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신축년은 올해보다 나아지기를 고대한다”
“부디 신축년은 올해보다 나아지기를 고대한다”
  • 남해안신문
  • 승인 2020.12.30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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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단상] 송하진 여수시의회 의원
송하진 의원.
송하진 의원.

 

“여러분의 연말연시는 안녕하십니까”

거리에 캐롤송이 울리고 식당과 주점마다 왁자지껄한 분위기가 연출됐던 예년과 달리 2020년 겨울은 쓸쓸하다는 표현으론 부족하다.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많은 영세 상인들이 코로나19 풍파로 망연자실한 채 어느 때보다 차디찬 겨울을 맞고 있다.

‘잘 계십니까’ 서로 안부 묻기조차 심란한 연말연시다.

민선 7기, 제7대 여수시의회 3년이 이렇게 지나간다.

모든 화두가 코로나19로 압축된 올 한해지만 시민에게 희로애락을 선사한 많은 헤프닝이 있었다.

지난 1년, 우리 시민의 삶은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변화하는 시대적 흐름에 여수시와 시의회는 어떻게 맞서 왔나?

고층 빌딩이 도심에 난립하고, 풍경 좋은 명당자리에 여지없이 들어서는 리조트와 펜션을 보면 여수시는 전국에서 가장 빠르게 변화하고 있음이 분명하다.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는 옛말이 무색하다.

1300만 관광객 도시라는 화려함의 이면에 감춰진 무분별한 개발과 환경파괴, 지역 이기주의 등 어두운 그림자가 우리시의 미래를 암울하게 한다.

지난 수년간 여수를 혼돈에 몰아넣었던 상포지구 사태는 점점 시민의 관심사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해결되지 못하고 있다.

기반시설은 요원한데 이제는 도시시설계획 책임 주체조차 불분명하다. 여수시가 시작한 기나긴 법정 싸움에 상포지구의 매듭은 언제라고 기약할 수 없게 됐다.

무분별한 도시계획 변경으로 난개발 누더기로 전락한 웅천지구는 어떠한가. 생활 불편을 호소하는 주민 불만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다.

각종 숙박 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선 돌산에서 버젓이 자행되는 환경파괴와 오염은 많은 후유증을 낳고 있다.

30만 시민의 삶을 위협하는 수많은 난개발과 부조리한 일들이 여수에서 버젓이 일어나고 있고, 현재진행형임에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이는 없다.

원주민의 삶이 위협받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이 가속화되는 형국이다.

주민 주도에 의한 단계적이고 차분한 개발이 아닌 외부 투기세력에 의한 개발. 작금의 여수 개발은 분명 조화롭지 못하다.

이에 반해 난개발 방지를 위한 행정의 제재와 정책 마련 등 정교한 컨트롤은 턱없이 부족하기만 하다.

대중이 5.18민주화운동을 서슬 퍼런 총칼로 짓누른 전두환에 분노하고, 여수지역의 뼈아픈 역사인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에 핏대를 세우는 이유는 왜곡된 역사의 청산‧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왜곡된 역사를 후세에 바로잡기란 험난한 작업이다.

올 한해 지역여론을 뜨겁게 달군 여수시청사 별관 문제도 따지고 보면 같은 맥락이다.

시는 시민의 불편해소와 행정 효율성을 명분으로 별관신축을 주장하는 반면, 시의회는 원도심 쇠퇴와 예산 낭비를 주장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시의회는 시장의 불통을 지적하고, 시정부는 의회가 발목을 잡는다며 첨예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시의회는 시가 조사한 여론조사 결과를 믿지 못하고 있고, 또 시는 의회가 억지 부린다고 한다.

하지만 작금의 사태를 주시하며 분명히 지적할 수 있는 부분은 시민들의 의중보다 정치 논리에 의해 저울질 되고 있다는 것이다.

청사 별관을 둘러싼 지역사회 갈등 해소를 위해서 필요하다면 시와 의회가 공동으로 시민 여론조사를 할 필요성이 충분하며, 그 결과에 대해선 깨끗하게 승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부디 신축년은 올해보다 나아지기를 고대한다.

우리시와 시의회가 30만 시민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 시민 눈높이에 맞게 변화하려는 노력이 어느 때보다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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