가지 더 있다면, 이런 일을 같이 고민하고 연구할 수 있는 젊은 세대가 있었으면 좋겠다.

 

- 독자들에게 ‘역사의 향기가 흐르는 여수’를 재밌게 볼 수 있는 팁을 한가지 소개한다면?

여수의 북쪽 끝인 앵무산부터 남쪽 끝인 거문도까지 여수지역 곳곳의 이야기를 담았다.

여건이 된다면 직접 발품을 팔아 답사하는 기분으로 돌아본다면 이제껏 보지 못했던 수많은 여수를 만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다니고 있는 직장에서 올해가 정년이다. 그동안 들려줄 많은 이야기가 정리되지 못하고 쌓여 있다. 다양한 매체를 통해 여수를 더 많이 알려나갈 생각이다.

 

박종길 작가는

여수시 화양면 출신으로 전북기계공고, 초당대학교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오랫동안 향토사연구에 관심을 가졌으며, 전라남도 지명위원, 국가기록원 기록위원, 국사편찬위원회 사료조사위원을 지냈으며, 특히 여수 지역의 수많은 땅이름에 얽힌 유래를 찾아내서 상세하게 기록한 부분은 귀한 기록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재 GS칼텍스에 근무하면서 시민단체인 여수지역사회연구소에서 부소장으로 봉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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