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영화세트장 반대 않는다, 다만 예산지원은...”
여수, “영화세트장 반대 않는다, 다만 예산지원은...”
  • 강성훈
  • 승인 2019.07.24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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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의회 예산 논의 본격...지역내 찬반여론 격화
영화사측 돌산 일원 수천평 땅 매입 사실 공개도
23일 돌산지역 주민들이 진모지구 영화세트장 촬영 예산 통과를 촉구하며 시의회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23일 돌산지역 주민들이 진모지구 영화세트장 촬영 예산 통과를 촉구하며 시의회에서 집회를 열고 있다.

 

여수 진모지구 영화세트장 관련 기반시설 예산 심의가 시의회에서 진행중인 가운데 돌산지역 주민들이 예산 통과를 주장하며 집회를 여는 등 찬반 논란이 뜨겁다.

시의회 의원들간 입장도 상임위별로 엇갈리는가 하면, 적극 찬성 입장인 돌산지역 자생단체들과 신중론을 펴는 여수시민사회단체도 견해차를 보이면서 지역내 여론전이 뜨겁다.

돌산읍 주민자치위원회와 체육회, 이장단협의회, 부녀회, 새마을회, 어촌계협의회, 연합청년회, 돌산관광경제발전협의회 등 8개 단체 회원 100여명은 여수시의회 앞에서 피켓을 들고 “주민의 의사를 무시하는 시의회를 좌시할 수 없다”며 서완석 의장 퇴진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돌산지역은 시청사가 옮겨가고, 돌산회타운이 철거된 이후 관광객이 줄어 쇠락해 가고 있다”며 “관광객 유치를 위해서 영화세트장은 반드시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영화세트장이 들어설 진모지구는 황량하게 변해 주민들이 좋은 환경에서 살 수 있도록 기반공사가 꼭 필요하다”며 “18억원을 들여 기반공사를 하면 관광객을 유치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는 이날 논평을 내고 “여전히 진모지구 영화세트장 건립사업은 여러가지 지적되는 우려나 문제들에 대해 해결방안이 마련되거나 설명되지 못한 상황에서 다시 이번 회기의 제2회 추경안에 편성된 것은 무척이나 아쉽다”고 밝혔다.

또한 “시민중심의 행정을 펼치겠다는 여수시와 여수시의회가 서로 대립하는 양상으로 비춰지고 있어 소통과 협의가 부족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며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이 예산이 앞으로 지역 관광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기보다는 소모성, 낭비성 예산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번 회기의 진모지구 영화세트장 건립관련 예산은 전액 삭감하고 추후 공론화 과정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며 추후 재논의할 것을 제안했다.

이날 각 상임위별로 상반된 결정을 내린 예산안을 두고 심의에 들어간 예결산위원회 위원들도 치열한 토론을 이어갔다.

시의회 앞에서 영화세트장 관련 예산 통과를 촉구하고 있는 돌산지역 주민들.
시의회 앞에서 영화세트장 관련 예산 통과를 촉구하고 있는 돌산지역 주민들.

 

대부분 의원들은 영화촬영세트장 추진에는 찬성한다면서도 그동안 관련사안에 대해 충분한 준비가 부족했던 집행부를 질타했다.

강현태 의원은 “1차 추경이 4월에 끝났으면, 일부에서 우려하는 세트장의 견고성이나 영화촬영에 따른 경제적 파급 효과, 유지비 등에 대한 충분한 자료를 준비해서 의회를 설득시켜야 했지만, 제대로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김승호 의원은 “제작사측이 최근 세트장 예정지 인근에 수천평의 부지를 매입한 것으로 아는데, 숙박시설을 지어 스탭진들이 이용할 경우 집행부가 예상되는 경제적 파급 효과는 제한적일 수 밖에 없을 것이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송재향 의원은 “의원들의 절대 의견은 절대 반대하지 않는다는 것이지만, 막대한 시 예산을 투입하는 것에 대해서 동의할 수 없다는 의견인 것 같으니 지원규모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제작사측과 재협의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러면서도 “일본과 대척점에 있는 현시점에서 이순신 관련 영화를 찍는다면 여수를 다시 한번 재조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며 영화촬영에 긍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정광지 의원은 “3년동안 3편의 영화를 찍는다면 세트장의 견고함은 영화사측에서 더 잘 알아서 할 것이다”며 지지입장을 보였다.

또, “현재 논의중인 18억원 사업비가 단순한 세트장 기반시설 사업비가 아니라, 진모지구는 남산공원에서 반출된 사토 적제와 관리 부실로 심각한 안전에 문제가 있는만큼 정비를 서둘러야 할 상황으로 진모지구 정비예산으로 봐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처럼 같은 듯 다른 견해를 보인 예결산위원회는 24일 계수조정을 통해 최종 의결 여부를 결정지을 예정이다.

여수시가 수백억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경제적 파급효과는 물론, 호국 도시로의 도시브랜드 이미지 제고, 새로운 관광컨텐츠 확대라는 기대효과를 기대하며 추진한 영화촬영세트장 사업이 지역사회를 설득시킬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한편, 여수시의회는 시가 진모지구 한산·노량 영화촬영 세트장 기반 정비사업 예산으로 편성한 18억원에 대한 상임위별 심의를 벌여 해양도시건설위원회는 진입도로 개설 사업비 15억원을 원안 가결했다.

하지만, 환경복지위원회가 심의한 상하수도 시설 관련 예산 3억원은 표결 끝에 부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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