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의회 ‘불통론’ 동상이몽
여수시-의회 ‘불통론’ 동상이몽
  • 강성훈
  • 승인 2021.03.10 10: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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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봉 시장-백인숙 의원 이례적 본회의장 ‘소통’공방
백인숙 의원과 권오봉 시장이 여수항 개항 100주년 준비사항 관련 시정질의 과정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백인숙 의원과 권오봉 시장이 여수항 개항 100주년 준비사항 관련 시정질의 과정에서 공방을 벌이고 있다.

 

“시정부는 의회와 함께 한다고 생각하는데 의회는 항상 시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하지 않는가 생각한다”

여수시와 의회의 불통 논란이 다시 한번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뜨겁게 달아 올랐다.

최근 여수시의회 208회 임시회에서 가진 시정현안에 대한 질의 답변과정에서 권오봉 시장과 백인숙 의원간 때아닌 불통론 공방이 이어져 눈길을 끌었다.

의회가 그동안 줄곧 시정부의 정책 결정과정에 대해 ‘일방통행’이라는 비판을 해 온 상황에서 시의원과 권 시장간 이례적으로 장시간 ‘불통론’에 대한 치열한 논쟁이 일었다.

이날 논쟁은 백인숙 의원이 2023년 여수항 개항 100주년 관련 여수시의 준비사항을 확인하는 시정질의 과정에서 불거졌다.

백 의원은 여수시가 개항 100주년 사업 추진과 관련 100인 시민추진위 구성과 관련 “저희들도 필요하다고 생각하지만, 안타까운 부분들이 있다”며 운을 뗐다.

그러면서 “항상 시정부의 결정이 의회와 함께 한다고 하는데 의회에서는 항상 시정부가 일방적으로 사업을 준비하지 않나 그런 생각을 갖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시민추진위원회를 하시면서 의회에 공문으로 보낸 형태밖에는 안 됐다. 의장과 함께 기능이나 역할을 함께 할 수 있는 부분들이 더 포용됐으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고 권 시장의 입장을 요구했다.

이에 답변에 나선 권 시장은 “시는 행정 행위를 통해서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고 그게 의회에 제출이 되거나 제기가 되면 필요한 예산이나 조례나 세부내용에 대한 논의를 하는 역할분담이 돼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미리 말씀드리고 상의하고 하면 좋겠지만 시가 무슨 일을 하는데 일일이 그렇게 못한다. 그래서 위원회 보고 절차, 업무계획 보고 절차, 의장단 보고 등등 기회가 많으니까 ‘시가 의회 무시하고 일한다’생각 안 하시면 좋겠다”고 해명했다.

또, “전혀 무시해서가 아니라 행정을 하고 하루도 결정할 일이 수도 없이 많은 것을 그때마다 와서 미리미리 상의하고 하기 어렵다하는 점을 양해를 해 줄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백 의원은 “시정부가 지금까지 어떤 현안이나 주요 사업에 대해서 시의회와 협력을 통한 논의보다는 시민들에게 묻는다는 미명아래 여론 설문조사로 대체하는 것 역시 시의회를 시정부의 주요 파트너로 인식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며 권 시장의 입장을 재차 요구했다.

이에 권 시장은 “(시도 정책결정할 때)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시민들에게 물어보고 참고해서 정책결정을 하고, 의회 논의과정에서 변경될 수도 있는데 매사를 사전에 의회하고 상의해서 승인을 받듯이 해서 결정을 해라는 것은 적절한가 의문이다”고 반박했다.

또, “각자의 권한과 책임이 있고 서로 견제를 하고 이런 권력분립 구조를 만들어 놨다. 각자의 주어진 권한과 이것을 할 일을 한다 이렇게 보는 것이 편하지 않을까”라며 “모든 것을 다 시의회에 사전 승인하에 일한다 이것은 있을 수가 없고 지방자치법 정신에도 맞지 않다”고 덧붙였다.

권 시장의 이같은 반박에 백 의원은 “여전히 소통이 어렵다”며 “이런 이야기들이 나왔을 때 더 좁혀질 수 있는 배려가 필요하지 않나 의회와 지금보다 조금 더 좁혀주는 그런 시정을 펼쳐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권 시장은 “저보고 불통이라고 하는데 불통이라고 하는 것은 잘못된 결정을 고집하는 것이 불통이라고 생각한다. 시정부가 일을 엉터리로 하면서 의회를 무시하고 하는 것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하지 말라는 것을 시가 막 밀어붙이는 것은 아니다”고 재차 해명했다.

이처럼 권 시장과 백 의원간 본회의장에서 오간 ‘불통’공방은 뚜렷한 해법을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불통’의 공론화가 향후 집행부와 의회간 관계 설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앞서 전창곤 의장은 208회 임시회 개회사를 통해 시의 긴급재난지원금 결정과정의 문제를 제기하며 “시가 정책을 결정하기 전 시의회와 충분히 소통하고 협의해야 갈등과 반목을 최소화하고 보다 좋은 정책을 수립할 수 있다”며 소통론을 강조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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