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출신 음악인 박소은씨, ‘통일음악회’ 무대에 올라
여수출신 음악인 박소은씨, ‘통일음악회’ 무대에 올라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9.10.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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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독창회 이어...14일까지 독일 어린이들과 통일음악회 함께
여수출신의 음악가 박소은씨.
여수출신의 음악가 박소은씨.

 

스핀토 소프라노 박소은이 고향 여수의 무대에 섰다.

지난 3일 오후 7시부터 예울마루 대극장에서 1천 여석을 꽉 메운 가운데 “여수와 로마가 사랑한 스핀토 소프라노 박소은 독창회”를 성황리에 마쳤다.

개천절인 이날 고향에서의 독창회 공연은 SW 아트컴퍼니의 고문 김홍국 씨의 사회와 해설로 피아니스트 이정은의 반주, 룩스 앙상블과 Jazz Quartet O.D Island의 협연으로 더욱더 다채롭고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언 듯 다가 선 가을밤을 즐기게 했다.

1부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그리운 금강산>을 비롯한 엔리오 모리 코네코의 영화 <미션>, <넬라 판타지아>와 좌중을 휘어잡은 무대매너와 제스처를 볼 수 있는 레하르의 <불처럼 뜨거운 내 입술의 키스>를 현악 앙상블 Lux와의 협연으로 불렀다.

2부에서는 그녀만을 위해 작곡한 <오동도>를 불렀다. 애틋한 정서와 아련한 애수를 담은 서정적인 고향을 생각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긴 동백의 섬 <오동도>였다.

이어 이승원이 작사한 세월호 추모곡 <바람이 잠든 곳>은 관객들의 가슴을 촉촉이 젖히며 한국의 토스카라고 불릴 정도로 푸치니의 오페라 아리아 두 곡과 함께 피날레로 재즈 콰르텟과 함께 <그라나다>와 <베사메 무초>로 앞으로의 전성기를 예고하는 감동 가득한 무대를 펼쳤다.

여수 출신으로 여수 여자 중·고를 졸업하고 장로회 신학대학교 교회 음악과에서 성악을 전공한 후 이탈리아 로마의 캄포 바소(Campo bass) 국립음악원 및 움브리아(Umbria) 아카데미, 키지아나(Chigiana) 아카데미를 수석 졸업하고 귀국 후 다수의 독창회 및 음악회, 오페라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라보엠>, <카르멘>, <귀향> 등에 주역으로 출연했다.

현재 SW 아트컴퍼니 소속 아티스트 겸 장신대 외래 교수로 2019년에만 국회의장 초청 국회 독창회, 세월호 참사 5주기 시민 기억 문화제 광화문광장 연주, 김대중 대통령 서거 10주기 추모음악회, 동원그룹 창업주 캡틴 김재철 명예회장 평전 기념식 등에서 노래를 부르며 겸손과 진정성이 묻어나는 성품에서 우러나는 넘치는 카리스마와 성량, 뛰어난 무대매너와 관객 흡입력, 호소력 있는 목소리와 퍼포밍으로 많은 이들을 감동케 하는 한국을 대표하는 소프라노이다.

성악에 대해 “각자의 마음속에 가지고 있는 고상함과 우아함을 울림이라는 기법을 사용해 최대한 노래에 표출시키는 일”이라고 정의하는 박소은은 작곡가의 의도와 악보를 바르게 해석해 음악의 가치를 극대화하면서 한국 음악 관객들이 꼽는 가장 듣고 보고 싶은 소프라노로서 세계 음악팬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고 있다.

「나는 노래 부르기를 좋아하고 무대에 서는 걸 즐긴다. 천직이 성악가인 것 같다. 수천수만 관객이 숨죽이며 경청하는 국내외 공연장뿐만 아니라 국회나 시청과 광화문광장에서도 무대에 서기만 하면 더욱더 즐겁고 흥분된다. 그래서 운명적으로 소프라노가 된 것이라는 생각을 하곤 한다.」고 말한다.

지난 3일 예울마루에서 독창회를 가진데 이어 14일까지 독일 어린이들과 함께 통일 음악회에 참여한다.
지난 3일 예울마루에서 독창회를 가진데 이어 14일까지 독일 어린이들과 함께 통일 음악회에 참여한다.

 

그는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후진들의 성장과 여수 음악의 발전에 힘을 보태기 위하여 9일 예울마루 대강당에서 열린 한·독 Einheit(한마음)이 주최하는 독일 유캔스 오케스트라와 여수 청소년 오케스트라가 협연하는 예울마루 무대에 다시 서기 위하여 고향에 머물고 있다.

또한 14일 오전 11시 파주 도라산 평화공원의 통독 30주년 기념 국제교류 2019 한·독 청소년 연합 오케스트라 연주회에도 함께한다.

나는 어린 시절 아버지의 귀여움을 독차지한 귀여운 셋째 딸이었다. 순수하지만, 자존감이 강한 아이였다. 고교 시절 선생님에게 “가진 소리만 있을 뿐 음악적인 표현능력이 부족하니 노래를 그만두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점점 무대에 서는 게 두려워졌고 방황했다. 운명이었다.

폭풍우가 잦아들 즈음 내 음악을 다시 고귀하게 되살려준 선생님 한 분을 만나게 됐다. 나에게 “소은아, 넌 사랑이 많고 그 사랑을 전하는 사람이 될 거야. 귀한 재능이 있으니, 잘할 수 있어”라고 늘 말씀해 주셨다.

나는 점점 두려움에서 벗어났고, 포기하지 않았고, 기적처럼 아픔을 아름다움으로 바꿔 노래하게 됐다. 운명의 전환점이었다. 그래서 지금의 나가 있다.

나는 학생들을 대할 때마다 그들의 선한 눈을 본다. 노래를 사랑하는 눈망울을 보며 “너는 음악을 사랑하는 고귀한 사람이야. 그 사랑을 노래로 전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될 거야”라고 속삭여준다. 그러면 학생들은 자신감을 찾게 되고, 신기하게도 노래를 멋지게 불러낸다.

몇 년 동안 입시 때마다 좌절했던 한 학생은 나를 만나 노래를 공부한 지 한 달 만에 4년 장학생으로 한 대학에 합격했다. 또 다른 학생은 두 대학에 동시 합격했다. 얼마나 기쁜 일인가.

아픔 없이 기쁨을 알 수 없고, 고통 없이 행복할 수 없다. 우리는 모두 귀중한 사람들이다. 나를 가둬온 틀을 깨뜨리고 흔들리지 말고 날아보자. 용기를 갖고 도전해보자. 어떻게 노래 부를지 고민하지 말고, 마음을 다해보자.

어려운 길도 있을 것이고, 행복한 날도, 화려한 날도 있을 것이다. 최선을 다하다 보면 당당하고도 아름다운 나만의 노래로 날개를 활짝 펴는 ‘고귀한 삶’이 될 것이다. 음악의 위대한 힘이다.

또다시 그는 고향의 후배들에게 아픔과 고통을 덜어주고 용기를 북돋고 의지를 위한 귓속말을 전하고자 고향 무대를 다시 한 번 서기 위해 여수에서 짧은 휴식을 즐겁게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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