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과 마라톤
섬과 마라톤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9.11.0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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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 주필.
이상율 주필.

 

마라톤 풀코스는 42.195km이다. 기원전 490년 그리스와 페르시아의 전쟁에서 병사 휘디피데스라가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40km 거리를 달려와 승전보를 알리고 쓰러져 죽은 것을 기리기 위하여 시작되었다고 한다. 마라톤은 애초 남자만의 경기로 여겨져 왔으나 1960년 이후 미국을 시작으로 여성 참여 요구가 고조되었고 1984LA올림픽부터 여자마라톤도 정식 종목으로 채택되었고 이제는 남녀 혼합 레이스도 가능해졌다.

마라톤은 사계절 모두 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통상 봄과 가을에 많이 한다. 기온이 높아질수록 기록이 저조하고 섭씨 10도 이하가 가장 적당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온이 같다고 해도 기압과 풍속 풍향에 따라 경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이제 마라톤은 풀코스 경기에만 국한되지 않고 아무나 할 수 있는 하프 코스나 장기간이 필요한 울트라 마라톤까지 대중화되고 있다. 마라톤의 대중화는 인간이 직립식 보행으로 다리만 튼튼하면 누구나 할 수 있으며 특별한 운동기구를 장만할 필요가 없고 건강에도 크게 도움이 되기 때문일 것이다.

세월이 가면서 마라톤도 진화를 거듭해 세계적으로 이색 경기도 많이 열리고 있다. 남극, 사하라사막, 만리장성, 아마존 정글, 케냐의 사파리 콤, 와인으로 목을 축이며 뛰는 메도코 마라톤대회 등이다. 역사와 문화, 관광을 곁들이고 인간의 한계에 도전하는 별난 대회들이다.

남극 마라톤 대회는 해마다 7일 동안 약 250km의 남극 일대를 달리는 극한 마라톤 대회다. 사하라 사막, 고비 사막, 아타카마 고원 마라톤 대회를 완주한 사람들에게만 참가 자격이 주어진다.

메도코 마라톤은 매년 포도 수확 철인 9월 프랑스 보르도 메도코 마을에서 열린다. 1만 명 신청자만 참석 할 수 있다. 일반 마라톤과 똑같은 42,195m의 코스지만 와인을 마시면서 포도밭을 달리는 것이 이색적이다. 구간마다 치즈와 파데 등 현지 먹거리도 가득해 안주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남부 모로코에서 250킬로미터를 달리는 사하라 사막 마라톤은 4월 초에 시작해 중순까지 이어진다. 80킬로미터 코스를 포함해 총 6개의 마라톤 코스에 해당하는 거리를 단 일주일 만에 완주한다. 이 대회에서는 인간의 한계를 시험 할 수 있다.

만리장성 마라톤대회는 해발 3천 미터 고지대에서 5,164개의 돌계단을 포함한 마라톤 구간을 오르내려야 한다. 북경에서 약 120킬로미터 떨어진 황야관(黃崖關)에서 출발한다. 이외에도 잉카제국의 역사를 경험 할 수 있는 페루 잉카 트레일 마라톤, 케냐 사파리 콤 마라톤, 남아공의 빅 파이브 마라톤 노르웨이의 북극 마라톤 등 나날이 진화하고 있다.

국내 마라톤 대회 수는 풀코스, 하프 코스, 울트라 마라톤 대회를 포함하여 총 399개 대회 가운데 풀코스 마라톤 대회는 92, 전남지역 풀코스 대회는 9개가 된다.

여수는 국도 77호선 여수고흥 간 연륙 대교가 완공되면 섬과 섬을 잇는 다리가 모두 11개가 된다. 이를 계기로 섬을 특징으로 한 마라톤대회를 개최하려는 민간단체가 출범하여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난 6월 창립한 일레븐 브리지마라톤 조직위원회다. 각계인사 110명을 위원으로 위촉하고 목적으로 11개 연륙, 연도교 등을 활용하여 매년 마라톤 대회를 개최하여 섬 자연환경 보존과 문화예술의 발전 및 지역 균형발전에 기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장차 다도해의 섬에서만 열리는 마라톤이라는 특성을 살려 기이한 마라톤 대회의 범주에 들 수 있는 해양국가 국제 마라톤 대회도 개최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2005년 백야 대교, 2015년 화태 대교, 2016년 팔영 대교가 준공되었으나 대부분이 어업에 종사하고 자투리 천수답 농사가 고작인 이곳은 주민의 삶의 질이 나아지지 않았다. 밀려드는 반짝 관광객과 낚시꾼으로 해변에 쓰레기가 버려지고 농작물만 피해를 보고 혼잡만 더해지는 등 외부로부터 받는 스트레스만 증가하고 있다.

당국은 관광 인프라를 갖추었다고 목소리만 높이고 사회적 생산이나 경제 활동의 토대를 형성하는 기초적인 시설은커녕 관광 관련 프로젝트 하나 없이 방치하고 있기 때문에 실망하고 있다. 이제부터라도 10개 섬을 고리처럼 연결한 환(), 단기 및 중장기 개발계획을 수립, 사업 추진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섬마다 주민소득을 높이기 위해 자연, 역사, 문화 등의 특징을 살려 제각기 특화된 섬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일레븐 브리지 마라톤도 문화 예술 활동도 시너지를 높이는데 동반자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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