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국내 첫 해양기상과학관' 시의회서 발목 잡혀
여수, '국내 첫 해양기상과학관' 시의회서 발목 잡혀
  • 강성훈
  • 승인 2019.09.25 07: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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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지확보 견해차 못 좁히고 의회서 부결…사업 무산 위기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기상과학관 건립부지 관련 안건심의를 위해 현장을 찾아 브리핑을 받고 있다.
여수시의회 기획행정위원회 소속 의원들이 기상과학관 건립부지 관련 안건심의를 위해 현장을 찾아 브리핑을 받고 있다.

 

여수시가 2012세계박람회 정신을 이어갈 사후활용 방안의 핵심 사업으로 추진한 국내 첫 해양기상과학관 건립 사업이 의회에서 발목이 잡히며 좌초 위기에 놓였다.

여수시의회는 24일 제195회 임시회 기획행정위원회를 열고 앞선 회기에서 유보 결정된 ‘해양기상과학관 공유재산 관리계획 요구안’을 심의했지만, 의원들간 기존의 입장차를 좁히지 못하고 부결 결정했다.

앞서 지난 회기에서 관련 문제를 다룬 시의회는 ‘국립해양기상과학관은 기상청이 주관하는 국가 사무인만큼 부지매입 역시 국비로 하거나 박람회장 유휴부지를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며, ‘어렵게 따낸 예산인만큼 시가 부지를 매입이라도 해서 사업 의지를 보여야 한다’는 집행부의 주장과 맞섰다.

당시 첨예한 의견 대립 끝에 유보 결정을 내린 시의회는 이날 열린 심의에서도 같은 논쟁을 반복하며 의견차를 좁히지 못한 채 해당 안건을 표결에 부쳤다.

표결 결과 찬성 3표, 반대 4표, 기권 1표로 기상과학관 건립을 위한 공유재산 관리계획 요구안은 부결 처리됐다.

박성미, 이선효, 김종길 의원이 각각 찬성표를 던졌고, 김승호, 전창곤, 민덕희, 고용진 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 이미경 의원은 기권했다.

이같은 의회의 결정에 따라 이번 회기 부지 확보 문제를 결정짓고,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내년 예산을 확보하겠다던 여수시의 계획은 차질을 빚게 됐다.

기상청이 여수시가 부지를 제공하지 않으면 해양기상과학관 건립을 철회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사업 추진이 불투명해진 것.

여수시는 지난 2015년부터 박람회장 활성화를 위해 해양기상과학관 유치를 추진해 왔다. 박람회장 사후활용을 위한 핵심사업으로 지역사회 전반에서 다양한 당위성들이 제시됐다.

결국 지난 2017년에서야 타당성 연구 용역비 1억원을 국비로 확보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당시 여수시도 ‘국가계획 확정’이라며 대대적 홍보에 나서기도 했다.

시는 타당성 용역 마무리 이전에 건립부지 확보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진행할 방침을 세우고 지난 6월 공유재산 관리계획 요구안을 시의회에 상정했다.

하지만, 기획행정위원회는 국가시설물인 기상과학관을 건립하기 위해 여수시가 부지를 제공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대체 부지를 활용하는 방안을 우선 찾으라는 찾으라는 취지로 유보 결정을 내렸다.

여수시의회 일부 시의원은 그동안 ‘엠블호텔 입구 어린이공원 부지’와 ‘박람회장 한국관 옆 가스정압시설 매설부지’에 대한 무상사용하는 방안을 주장해 왔다.

또, 지구단위계획 변경절차를 진행하면 시비를 들이지 않고 기상과학관을 건립할 수 있다는 논리를 폈다.

하지만, 이같은 주장에 대해 여수시는 박람회재단에서 박람회장 부지 무상제공은 절대 불가하다는 입장이고, 지구단위계획도 여수시 도시계획공동위원회 통과가 불확실할 뿐만 아니라 행정절차에만 5~6개월이 소요된다고 반박했다.

처음 유휴지로 거론됐던 한국관 옆 토지의 경우 총 부지면적 4807㎡ 중 활용가능 면적이 1900㎡에 지나지 않아 기상과학관 부지로 부적합하다 입장이다.

또, 시 의장이 주장하는 ‘한국관 옆 부지 무상사용, 재산세 감면 등 재정적 보전’ 방안은 지방세특례제한법이 올해 말 일몰돼 지방세 감면이 어렵다고 강조했다.

여수시와 일부 시의원들의 이같은 견해차는 이날 상임위 안건 심의에서도 그대로 반복됐다.

이날 시의원들은 타 부서에서 추진중인 여수과학관 건립 추진 문제를 거론하며 부처간 업무협의의 미흡한 점을 질타하기도 했다.

결국 상임위 안건이 부결 결정되면서 내년 실시설계비를 정부예산에 반영해 2022년 준공하겠다는 계획은 차질을 빚을 수 밖에 없게 됐다.

시 관계자는 “한화 아쿠아리움 앞 부지는 박람회장 사후활용계획 매각대상 제외 절차만 진행하면 준공기한인 2022까지 기상과학관 건립이 가능하다”면서 “여수시의회의 대승적인 결단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한편, 1억원의 사업비를 확보해 최근에서야 마무리된 기상청의 타당성 용역결과 기상과학관 건립 부지는 여수시가 공유재산관리계획안을 추진중인 한화 아쿠아리움 앞 5292㎡를 가장 적절한 것으로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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