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여수시의회,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확 바꿀 것”
“새해 여수시의회,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확 바꿀 것”
  • 강성훈
  • 승인 2021.01.21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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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인터뷰 / 전창곤 여수시의회 의장
의회 사무직원의 임명권 등 차질없는 자치분권시대 준비
개항 100주년...행정통합 대비 정책 등 준비해야
전창곤 의장.
새해 여수시의회의 주요 운영 방향을 설명하고 있는 전창곤 의장.

지난해 7월 7대 후반기 의장단 구성을 계기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던 여수시의회가 올해 본격적인 변화를 주도하겠다는 각오다.

전창곤 의장은 내·외부적인 대대적인 혁신을 통해 변화된 의회상 정립에 나서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지난해말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자치분권시대’에 걸맞는 시의회의 위상 정립에 적극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새해를 맞아 전창곤 의장을 만나 그동안의 의회의 성과와 아쉬움, 올 한해 새롭게 준비중인 의회 운영 방향 등에 대해 들었다.

 

- 먼저 시민들에게 새해 덕담 한 말씀 부탁드린다.

우리 여수시민들께서 지난 한 해 정말 고생이 많으셨다. 코로나19라는 여태껏 경험하지 못한 적과 싸우면서 많이 지치시고 또 힘드셨을 것으로 안다.

많은 시민들의 새해 소망은 거창한 것이 아니라 그저 이전의 삶을, 소중한 일상의 삶을 회복하는 것일 거라 생각한다.

많은 분들이 방역을 위해, 또 백신과 치료제 개발을 위해 노력하고 계신다. 코로나가 언제 극복될지는 모르겠지만 조금만 더 힘을 내시면 좋겠다.

새해는 하얀 소의 해라고 한다. 우직한 소의 끈기처럼 어려움을 극복해 나갔으면 한다. 우리 여수시의회가 시민 여러분의 어려움과 늘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 신축년 새해. 새롭게 시작할 시의회의 청사진에 대해 말해 달라.

새해 우리 여수시의회도 많은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크게 하드웨어적인 부분과 소프트웨어적인 부분이 있다.

하드웨어 부분으로는 우선 시의회 1층 로비를 시민들의 휴식공간으로 만들려고 한다. 시의회가 의원들만 이용하는 공간이 아니라, 시민들도 자유롭게 찾는 공간이 되도록 꾸밀 계획이다.

퇴근 이후에 시의회 청사 주변이 어둡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 부분도 개선하려고 한다. 청사 건물 외곽에 조명시설을 설치해서 어두운 건물에 활기를 불어넣겠다.

소프트웨어 부분으로는 계속해서 ‘열린의회’를 강화해 나갈 구상이다. 지난해 초·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지방의회의 기능과 역할을 체험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했는데, 올해는 이와 함께 ‘청소년 모의 의회’도 운영하려고 한다. 청소년들이 지방의회는 물론 지방자치의 역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준비하겠다.

둘째는 소통 강화다. 시민들과 소통을 늘리기 위해 지난해 여수시의회 공식 페이스북 운영을 시작했는데, 올해는 추가로 유튜브 채널을 개설해 영상을 이용한 홍보활동을 펼치려 한다. 이와 함께 SNS 서포터즈도 결성해 시민과의 소셜미디어 네트워크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셋째로 타 지방의회와의 교류를 한층 강화하려고 한다. 성남시와 고양시 같은 경우 의정수행과 관련해 배울 점이 아주 많다. 이들 의회와 교류를 통해 선진의정을 구현하도록 하겠다.

-. 지난해 후반기 의장을 맡아 의회를 이끌어 왔다. 한 해 동안 주요 성과를 꼽는다면?

먼저 활발한 의원 연구단체 활동이다. 지방의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가 입법활동인데, 입법은 연구활동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우리 여수시의회의 경우 의원님들께서 매년 자발적으로 연구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무장애도시 조성을 위한 정책 연구회, 해양관광 활성화 연구회, 슬로푸드 활성화 방안 연구회, 향토역사문화 연구회, 섬 자원 활용정책 연구회 등 5개 단체가 구성이 됐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연구단체 활동이 조례 제정 등 정책제안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제안들이 실제로 반영될 수 있도록 관련부서에 건의하고 진행상황 또한 수시로 점검하고 있다.

한 가지를 더 꼽자면 지난해 우리 여수시의회가 지역 중소기업의 어려움 해소에 앞장섰다는 칭찬을 많이 받았다. ㈜서브원과 지역 중소기업이 상생협약을 체결할 수 있도록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 반면 아쉬움 또한 컸을 것 같다. 부족했던 부분과 보완책이라면?

갈등의 소지가 있는 몇 가지 현안문제 때문에 시정부와의 관계가 원만하지 못했던 점이다.

현재 우리시에는 해결해야 할 현안이 산더미다. 수산물특화시장, 도성마을, COP28 유치, 만흥매립장 이용 연장, 해상케이블카 공익기부, 인구유출 등이다. 해결을 위해서는 시의회와 시정부의 협력이 필수적인 사안들이다.

또한 지난해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많은 시민들이 힘들어하시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통합의 힘이 필요한 때였다.

하지만 시청 별관 신축 문제, 미평공원 횡단도로 개설 문제 등 찬반의견이 첨예하게 갈리는 사안들이 의제로 떠오르면서 시민들 간에, 또 시의회와 시정부 간에 갈등과 대립구조로 1년이 지나온 것이 많이 아쉽다.

과거보다는 나아지고 있지만 의원들 간 갈등과 반목이 해소되지 못한 점도 못내 아쉬운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여러 현안이 해결되지 못하고 지지부진하면 결국 시민들이 그 피해를 본다. 새해에는 현안해결을 목표로 시정부와 협력을 해 나가도록 노력하겠다.

의회 내부적으로도 자유로운 의견 교환과 토론은 장려하되 의결된 사항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는, 강력한 의회가 되도록 의장으로서 역할을 하겠다.

 

-. 지난해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면서 새로운 자치분권시대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어떤 의미인가?

지난 1988년 이후 32년 만이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말이 있는데 32년은 정말 긴 시간이다. 그동안 사회구조가 바뀌고 시민 참여의식도 높아지고, 이런 변화들을 제도에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점차 커져왔다. 이런 요구들이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많은 변화가 있지만 지방의회 입장에서는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장치가 반갑다. 지방의회 의장에게 인사권을 부여했고, 정책지원 전문인력 또한 도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런 조치들로 인해 지방의회가 시정부에 대한 감시와 견제라는 본연의 역할을 더욱 충실하게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주민참여를 강화하는 여러 규정도 마련됐다. 주민이 단체장에게 조례 제정과 개폐청구를 할 수 있었던 것을 의회에 할 수 있도록 개정됐다.

주민이 지자체 사무에 대해 감사를 청구할 수 있는 감사청구 요건도 낮아졌다. 광역 시·도의 경우 500명에서 300명, 기초 시·군·구의 경우 200명에서 150명으로 하향됐다.

조례발안, 주민감사, 주민소송을 청구할 수 있는 연령도 기존 19세에서 18세 이상으로 완화됐다.

자치분권의 흐름은 주민이 지방자치의 주인이 되고, 지방의회의 의정활동이 활성화되고, 지방행정의 효율이 높아지고, 지자체의 지위가 견고해지는 쪽으로 가는 것이 옳다고 보는데 이번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으로 큰 변화가 이뤄졌다.

 

-. 성공적인 자치분권시대를 맞이하기 위해 여수시의회는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

이번 지방자치법 개정은 지방의회 위상 정립의 시작이면서 실질적인 자치분권으로 나아가는 첫걸음이 될 것으로 본다. 지방의회가 좀 더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향후 자치분권을 여수시의회가 주도해 나가도록 힘쓰겠다.

현 시점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다가오는 인사권 독립에 대비하는 것이다. 지방의회의 인사권 독립이 갖는 의미는 상당하다. 지방의회 사무직원의 임명권은 지자체장이 갖고, 지휘·감독은 의장이 하는 이중적인 체제가 정상화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좀 더 세부적인 기준이 마련되겠지만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차질 없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필요사항을 점검하는 등 준비를 해 나가겠다.

자치분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이번 개정안에는 빠진 사항들도 있다. 자치입법권 측면에서 보면 권리를 제한하거나 의무를 부과하거나 벌칙을 부과하는 사항을 조례로 정할 때는 법률의 위임이 있어야 하는 기존 조항이 그대로 유지된 점이다. 자치조직권 측면에서는 시·도 부단체장 정수를 조례에 의해 충원할 수 있도록 한 기존 정부안이 반영되지 않은 부분이 아쉽다. 지방의회 간 통일된 의정비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있다.

모두 자치분권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한 사항들인 만큼 향후 개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목소리를 낼 계획이다.

 

지난해 사회적거리두기가 강화되기 전 의회를 방문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는 전창곤 의장. 여수시의회는 올 한해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사회적거리두기가 강화되기 전 의회를 방문한 학생들과 소통하고 있는 전창곤 의장. 여수시의회는 올 한해 다양한 방식으로 시민들과 소통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 지난해 의장에 취임하며 가장 시급한 현안으로 수산물특화시장 문제해결을 꼽았다. 현 상황에서 별다른 해결기미 없이 해를 넘겼다. 의장으로서 그동안의 역할은 무엇이었고, 앞으로 어떻게 풀어야 하나?

수산물특화시장 문제와 관련해서는 죄송한 마음이 크다. 지난해도 그랬고 해를 넘긴 지금에도 여수에서 가장 아픈 손가락이다.

취임 당시 400일이었던 상인들의 풍찬노숙이 어느새 600일을 넘어섰다. 그분들의 문제가 해결되지 못해 마음이 무겁고 면목이 없어서 최근에는 찾아가보지도 못하고 있다.

지난해 취임 이후 여러 의원님들과 상인들을 만나보고 많은 이야기를 들었다. 상인들과 회사 측, 서로 간에 갈등이 길어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양측의 입장을 다시 정리해 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고 수차례 그분들을 모시고 전체의원 간담회를 열었다.

의회 차원에서 중재 역할을 활발하게 해보려고 했지만 워낙에 갈등의 골이 깊고, 진행 중인 소송이 많아 이견을 좁히기가 쉽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수산물특화시장 문제는 어떻게 해서든지 우리시가 해결해야 할 문제다. 시정부에 해결노력을 촉구하는 한편 시의회도 정치력을 발휘해 양보와 타협을 이끌어내 보도록 하겠다.

 

-. 시의회가 실적쌓기식 10분 발언 등에는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내실 있는 행정사무감사나 예산심의 등 본연의 역할은 소홀히 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는가?

7대 의회 들어서 특히 의원님들께서 적극적으로 10분 자유발언에 나서고 있다. 발언 건수 증가는 물론 발언 분야도 다양해지고 있다.

시정 전반에 대한 문제제기와 대안제시, 사회적 이슈에 대한 주의 환기 측면에서 10분 자유발언은 분명 효과가 있다.

10분 발언 또한 중요한 의정활동 중에 하나이며 다만, 행정사무감사나 예산심의 등 타 활동에 비해 이슈화가 많이 되다 보니 그런 지적이 나오는 것 같다.

행정사무감사의 경우에는 시민단체에서 기존의 1:1 대면방식 대신 일반회의 방식으로 변경하고 과정을 생방송 등으로 공개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보다 효율적인 감사를 위해 1:1방식을 택해 왔는데, 이 점이 감사소홀이라는 오해도 불러일으키고 있는 것 같다. 감사방식에 대해서는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좀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하도록 하겠다.

 

-. 지난해 말 국민권익위가 공개한 여수시의회의 청렴도가 4등급으로 사실상 낙제점을 받았다. 시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반증인데 개선노력이 필요할 것 같다.

기관평가 중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청렴도인데 이번 평가결과에 대해서 시민들에게 송구한 마음이 크다.

과거 의장단 선거 과정에서 불거졌던 불미스러운 사건 등이 아직도 시민들에게 부정적 인식으로 남아있는 듯하다.

우리 여수시의회가 높은 청렴도를 받기 위해서는 조사응답자들이 청렴도를 높게 평가해야 한다. 부패 없는 청렴한 의정활동을 지속적으로 펼쳐 시민들의 인식을 개선해야 한다는 소리다.

이를 위해서 우선은 시의회를 더욱 적극적으로 개방할 계획이다. 의정활동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단체 등 외부의견을 귀담아 듣겠다.

의원들과 사무직원을 대상으로 청렴교육도 지속적으로 실시하겠다. 부패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이를 스스로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도 강화할 필요가 있다.

 

-. 지역사회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 올 한해 고민해야 할 역점분야를 제안한다면?

먼저 새로운 해양시대를 위한 비전 제시다. 여수항은 2023년이면 개항 100주년을 맞는다. 개항은 우리사회에 정치·경제·사회적 큰 변화를 가져왔고 발전의 원동력이 됐다.

이러한 개항의 의미를 깊이 인식하고 새로운 100년을 기획할 필요가 있다. 여수시가 국제해양관광 거점도시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다양한 해양관광 활성화 전략을 마련하고 단계별 추진 로드맵을 수립하는 등 시민들에게 희망찬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현재는 해양의 중요성이 나날이 높아지는 신해양시대다. 좀 더 나아가서 해양 패권주의 시대라고도 할 수 있다. 우리가 어떻게 하면 해양 르네상스를 통해서 성장동력을 찾을 수 있을지 꼼꼼히 살펴야한다.

두 번째는 광주·전남 행정통합 대비다. 광주·전남 행정통합 논의는 지난해 9월 이용섭 광주시장이 제안하면서 제기됐다. 정보통신의 발달과 규모의 경제로 도시 광역화는 점차 대세가 되고 있다. 인구감소 시대에 ‘대도시화’가 시대적 추세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도시 광역화가 모두에게 유리한 것은 아니다. 광주·전남 통합은 광주 위주로 판이 짜일 수 있고 여수·순천·광양 통합 또한 지정학적으로 유리한 순천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판단하고 있다.

우리시가 도시 광역화라는 시대적 흐름에 거스르지 않고, 여수시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통합에 따른 영향과 우리시의 미래상, 도시 경쟁력 강화방안 등에 대한 면밀한 연구가 지금부터라도 진행돼야 한다.

 

-. 끝으로 시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은?

시민 여러분들께서 코로나19 방역에 적극 협조해주고 계신 덕분에 여수의 경우 확산세가 크지 않다. 많이 불편하시고 힘드시겠지만 방역수칙 준수에 조금 더 협조해 주시기 바란다.

지역의 발전은 주민참여에 달렸다. 지방자치법 개정도 주민참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우리지역에 지금 풀어가야 할 현안문제들이 많다. 함께 의견을 모아 결정해야 할 중요사항들도 많다. 시민 여러분께서 우리시의 주인이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지역문제에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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