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수관광의 새로운 시대적 가치를 향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여수관광의 새로운 시대적 가치를 향해”
  • 남해안신문
  • 승인 2020.12.31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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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시대 / 지속가능한 여수관광을 위한 전문가 제언]
한양대학교 관광연구소 박창환 연구교수
하화도.
하화도.

 

박창환 교수.
박창환 교수.

 

지난 12월 코로나19가 시작된 지 어느덧 일 년이다. 감염병 확산세가 좀처럼 잦아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사람들은 피로도가 극에 달해 있다. 관광산업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유엔세계관광기구(United Nations World Tourism Organization)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2020년 국제 관광객 수가 최대 80%까지 줄어든 4~5억 명을 기록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1990년 초 5억 명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마치 전 세계 관광시장이 과거에 멈춰버린 것 같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외래관광객의 감소는 국내 관광업계에 9조 원 규모의 막대한 피해를 입혀 관광업계의 80% 이상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감염병의 확산은 점차 관광 형태를 바꿔놓았다. 다중이용시설과 인파가 몰리는 도시 관광 수요는 줄어들고 인적이 드물며 개방되어 있는 자연 중심형 관광지의 선호도가 높게 나타나고 있다. 관광객들은 이곳에서 등산, 캠핑과 같은 아웃도어 액티비티 위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관광지 선택 시에도 안전과 위생을 고려한 움직임이 확대되면서 관광지에는 실시간 예약 시스템 및 혼잡도 확인과 같은 비대면 서비스가 도입되고 있다. 코로나 사태가 완화된 후에도 관광지 청결성, 낮은 혼잡도, 바이러스 프리 형(Virus free) 자연환경에 대한 수요는 이어질 전망이며, 방역관리 시스템이 미비한 곳은 방문을 기피할 것으로 예측된다.

관광 패턴의 변화와 더불어 정부와 지자체는 관광수요를 회복하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먼저, 정부 차원에서는 주변국을 중심으로 안전한 나라들이 국경을 서로 개방하고 정기 여행을 재개하는 트래블 버블(Travel Bubble)에 대한 논의가 오가고 있다.

지자체에서는 관광산업 피해 극복을 위한 다양한 할인 이벤트와 국내여행 활성화 프로그램이 연달아 쏟아내고 있다. 청정, 안심, 안전, 힐링, 명상 등과 비대면 관광자원을 발굴하거나 관련된 고부가 상품에 집중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여수도 5월 황금연휴를 기점으로 잠시 활기를 되찾았으나 3차에 거친 반복적인 대유행으로 인해 회복이 더딘 것이 현실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상황은 그동안 겪었던 위기 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수준임이 분명하다.

언제쯤 다시 예전의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 그러나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고 준비하느냐에 따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일상의 변화를 추구하고 어딘가로 떠나려는 것은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이기 때문에 억눌려있던 여행 욕구가 용수철처럼 튀어 오를 것이다. 국제 관광이 재개되고 여수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한다 하더라도 그 수요를 감당하기 위한 준비시스템이 무너진 상태에서는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를 놓칠 수밖에 없다.

어떻게 하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대비할 수 있을까? 여수는 2012년 여수세계박람회 이후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다. 버스커버스커의 ‘여수 밤바다’라는 노래의 성공은 여수가 여수 밤바다, 낭만포차라는 새로운 브랜드를 갖게 하였다.

관광지식 정보시스템에 의하면 엑스포 해양공원은 2019년 기준 전국 주요 관광 지점 중 8위(3,627,470명)를 차지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여수 오동도(2,908,368명)와 여수 돌산공원(1,666,153명)도 전라남도에서 손꼽히는 관광지로 사랑을 받고 있다.

또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글로컬 관광상품 육성사업과 테마여행 10선 사업에 힘입어 국제적 인지도를 쌓아나가고 있다. 최근 여수시는 2030년까지 여수 미래 관광을 견인할 관광종합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섬마을 너울길 조성 등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정책을 수립하였다.

특히, 웰니스 관광을 새로운 비전으로 제시하기 위해 활발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노력들이 변화된 일상과 함께 찾아올 관광객들에게 새로운 여수관광으로 다가가는 것이 필요하다.

 

여수만의 특별한 관광정체성 확립해야

첫째, 여수만의 특별한 관광 정체성을 확립하자. 관광 정체성은 관광도시로서 지니고 있는 브랜드 이미지이자 여행을 결정하는 목적이 되기도 한다. 관광 정체성은 지역적 차원, 관광지 차원, 활동적 차원 등 다차원적인 속성을 지닌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것이 높은 정체성 위계(hierarchy)를 차지하기 때문에 ‘어느 차원에서 어떤 정체성을 보여주는가?’가 관광객의 공감과 이해를 이끌어내기 위한 핵심요소가 된다.

현재도 무수히 많은 웰니스 관광지와 센터가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코로나 이후에도 청정, 위생, 힐링 등의 맥락에서 추진되는 웰니스 관광의 붐은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이다. 여수시의 웰니스 관광이 일시적인 유행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여타 관광지와 다른 차원의 명확한 관광 정체성을 표출하기 위해 집중적인 투자가 필요할 것이다.

 

관광산업 생태계 흐름 점검 필요

둘째, 여수관광산업 생태계 흐름을 점검하자. 우리는 여수관광의 기반이 되는 관광산업 생태계에 대해 얼마나 파악하고 있을까? 어떤 업종들이 어떻게 연결되어 있고 관광 외 분야 기업들과 어떤 가치사슬을 형성하고 있을까? 물론 지역의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관광으로 산업을 형성한다는 것은 지역의 실정에 맞지 않는 이야기로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관광활동에 필요한 사업은 민간사업자들이 주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관광분야와 관광 외 분야, 관내와 관외를 포괄하는 여수관광산업의 생태계를 살펴보는 것이 필요하며, 상시적으로 그 흐름을 파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여러 사업자들이 활동할 수 있는 사업 환경을 개선하고 지원을 확대해나가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여수관광의 시대적 가치 담아내야

셋째,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 시대적 가치를 담자. 지속가능한 관광은 지속가능한 발전의 수단 또는 지속가능한 개발의 한 형태로 관광객과 관광산업이 야기하는 환경문제와 문화의 고유성 보존, 지역주민의 경제적 이익에 대한 문제를 다루어 왔다. 하지만 범유행전염병이 확산되면서 사람들은 진정성 있고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가치 중심 관광에 많은 관심을 품고 있다.

즉, 사람의 지속 가능성(human sustainability)이 핵심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 어떻게 하면 웰니스 관광을 통해 인적자본(human capital)의 유지와 향상을 이끌어낼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한다.

여수시는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를 구상하고 있다.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벤트를 개최하는 것만으로 한계가 있다. 여수만의 정체성, 철학과 가치로 이루어진 관광의 맥락과 민간을 포함한 사회 전반의 다양한 협력으로 구성된 관광산업 생태계 기반을 갖출 때 비로소 새로운 여수관광을 만들어 낼 수 있다.

여수가 전할 수 있는 본질에 대한 탐구를 통해 유행성과 지속가능성 속에서 여수관광의 새로운 가치가 확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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