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년만에 함께한 자리,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한목소리
72년만에 함께한 자리,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한목소리
  • 강성훈
  • 승인 2020.10.1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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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순사건 시민추진위·여수시, 19일 이순신광장서 합동추념식
여순사건 유족대표들이 어린이들로부터 동백꽃을 전달받고 화합을 다짐했다.
여순사건 유족대표들이 어린이들로부터 동백꽃을 전달받고 화합을 다짐했다.

 

72년만에 처음으로 여순사건 민·관·군·경의 유족들이 함께 한 합동 추념식이 19일 오전 이순신광장에서 열렸다.

여수시와 여순사건 시민추진위원회가 주관한 가운데 열린 이날 추념식에는 희생자 유족과 정치권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려 72년 전의 아픔을 되새기고, 한목소리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특히 이날 열린 합동추념식은 지금까지 별도의 추념행사를 가졌던 순직 경찰 유족이 처음으로 참석하면서 민·관·군·경의 유족들이 화합하는 첫 추념식으로 의미를 더했다.

추념식은 오전 9시30분 기독교, 원불교, 불교, 천주교 등 4대 종단 대표의 추모 행사와 여수시립국악단 추모 공연에 이어 오전 10시 여수시 전역에 울린 묵념 사이렌으로 막이 올랐다.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 촉구 홍보영상 상영, 국민 의례, 시립합창단 추모 공연, 각계 추모사, 화해·상생 퍼포먼스, 헌화 및 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윤정근 여수유족회장과 남중옥 순직경찰 유족대표는 어린이들이 정성스레 준비한 동백 꽃을 전달받고, 서로 포옹하는 화합의 포퍼먼스를 펼쳤다.

19일 열린 합동추념식에서 시민추진위원회 위원들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19일 열린 합동추념식에서 시민추진위원회 위원들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권오봉 시장은 추모사를 통해 “아픔을 담고 살아온 유가족들을 진심으로 위로하며 마침내 처음으로 민·간·군·경 모든 유가족이 한자리에 모였다”며 “특별법 제정과 화합의 미래로 다가가는 새로운 꽃망울이 되길 소망하면서 국가가 이 같은 뜻에 잘 응답해주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전창곤 시의회 의장도 “용서와 화해의 손길로 특별법 제정에 대한 열망이 전해지길 바란다”며 “특별법은 역사의 진실을 규명하고 희생자들의 명예를 회복시켜 지역사회가 화합과 상생의 길로 나아가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어 주철현 국회의원은 “특별법제정은 좌와 우를 떠나 모두가 힘을 모아야 가능하다”며 “하나된 시민의 힘이 여순사건 특별법 제정을 이뤄낼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김회재 국회의원 역시 “국가권력에 의해 무고하게 희생된 피해자들에 대한 진상을 규명하고 억울한 영령들의 명예를 회복시켜줘야 한다”며 “이러한 뜻을 모아 여순사건 특별법을 발의하게 된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여순사건 유족 대표들이 권오봉시장과 손을 잡고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으는 약속을 하고 있다.
여순사건 유족 대표들이 권오봉시장과 손을 잡고 특별법 제정에 힘을 모으는 약속을 하고 있다.

 

김병호 여순사건 지역민 희생자 지원사업시민추진위원장은 “올해 72주년 추념식은 민간인과 경찰 유족들이 따로 치르던 추념식을 함께 참석하게 되면서 지역에 여순 유족들이 화해하고 상생하는 계기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윤정근 여순사건 여수유족회장은 “72주년을 맞아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유족의 아픔을 치유하며 세계 모든 사람들이 함께 할 화해와 상생을 보여주자”고 다짐했다.

남중옥 순직경찰 유족대표는 ”서로에 대한 불신과 갈등이 아니라 모두가 희생자이고 피해자의 마음으로 진실규명에 나서야 하고 나아가 피해자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도록 현실적 보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제72주년 합동추념식은 코로나19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을 준수해 지난해 500여명이던 참석자를 100명으로 줄였다. 차단봉을 설치하고 방역 스테이션이 처음 등장해 전원 발열 체크와 좌석 간격 유지가 이뤄졌다.

한편, 전라남도는 지난해 처음 동부 6개 시·군 민간인 유족회 중심의 합동 위령제를 시작했으며, 올해는 구례군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여순사건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여순사건 유가족들이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다.

 

제72주기 여순사건 합동 추념식이 19일 이순신광장에서 열렸다.
제72주기 여순사건 합동 추념식이 19일 이순신광장에서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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