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도자’, 짧았지만 강렬했던 정치인으로 변신 4년
‘불도자’, 짧았지만 강렬했던 정치인으로 변신 4년
  • 강성훈
  • 승인 2020.07.06 09: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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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 최도자 전 국회의원
153건 법안 발의...36회 우수 의원상...보육현안 해결사
“여수 미래(?), 성장동력은 곧 사람이라는 패러다임 필요”
4년간의 짧았던 정치인에서 자연인으로 돌아 온 최도자 전 의원.
4년간의 짧았던 정치인에서 자연인으로 돌아 온 최도자 전 의원.

 

“저는 31년간 어린이집 원장으로 아이들과 함께 지냈다. 유아교육전문가 경험을 살려 우리 아이들과 부모들이 행복한 나라를 만들고 싶다”

평생을 보육 현장에서 뛰던 보육전문가 최도자 전 의원이 정치인으로 탈바꿈하며 국회 입성을 앞두고 던진 각오다.

20대 총선에서 국민의당 비례대표 13번으로 추천받아 국회에 탑승한 최 전 의원은 그렇게 정치인으로 탈바꿈을 시도했다.

그리고 4년간의 짧았던 의정활동을 강렬하게 마무리했다.

법제도 개선을 통해 보육현장의 오랜 숙원이던 현장의 문제들을 하나하나 해결했고, 남다른 친화력으로 국회와 당내에서 주요 보직을 맡으며 정치인으로서의 역량 발휘에도 독보적 활약을 펼쳤다.

비례대표로서 지역 현안 챙기기에도 소홀하지 않았다. 여수산단의 안전교육장 설립과 권역별 재활병원 유치라는 성과를 이끌어냈다.

어느새 언론인들 사이에서 ‘불도자’라는 애칭까지 얻은 최 전 의원은 4년간 154건의 법안 대표발의와 36건의 우수의원상 수상이라는 발자취를 남기며 짧았던 4년간의 의정활동을 강렬하게 마쳤다.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 와 제2의 인생을 준비하고 있는 최 전 의원을 신기동 자신의 집무실에서 만났다.

 

의원직을 내려놓은 지 한달여다.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국회의원에게 국민이 부여한 권한에는 막중한 책임이 뒤따른다. 주어진 책무를 다하기 위해선 임기 4년은 결코 길지 않다. 하루도 헛되이 보내지 않으려 노력했다.

이제 자연인으로 돌아와 그 동안 미뤄뒀던 개인적인 일들을 하고 있다. 가족과 지인들에게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또한 전직 국회의원으로서 그 동안 쌓은 지식과 경험을 우리 사회와 지역를 위해 어떻게 활용할지 구상하고 있다.

 

짧았을 것 같다. 4년의 의정활동 어떻게 보냈는지....

국회에서 제 별명이 ‘불도자’이다. 동료 의원들과 언론인들께서 남다른 추진력을 인정해서 붙여준 소중한 애칭이다.

그렇다 보니 벌인 일도 참 많았다. 국민과 소통하는 국회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의 주제로 총 64회에 걸쳐 정책토론회를 주최했다. 토론회에 참여한 시민사회와 학계의 의견들은 제가 추진한 정책과 입법활동의 소중한 밑거름이 되었다.

또한 국회에서, 당에서 많은 역할을 맡아 왔다. 보건복지위원회의 간사로 활동하고 원내부대표와 수석대변으로도 활동했다. 입법부의 본분인 법안 발의에도 소홀히 하지 않아 총 153건의 법안을 대표발의 했다.

이러한 활동들이 인정받아 국회사무처가 주관하는 입법 및 정책개발상에 2019년에는 최우수의원상을 2018년과 2017년에는 우수상수상을 수상하였으며 총 36회에 걸쳐 의정할동 우수의원상을 수상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성과라면 무엇일까 궁금하다.

보육전문가로서 무상보육제도의 도입당시 취지가 퇴색된 보육정책을 바로잡는데 많은 공을 들였다. 법 개정을 포함해서 여러 가지를 개선했다. 가장 뜻 깊은 법 개정 2가지만 우선 말씀드리면

첫째는 보육지원 체제개편이다

그동안 보육현장에서는 2016년 7월부터 시작된 맞춤형보육으로 운영에 큰 어려움을 겪었지만 보육지원 체제개편 법제화로 맞춤보육이 2020년 3월1일부로 폐지되고 어린이집을 이용하는 모든 영유아에게 필수적으로 제공되는 과정을 ‘기본보육’과 기본보육을 초과하여 보호자의 욕구 등에 따라 제공되는 과정인 ‘연장보육’으로 보육시간을 구분했으며 보육시간별 전담교사가 배치되고, 보육료도 추가로 지원되어 보육교직원의 장시간 근로와 열악한 처우문제가 해결되어 보육계의 가장 큰 숙원사업을 해결했다.

둘째는 표준보육비용의 법제화를 들 수 있다. 그 동안 국가가 일선 보육현장에 지급하는 보육료는 최소 필요경비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다.

보육비용에 대한 정확한 근거 없이 그 해 국가재정여건에 따라 담당 공무원 또는 부서가 자의적으로 책정해왔고 보육예산은 항상 뒷전에 밀려나기 일쑤였다. 이러면 보육의 질도 떨어지기 마련이다. 국가의 백년지대계가 보육인데, 이에 따른 예산을 이렇게 주먹구구로 산정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3년마다 표준보육비용 산정을 하는 것으로 법 개정을 했다.

 

반면, 아쉬움도 컸을 것 같다. 특별한 아쉬움으로 기억되는 것이 있는지?

현재 우리나라의 보육체계는 이원화되어 있다. 누리과정이라는 하나의 유아교육과정을 만들어 놓고도 아이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각기 다른 혜택과 지원을 받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부는 오래 전부터 보육시설의 종류를 일원화하는 유보통합을 추진했지만 아직까지 답보상태이다.

저는 그 이유를 정권의 의지와 관심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한다. 정권이 바뀌면 이전 정권이 추진했던 정책이 사실상 폐기되는 과정이 되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 무척 아쉽고 답답하다.

 

지역발전의 미래성장동력은 '사람'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최 전 의원이 4년간의 의정활동 성과를 살펴보고 있다.
지역발전의 미래성장동력은 '사람'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최 전 의원이 4년간의 의정활동 성과를 살펴보고 있다.

 

보육전문가에서 정치인으로의 변신이었다. 정치인으로서 우리 정치의 가장 큰 문제는 무엇이라 보는가? 또 정치변화를 위한 제언을 한다면?

이번 21대 국회는 거대 양당제로 다시 회귀했다고 해도 무방하다. 저는 국민의당을 시작으로 다당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동지들과 노력해온 사람이다. 견제와 균형은 국회와 정부사이에만 필요한 것이 아니라 국회내에서도 필요하다.

거대 양당제는 적대적 공생을 유지하며 국민보다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서 일하게 되는 환경을 만들게 된다. 많은 정치신인들이 국회에만 들어가면 거대양당의 정치공학적 논리에 소신을 굽히고 힘의 논리에 편승하게 되는 행태는 계속될 것이라고 본다. 꼭 제가 몸담았던 당이나 진영이 아니더라도 거대 양당제의 폐허를 극복하기 위해서 국민들께서 힘을 모아주시길 바란다.

 

지역을 위해 이룬 성과 중 가장 큰 공을 들였던 것은 무엇인가?

여수산단의 안전교육장 설립과 권역별 재활병원 유치가 있다. 여수산단은 지역경제에 큰 역할을 하고 있지만 한편으론 크고 작은 산업재해로 종사자들과 지역민들에게 피해를 끼쳐왔다.

산업재해는 대부분 철저한 안전관리로 예방이 가능함에도 그 동안 변변한 안전교육시설이 없었다. 총 246억 원 규모의 안전교육장이 완공되면 여수산단의 안전관리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 기대된다.

권역별 재활병원은 국동 캠퍼스가 의료복합단지로 재탄생하는데 시작점이 될 것이다. 458억 원이 투입되는 재활병원은 지역민들에게 혜택이 돌아감은 물론이고, 타 지역민들까지 여수로 끌어들여 지역상권 활성화에도 이바지 할 것이다.

 

정치인으로서 지역발전에 대한 책무 또한 상당하다 할 것이다. 향후 지역사회가 발전하기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다면?

우리 여수는 이미 수산, 중공업, 관광 분야에서 여타 남해안 도시들보다 우위를 선점했다고 평가한다. 그러나 여전히 수도권과 비교하면 성장에 한계를 가지고 있다. 이러한 지역적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성장동력이 필요하다.

그 동안 우리는 성장동력하면 산업을 떠올렸는데 이제 성장동력은 곧 사람이라는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젊고 우수한 인력들이 여수로 모여들면 자연히 지역은 발전한다. 이미 여수뿐 아니라 우리나라 모든 지역은 청년인구를 유인하는 인위적인 일자리 증대가 한계에 다다랐다. 젊은 인력들이 스스로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

수도권의 많은 지자체들은 우수한 인력들이 모여들 수 있도록 벤처기업 유치와 청년창업 지원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많은 지자체들이 한국의 실리콘밸리를 꿈꾸며 공격적인 정책을 펼치고 있는데 우리 여수는 이런 부분에 좀 인색한 것이 아닌가 싶다. 앞으로 청년기업 유치를 위한 여수시의 더 많은 관심과 지원이 있기를 바란다.

 

역시 지역 정치 발전을 위해 어떤 변화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정치는 ‘소통’이다. 지역이 발전하려면 정치가 발전해야 한다. 국회에서 중앙정부를 상대하다 보면 국회의원만 잘해서 되는 일이 아니란 걸 알게 된다.

국회의원, 단체장, 도의원, 시의원이 톱니바퀴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여야 지역사업이 성사된다. 그러기 위해선 각자의 정치적 입장을 떠나 지역발전을 위한 합의가 필요한데, 서로 소통하지 않고선 어려운 일이다. 싸우더라도 만나서 입장차를 확인하고 합의점을 찾으라고 조언하고 싶다.

 

앞으로 어떤 행보 가져갈 것인지 궁금하다.

그 동안 지역민께 분에 넘치는 사랑을 받았다. 그에 대한 보답을 하며 살고자 한다. 시민사회, 보육분야, 그리고 국회에서 제가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저를 키워주신 여수시민께 죄를 짓는 것이나 다름없다.

아직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어떠한 형태로든 지역을 위해 일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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