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양 부담, 우울감...이것으로 낮췄어요"
"부양 부담, 우울감...이것으로 낮췄어요"
  • 남해안신문
  • 승인 2020.09.15 2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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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건보, 노인장기요양보험 가족상담 지원서비스

코로나 19가 블랙홀처럼 우리의 일상을 삼켜버렸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는 우리사회를 움직여 왔던 크고 작은 일상을 멈추게 하였지만 멈추지 않는 노동현장들이 있다. 가족간병도 그 중 하나이다.

중앙치매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19년 현재 7,717,616명이고 이중 치매 상병자는 761,364명으로 10.1%로 파악되고 있다.

연령기준을 80세 이상으로 높이면 치매 상병자 비율은 60.9%로 훌쩍 높아진다. (참고: 2019년 기준 전남 여수시 65세이상 노인인구수는 50,394명, 치매 환자수 5,104명, 치매유병율 10.13%)

전체 노인장기요양서비스 이용의 72.4%가 재가급여 서비스를 받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가족간병 수발을 필요로 하는 대상자가 얼마나 많은지 짐작할 수 있다.

가족을 간병하는 일을 흔히 ‘그림자 노동’ 이라고 한다. 노동을 했지만 보수가 주어지지 않는다는 의미, 지극정성으로 열심히 간호했지만 돌아보면 그림자처럼 허무하게 사라진다는 의미로도 들린다.

지금도 어디에선가는 누군가가 아픈 가족의 대소변을 받아내고, 밥을 떠먹이고, 욕창을 막으려 체위를 바꾸어주는 중노동이 일상처럼 반복되고 있을 것이다.

자식이기 때문에, 백년해로를 기약한 배우자이기 때문에, 며느리이기 때문에 연민과 책임감, 소명감등으로 시작된 가족간병은 장기간 노출된 스트레스로 수면부족, 분노, 우울감, 체력저하 등으로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되어 버리는 경우를 쉽게 볼 수 있다.

그러나 가족이기 때문에 견디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가까운 사람에게조차 하소연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이를 견디지 못한 경우 간병폭력이나 동반자살 등 극단적 선택으로 사회적 문제로 이어지는 안타까운 경우도 있어 이들을 위한 정서적·사회적 지지체계가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많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가들이 ‘치매환자의 보호자가 우울증이나 심혈관계질환 등으로 사망할 확률이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는 세계 치매학회의 연구 결과가 있었다.

고령사회가 되면서 고령 환자만이 아니라 이를 간병하는 가족의 건강 문제에 대해서도 국가적인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말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는 이러한 사회적 요구에 발맞춰 노인장기요양보험 재가급여 이용 수급자를 돌보는 가족을 대상으로 〈가족상담 지원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2015~17년에 1,2차 시범사업을 거친 후 2019년부터 본 사업으로 진행중에 있으며 정신건강전문요원(정신건강간호사, 정신건강사회복지사) 자격을 보유한 직원이 개별상담과 집단활동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진행하고 있다.

본 사업 시행 2년째인 2020년 현재 ‘가족상담 지원서비스’가 재가급여 수급자 가족에 대한 사회적·정서적 지지체계 구축으로 부양부담 완화 및 삶의 질 향상에 많은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현재 ‘가족상담 지원서비스’를 제공받은 가족 수발자는 2,214명으로 이중 1,809명(81.7)이 이수했고, 부양부담은 서비스 제공 전 26.0에서 제공 후 19.0점으로 7.0점 낮아졌으며 우울감도 서비스 제공 전 12.0에서 제공 후에는 5.8점으로 6.2점 낮아진 것으로 조사되었다.

프로그램 참가자들은 프로그램진행이 끝난 뒤에도 참여했던 수발자들끼리 자조모임을 통해 서로를 지지하며 정서적 유대감을 이어가기도 한다.

100세 시대가 되면서 돌봄이 필요한 기간은 그만큼 길어졌고, 가족간병인(보호자)들의 스트레스 관리도 더욱 더 중요한 사회적 과제가 되었다. 따라서 노인장기요양보험 보험자인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역할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노인장기요양보험이 진행하는 ‘가족상담 지원사업’은 앞으로도 계속 가족간병인들에게 정서적 안정감을 갖게 하고 사회적 고립감에서 벗어나게 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줄 것이다.

(노인장기요양보험 여수운영센터장 이숙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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