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타비(我是他非)로 코로나 못 막아
아시타비(我是他非)로 코로나 못 막아
  • 이상율 기자
  • 승인 2020.12.31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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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의 눈]
이상율 주필.
이상율 주필.

 

다난했던 2020년 경자년(庚子年)은 저녁노을에 물들고 신축년(辛丑年)이 다가오고 있다. 한해를 평가하는 대학교수 신문은 올해의 사자성어로 아시타비를 선정했다.

아시타비(我是他非)는 글자 그대로 “나는 옳고 남은 그르다”라는 뜻이다. 흔히 쓰이는 내로남불, 내가 바람을 피우면 로맨스고 남이 바람을 피우면 불륜이라는 뜻이다. 한자 성어가 마땅찮아 아시타비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킨 것이 아닌가 한다.

마치 전쟁이라도 치르는 것처럼 마구 질러대고 보는 지금의 정치권을 준엄하게 나무란 것으로 읽힌다.

“아시타비”를 추천한 정태연 중앙대 심리학과 교수는 “소위 먹물깨나 먹고 방귀깨나 뀌는 사람들의 어휘 속에서 자신에 대한 반성이나 성찰, 상대를 위한 건설적 지혜와 따뜻한 충고, 상생의 소망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힐난했다.

그는 “아시타비가 올해의 우리 사회를 대변하는 사자성어로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었다는 사실에 서글픈 마음을 지울 수가 없다” 고도했다.

“올 한 해 동안 코로나19 사태 속에서도 유독 정치권에서 여야가 두 쪽이나 사사건건 서로 공격하며 잘못된 것은 기어코 남 탓으로 돌려 저속한 어휘가 남발되고 공방하는 상황이 이어졌다. 정치적 이념으로 인한 갈등은 멈출 줄 모른다. 협업이고 희망이고 기대할 수 없고 이판사판의 소모적 투쟁만 있어 국민의 피로도를 높이고 불안만 키운 한 해였다고 말했다.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선택을 받은 말은 후안무치'(厚顔無恥). 세 번째는 격화소양(隔靴搔癢). 네 번째는 첩첩산중(疊疊山中)으로 이어지고 있다. 낯이 두꺼워 뻔뻔하고 부끄러움을 모른다. 신발을 신고 가려운 곳을 긁는다 등등 핵심을 비껴간 채 헛수고만 거듭하는 우리 정치 상황을 비꼬고 있다.

또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어려움을 빗댄 여러 산이 겹치고 겹친 뜻의 첩첩산중이 네 번째로 올랐으니 가히 이것만으로도 국민의 불쾌지수가 하늘을 찌를듯하다.

2019년 사자성어는 공명지조(共命之鳥) 였다. 한 몸에 머리가 두 개인 상상 속의 새로, 한쪽이 죽으면 다른 한쪽도 죽을 수밖에 없다는 의미로 분열된 한국 사회를 상징한 것이었는데도 한 걸음도 나아진 것이 없으니 참으로 유감스럽기 그지없다.

지금 세계는 온통 코로나 19 때문에 격변의 소용돌이에 들어있다. 27일 현재 전 세계 확진자 80,668,148명에 이르고 있고 사망자도 1,764,123명이나 되고 있으며 하루 확진자 수가 427,290명에 이르고 있다.

k-방역으로 놀라운 선방을 하고 있던 우리나라도 확진자가 56,872명에 이르고 신규 확진자는 970명으로 두 자리 수치가 무너지고 있다.

양질의 검사키트, 드라이브 스루 선별검사소 설치 등 발 빠른 대응으로 한국은 코로나 대응에 성공하면서 세계적으로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경제도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서 매우 양호한 성적을 얻고 있었으나 자칫 이 위상이 물거품이 되지 않을까 우려가 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하여 생활고가 크게 위협받고 있는 가운데서도 K 방역의 중심에 있는 마스크 쓰기, 손 자주 씻기, 거리 두기 등 정부가 제시하는 방역 수칙을 준수하고 있는 국민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런 가운데 정치권과 언론은 정부의 방역 정책, 백신 확보 여부를 놓고 꼬투리 잡는 것에만, 우선하고 여야는 권력기관 혁신에 매몰되어 가짜뉴스까지 남발하는 통에 정작 코로나에 대한 국민적 대응은 뒷전으로 밀리는 듯한 분위기가 감돌고 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경제 전문 기구들은 코로나 방역에 성공한 나라는 경제 대국으로 급부상하게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나 독일 선진국 대부분이 코로나 대응에 실패하고 있다.

가까운 일본도 2022년이 지나도 코로나 이전으로 회복될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되며 반면 한국은 2021년부터 빠르게 경제를 회복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방역이 경제로 이어지는 시대가 된 것이다. 위기가 곧 기회라고 했다. 정부의 놀라운 준비와 노력 또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바탕이 되어야 하는 이유다.

코로나와의 싸움은 진행형이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어쩌면 지금부터가 진짜일지도 모른다. 백신에 대한 뉴스는 나오고 있지만 실제로 안전한 백신이 나온다고 해도 백신을 통한 코로나 종식까지는 적어도 1년 이상 더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아무리 백신이 빨리 나와줘도 2021년 말쯤에나 상황이 수습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마지막까지 끝난 게 아니니 절대 방심하지 말고 세계적으로 호평받고 있는 K-방역의 힘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결국, 아시타비로는 천재지변과 같은 코로나를 막을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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