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출신 국악계의 마당발이 펴낸 ‘국악 인문학’
여수출신 국악계의 마당발이 펴낸 ‘국악 인문학’
  • 이상율 기자
  • 승인 2020.05.21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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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의 책 / 국악인 최영진의 ‘타(打)인의 인력
여수출신 국악계의 마당발로 알려진 최영진씨.
여수출신 국악계의 마당발로 알려진 최영진씨.

 

국악인 최영진의 『타(打)인의 인력』은 미완성이 완성으로 가는 중간보고라고 해야 할 것 같다. 불혹의 나이에 자신의 첫 에세이집 “타인의 인력”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타는 치다, 공격한다는 뜻이다. 자신을 치면서 담금질하고 새로운 것에 공격하며 아직도 미완성이어서 더 많은 창조에 온몸을 불사르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 있다.

그는 스스로가 미완성이라며 최영진의 〈장長 : 단斷〉 10년 장기 프로젝트를 세웠다. 한달에 한 번씩 10년 동안 장구와 북으로 연주하는 모든 전통음악을 무대에 올리기로 한 것이다.

가야금, 거문고, 대금, 피리, 해금, 아쟁 산조의 모든 유파 및 현존하는 판소리 다섯 마당을 전부 연주하기로 한 것이다. 長短에서 短은 본래 짧은 것을 의미하지만, 끝맺음을 의미하는 斷으로 표기하여 각오를 되새김하고 있다.

10년 여정의 첫발은 2018년 5월 서초동 정효아트센터 음악당에서부터 출발했다. 이제 3년 차이고 아직 긴 여정이 남아 있지만, 민속악의 원형인 시나위도 있고 설장구도 있으며 사물놀이도 있다. 또 드넓은 정악의 세계도 존재한다.

우선 몇 년 동안의 대표적인 민속악인 산조와 판소리를 공부한 후 다른 음악에도 도전해볼 생각이라는 그의 다짐은 정년이 없다.

최영진씨가 펴낸 타인의 인력.
최영진씨가 펴낸 타인의 인력.

 

그가 초등학교 시절 방구석에 있던 어머니의 장구를 고사리 같은 손으로 채를 잡고 가락을 맞춰 쳐보던 것이 고작이었지만, 그에겐 남다른 끼가 있었다. 중학교에서 응원단장으로 고향의 향토 민속 축제인 거북선 축제에서 장구를 치고 꽹과리를 치면서 패거리를 지휘하는 상쇠로 인기몰이를 하기도 했다.

여수는 국가산단이 있는 고장이다. 졸업 후 취업이라는 등식에 여수공업고등학교로 진학한 것이 사물놀이 전공 강사 고광문 선생을 만나면서 국악전공의 단초가 된다.

사물놀이부에 들어가 활동하고 음악가를 꿈꾸게 되고 서울 예술대학 진학을 선택하게 된다.

그는 일찍부터 국악계의 이단아로 관심의 대상이었다. 국악의 “퓨전”화를 이루기 위해서 수없이 많은 합동 공연을 시도하고 변화를 꿈꾸어 왔다.

한우물을 파라는 속담을 사치로 본다. 장르를 가리지 않은 그가 찾아가 스승으로 섬긴 국악계의 거장들만 해도 성애순, 김규형, 박현숙, 김청만, 양연섭, 양승희, 조순애, 하주화, 이재화, 김일구, 등 손으로 헤아리기 어려울 정도다.

정악 민속악 창작 음악의 세 축을 정신없이 오간다. 또 한 최초의 장구 인간문화재가(국가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되겠다는 새로운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국악계의 마당발로도 통한다.

월드뮤직 그룹 ‘이스트녹스’ 음악감독, 한배아트 스튜디오 대표 및 음악감독, 소리공방 ‘바라기’ 대표, JC Curve band 구성원, 서울국악관현악단 단무장, 오키스트라 아리랑 음악감독, PARADOXAVENUE 예술 감독, (사)세향 음악감독을 비롯하여 국가 무형문화재 제17호 봉산탈춤, 시도무형문화제 제 7-3호 김제농악, 국가무형문화제 제5호 판소리고법 전수자이기도 하다.

최 씨는 여수 출신이다. 남도조경 최성남 회장 3남으로 2007년 11월 여수세계박람회 유치에 성공한 여수시 대표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했을 공항 로비에서 이스트녹스 총감독으로 환영 공연을 하기도 했다.

출판사 토일렛프레스가 펴낸 〈타인의 인력〉은 현직 음악연주자 최영진의 음악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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