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와 여수는 처음이지?...감동의 10여일”
“어서와 여수는 처음이지?...감동의 10여일”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9.11.07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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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아이들에게 보여준 여수의 속살]
여수 예술랜드에서 음악회를 위한 준비 연주를 하고 있는 청소년들.
여수 예술랜드에서 음악회를 위한 준비 연주를 하고 있는 청소년들.

 

여수를 처음 방문한 독일 학생들의 10여일은 감동의 연속이었다.

웅천중학교 정예원, 정혜원 자매는 마를레네 슈바르츠, 엘레나 크리스틱, 아만다 레르츠 등 셋을 초대하였다.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관기초등학교 6년 신홍준, 홍빈 형제는 독일 친구 패린저, 바코스스키가 한 아름의 선물 보따리를 풀어 놓자 환호성과 함께 서로 얼싸안고 춤을 췄다.

웅천초 6년 서이든은 레오나르드 루터의 입에 스시 한 점을 넣어주는 앙증스런 모습도 보였다. 아들 삼고 싶을 만큼 귀엽고 친근한 캐릭터라는 아버지의 반응이다.

3일간의 잠자리는 돈독한 우정을 쌓는 촉매였다. 여수의 각 가정에 초대된 새로운 친구들은 양국의 서로 다른 문화를 체험하고 우정을 다지는 값진 시간에 매료됐다.

동동북축제에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독일 아이들.
동동북축제에 참가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는 독일 아이들.

 

5일은 특별한 날이다. 홈스테이 기간 중 “페밀리 데이”로 정했기 때문이다. 여수의 25가정에 머물고 있는 34명은 하루 동안 여수 친구 가족들과 다채로운 여수 문화 체험에 나섰다.

웅천 친수공원, 오동도, 예술의 섬 장도, 아쿠아리움, 케이블카, 동동북 축제, 노래방, PC방, 맛집 등 나름대로 우리 문화의 다양성을 보여주고 체험토록 한 것이다. 이들은 어디를 가나 “간쯔 굿(Ganz ɠut)”이란 말을 혀끝에 달았다. 아주 좋다는 뜻으로 최고의 찬사다.

9일 예울마루 합동 연주회는 한국 44명, 독일 34명 모두 78명이 참여한 대규모 오케스트라였다. 약 1천명 가까이 객석을 매운 관객들은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냈다.

여수산단 내 한국바스프 공장을 견학한 아이들.
여수산단 내 한국바스프 공장을 견학한 아이들.

 

10일 한국바스프 여수공장 방문은 다른 나라에 가면 모두가 애국자가 된다는 속설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독일계의 공장이 여수에 있다는 것에 자긍심을 느낀 듯 생산량, 매출, 원료 이용, 공장 네트워크 등 갖가지 질문을 이어 갔다 학생들의 세찬 질문에 교사, 학부모 어른들은 도리어 말문을 열 틈도 없었다.

흥국사는 1196년 지눌에 의해 창건된 고찰이다. 임진왜란 때는 승병 300명이 전투에 참여하여 승전고를 울리기도 했던 호국 사찰이다. 2박 3일 동안의 탬플스테이는 낯선 경험인 듯하다. 독일은 산이 많지 않은 곳이어서 울창한 산림과 숲, 꽃 등 한국의 가을 경치에 매료된다.

흥국사를 찾아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독일 아이들.
흥국사를 찾아 템플스테이를 체험한 독일 아이들.

 

장삼으로 갈아입고 108배를 끝내면 다리가 풀려 서로 마주 보며 웃는 모습, 처음 대하는 전통 사찰 음식엔 환호성이다. 일행 중 주최 측이 각 가정에 보낸 선호 음식 사전 조사에서 채식주의자가 약 30%나 되는 것을 보면 사찰음식이 제격인 듯했다. 특히 김치는 가장 즐기는 메뉴였다.

산사음악회는 고즈넉한 대웅전 법당에서 치러졌다. 1693년(숙종 19)에 천신(天信)과 의천(義天)이 제작한 후불탱화는 벽면을 덥고 석가여래 삼존불은 신비한 미소가 보이는 그 아래에서 신을 벗고 연주되는 선율과 노래는 산사의 밤을 더욱 청량하게 한다.

한국과 독일, 여수와 베를린을 잇는 음악 교류는 회를 더 할수록 공감 메아리로 남북 간 하나 됨을 손짓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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