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나눔, 어느덧 6년이다”
“내가 행복하기 위해 시작한 나눔, 어느덧 6년이다”
  • 강성훈
  • 승인 2019.12.18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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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 아름다운가게 활동천사 김미향씨]
내 삶의 우선 순위는 아름다운가게, “지구를 살리는 일이기에”
여수 아름다운가게, 45,715명 천사활동...190만점 물품기증
아름다운가게 여서점에서 활동천사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김미향씨.
아름다운가게 여서점에서 활동천사로 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김미향씨.

 

세밑이 가까워지고 있다. 겨울 김치 담그기, 연탄배달, 집수리 등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아름다운 동행의 물결이 일고 있다.

나눔과 순환이란 가치를 구현하기 위해 물건의 재사용과 순환을 통해 우리 사회의 생태적·친환경적 변화에 기여하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도 기관과 단체들이 “아름다운 하루” 행사를 통해 어려운 청소년, 폭력피해 여성 등 풀뿌리 공동체에 전달하기도 했다.

아름다운 가게는 2002년 10월 서울 종로구 안국 점 개설을 시작으로 여수는 2005년 3월 여수 둔덕 점을 개설했고 2012년 4월 학동 점을 증설하고 2017년 둔덕 점 폐쇄와 동시, 여서 점을 개설 14년의 역사를 갖고 있다.

지금까지 여수 여서, 학동 점엔 4만5천7백15명의 천사가 1백89만9천774점의 물품을 기증했고 28만 6천여 명의 천사가 이 물건들을 사들였다.

사라질 뻔한 물건에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재사용은 새 물품 제조를 억제하게 돼 CO2 줄인 효과 6,412톤, 이를 소나무로 환산하면 2백 30만 8천 2백여 그루를 심는 효과를 보였다. 나눔과 순환의 실천은 물론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기여한 것이다.

선순환의 고리 격인 활동 천사는 매일 하루 또는 4시간의 노동을 무임으로 제공하고 있다. 가게가 문을 연지 14년 동안 묵묵히 일하고 있는 자원 활동가는 누적 연인원으로 5천 40명에 이른다. 이들의 그간 활동을 품삯으로 셈하면 2019년 기준 최저임금 시간급 8천3백50원으로 계산해도 하루 4시간, 총 18억3백60십4만 원에 이른다. 이들은 품삯 모두를 가게에 기증한 셈이니 봉사의 굵기가 남다르다.

활동 천사 김미향(52) 씨는 2013년부터 둔덕 점에서 첫 활동을 시작으로 1,210시간의 봉사활동 기록을 갖고 있다. 지금은 여서점 활동 천사 대표이기도 하고 전남본부 활동 천사 대표, 나눔 학교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그를 만나 아름다운 가게에 대한 이모저모를 들어봤다.

 

봉사활동을 통해 받은 포인트마저 이웃들을 위해 내놓으면 활짝 웃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 활동천사들.
봉사활동을 통해 받은 포인트마저 이웃들을 위해 내놓으면 활짝 웃고 있는 아름다운 가게 활동천사들.

 

- 아름다운 가게와의 인연과 활동 천사로 봉사하게 된 동기를...

이웃에 아름다운가게 둔덕점이 개설되어 들렀다가 자원봉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불현듯 자신을 돌아보게 되었다. 나이 들면서 사회를 위해 무엇인가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였지만, 아이들이 학교를 다녀 뒷바라지에 틈을 낼 수 없었다.

어느날 자원봉사자 한 분이 권장했다. 순환하는 세상, 물건의 재사용과 재순환을 도모하여 생태적이고 친환경적인 세상을 만든다는 아름다운 가게의 목표가 마음에 들어 활동 천사 신청을 하고 소정의 교육을 받고 시작한 것이 어느덧 6년이 되었다.

사실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다.‘헬퍼스 하이(Helpers High)란 말이 있다. 나눔을 했을 때 오는 행복감을 뜻하는 용어로 남을 도울 때 정서적 포만감을 느낀다고 한다. 체내 혈압과 콜레스테롤 수치가 낮아지고, 엔도르핀이 정상치의 3배 이상 분비되어 몸과 마음에 활력이 인다고 한다. 아울러 친밀감을 높이고 유대를 강화하는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불면증과 만성 통증 치료에도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 기증자, 구매자, 활동가 모두를 천사라고 하는데 각각의 역할에 대해서 소개해 달라.

아름다운 가게는 기증, 구매, 가게, 활동의 네트워크가 큰 축을 이루고 있다. 그래서 기증자, 구매자, 활동가 모두를 천사로 부른다. 기증 천사는 쓰지 않는 물건을 가게에 기증하고 구매 천사는 적절한 가격을 주고 물건을 사 간다.

활동 천사는 기증받은 물건을 손질하고 가격표를 붙이고 가게에서 직접 판매도 한다. 기증 천사는 자본을 주는 셈이고 구매 천사는 물건을 현금으로 바꾸어 준다. 활동 천사는 자신의 시간과 재능을 소비하면서 자신의 임금을 통째 기부하는 것과 같다.

 

- 6년간 천사가 되었다. ‘활동 천사’의 역할이 궁금하다.

그물코란 말이 있다. 구멍 뚫린 그물로는 고기를 잡을 수 없다. 고장난 그물코를 사랑이라는 바늘과 실을 이용하여 정성스럽게 고쳐서 제대로 된 그물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가게에서는 상품의 진열, 판매하고 기증품을 가져오신 분의 접수를 돕고 그 물건을 다시 손보는 일, 가격표 붙이기 등을 한다.

활동 천사님들 중에 나눔 학교 강사로 위촉된 분들은 시내 초, 중등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을 대상으로 나눔과 순환을 주제로 강의도 한다.

나눔 학교는 전남도에서만 시행하고 있는 것으로 도 교육청과 아름다운 가게가 MOU를 체결하고 추진하고 있다.

 

- 바쁜 일상 속에서도 자원 활동을 꾸준히 할 수 있는 원동력은 무엇일까?

저는 항상 아름다운 가게를 우선순위로 두고 있다. 평소 저의 가치관과 맞았기 때문이다. 아름다운가게는 재사용, 나눔, 재순환 등 환경을 살리고 지구를 보존 하는 일을 하는 때문이다.

그래서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내 하나가 빠지면 다른 활동 천사님들이 힘들어진다. 그래서 더 열심히 참여하고 있다. 학교를 찾아 나눔 학교 강의를 할 때 나의 말에 귀 기울이는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노라면 행복 에너지가 충만해진다.

 

- 아름다운 가게에서 장기간 봉사를 하면서 많은 변화도 경험했을 것 같다.

아름다운 가게와 함께하는 단체가 많아지면서 외연이 확장되었다는 생각을 하게 한다.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는 여수 맘카페, 모두모아 봉사단 등 많은 봉사단체가 함께하고 있다. 서로가 윈윈 하는 것이다.

나눔을 전달하는 대상 단체도 다양성 있게 늘었고 특히 구매 천사 중 다문화 가족이 많이 증가했다. 고국의 친정 나들이 가는 여자들의 구매가 일상이 된 것 같다. 장애인이나 저소득계층 등이 일자리를 얻고 자립할 수 있는 사회적 기업, 친환경 단체, 공정무역단체, 장애인 재활단체 등에서 만든 공익상품의 판매도 늘었다. 매우 고무적인 현상이다.

 

- 끝으로 시민과 활동가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은...

시민들에게는 아름다운 가게를 많이 이용해 달라고 권하고 싶다. 우선 가게에서 판매하는 물품은 잘 손질하여 재활용이 가능한 상품이고 물건을 사는 것이 남을 돕는 일에 참여하고 지구를 살리는 일이라고 자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물건을 기증하시는 분 중에서는 가끔 재사용이 불가한 물품을 가져오시는 분들도 있다. 기증품에 대한 소득 공제가 되면서부터 늘어나는 추세다. 이를 분류하려면 매우 힘이 든다.

가끔 구매하셨던 분 중에 한참 지난 후 반품을 요구하는 분들이 있다. 가게에서 손질을 거친 재사용 물품으로 즉석에서 반품 의사를 하지 않으면 반품 불가 원칙을 적용하고 있다.

활동가들도 반품 여부에 대한 사전 고지를 철저히 해야 하겠다. 더 많은 시민이 활동 천사로 참여하는 날이 왔으면 좋겠다. 아름다운 일만 있는 아름다운 가게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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