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나누는 줄 알았는데 지역이 기업을 돕더라구요”
“기업이 나누는 줄 알았는데 지역이 기업을 돕더라구요”
  • 강성훈
  • 승인 2020.07.13 11: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사람들 / 전종철 삼남석유화학 한사랑봉사단 부단장
지속가능한 기업·지역 상생 모델 만드는데 앞장
소외계층 돌봄...관광컨텐츠 개발...봉사단 이끌며 지역 곳곳서 활약
전종철 삼남석유화학 여수공장 한사랑봉사단 부단장.
전종철 삼남석유화학 여수공장 한사랑봉사단 부단장.

 

“회사가 지역사회에 나눠주는 것이라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지역사회가 회사를 응원하고 있더라구요? 이것이 진정한 기업의 사회공헌 모델이지 않을까 싶어요”

수년간 지역의 한 기업체 사내 봉사단을 이끌면서 ‘지역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상’ 정립을 위해 앞장 선 이가 있어 화제다.

회사의 경영난 속에서도 ‘쉼없는’ 지역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호흡하는 데 앞장서고 있는 삼남석유화학 여수공장 전종철 부장(48).

전 부장은 지난 2015년부터 사내 봉사단인 ‘삼남한사랑봉사단’ 부단장을 맡아 본격적인 나눔활동에 앞장서 왔다.

봉사단의 단장은 공장장이 당연직으로 맡고 있으니 부단장으로서 사실상 봉사활동의 현장을 진두지휘한 셈이다.

한사랑봉사단의 활약상은 지역사회 곳곳에서 펼쳐졌다.

이전부터 지속해 온 지역의 소외계층을 돌보는 사랑의 밑반찬 나눔과 온정의 연탄배달 봉사, 극빈층 집수리 봉사활동, 장애인 한마당 축제 지원 등은 봉사단으로서 해야 할 ‘당연한 나눔’이었다.

또, 화학기업으로서의 특성을 살린 ‘RC화학교실’, ‘열려라 화학세상’ 등의 후원을 통해서는 일상생활에서 ‘화학’을 접하기 쉽지 않은 지역 청소년들에게 화학과 친해 질 특별한 체험의 기회를 제공했다.

전 부장은 지역사회가 필요로 하는 나눔이라면 기꺼이 마다하지 않고 참여했다.

한사랑봉사단이 조성한 바람개비 마을.
한사랑봉사단이 조성한 바람개비 마을.

 

지금은 여수 뿐만아니라 전국을 대표하는 벽화골목으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원도심 ‘1004벽화골목’ 사업의 첫 단추를 뀄던 한사랑봉사단에 2015년 새로운 제안이 들어왔다.

“날로 위축되어가는 원도심에 바람개비 마을 만들어 신바람 한번 내시죠?”

전 부장이 첫 부단장을 맡은 해 지역 시민단체의 제안에 “지역사회를 위한 일이라면 기꺼이 참여해야죠”라며 팔을 걷었다.

세계박람회 이후 해양공원 주변으로 관광객이 몰려들고 있었지만, 이들에게 보여줄 컨텐츠가 턱없이 부족했던 원도심에 새로운 ‘관광바람’을 불러 온 사업이었다.

지역사회 곳곳을 살피는 이같은 한사랑봉사단의 활약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았다.

수년사이 회사가 주력 생산하는 업종의 갑작스런 불황으로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겪는 등 어려움에 직면했음에도 오히려 새로운 프로그램 발굴 등 나눔활동을 더욱 활발히 이끌었다.

비용은 봉사대의 자발적 기부에 회사가 출연한 기금으로 마련됐다. 전 부장도 정년퇴임까지 2구좌를 출연키로 약속했다.

전종철 부장.
전종철 부장.

 

“봉사단 입장에서는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다는 생각이었지만 당시에는 도움을 받는 분들이 오히려 회사를 걱정할 정도였어요. 그 때 ‘우리가 정말 지역과 동행하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구요”

그렇듯 삼남한사랑봉사단의 활동은 지역 사람들에게 진솔하게 다가 왔다.

이런 모습은 다른 기업체들이 삼남석유화학의 봉사활동을 벤치마킹하기에 이르렀다.

수차례 타기업 벤치마킹단 앞에서 봉사단 활동의 사례 발표에 나선 전 부장은 “관례적으로 하는 나눔보다 꼭 필요한 사업아이템을 선정해 전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야 진정성있게 다가갈 수 있어요”라고 강조한다.

“나눔 아이템 선정을 위해서는 평소 지역사회와 호흡하는 노력이 우선돼야 하죠. 평소에 시민사회와 언론, 지역복지시설 관계자들과 소통하는 노력이 필요한 거죠”

이런 노력의 결과로 도지사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고, 봉사단은 보건복지부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 부장의 봉사단을 매개체로 한 다양한 사회참여 활동상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또다른 참여기회를 준비하기 위해 다양한 자격증 획득 노력으로 이어졌다.

전 부장의 자격증 수첩에는 학교폭력상담사, 가정폭력상담사, 행복 웃음코칭 1급 등 석유화학회사 일과는 관련 없을 것 같은 자격증이 수두룩하다.

“저를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지 뛰어갈 수 있게 준비해 둬야죠”라며 웃는 전 부장이다.

“일터에서도 사회에서도 모든 분야의 화두가 이것 아닐까요? ‘지속가능성’. 나눔도 지속가능성이예요. 일회성 이벤트가 아닌 연속성이 있어야 도움이 필요로 하는 이들의 마음을 움직이고 기업과 지역의 진정한 변화를 이끌어낼 수 있어요”

“기업이 지역을 도와주는 것 같지만, 오히려 지역이 기업활동을 지원하게 되더라”는 전 부장의 말에서 진정성 있는 사회공헌사업의 가치가 묻어난다.

봉사단원들과 함께 희망밥차 배식을 돕고 있는 전종철 부장.
봉사단원들과 함께 희망밥차 배식을 돕고 있는 전종철 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