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으로 백 세 인생을...
건강보험으로 백 세 인생을...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9.07.02 09: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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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 주필.
이상율 주필.

 

백 세 인생이라는 노래가 히트를 했다. 노래를 불렀던 가수는 무명 시절 뭇 설움을 딛고 돈방석에 앉았다. 가사는 60세에 저세상에서 날 데리러 오거든 아직은 젊어서 못 간다고 전해라 로 시작하여 중략하고 100세에는 좋은 날 좋은 시에 가겠다고 전해 라로 끝난다. 마지막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를 또 넘어간다.”고 긴 여운을 남긴다. 이 노래가 백 세 까지 살 수 있다는 메시지가 되다 보니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즐겨 부르는 노래가 된 것 같다.

그러나 결코 백 세 인생이라고 좋아할 일만은 아닌 것 같다. 돈 없고 가난한 사람이나 건강하지 않은 사람은 살아있는 기나긴 시간이 도리어 고통이기 때문이다. 가령 옥탑방에서 구차한 살림을 꾸려가는 노인이라면 백 세 인생에 신명 나는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에 대해 의문이다.

우리는 온갖 걱정을 하며 살아간다. 부모 모시기, 아이 키우기, 집값, 등록금, 병원비, 노후소득, 등등 걱정거리가 끝이 없다. 가난은 나라도 막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우선은 걱정을 조금씩 줄여가야 하겠지만 절대 쉽지는 않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복지국가란 사회보장제도가 잘 되어있어 모든 국민이 고루 잘 사는 평화롭고 행복한 나라를 말한다.

문재인 케어는 의료비 보장성 강화를 통해 국민들에게 한 가지 걱정만이라도 잊게 하려고 시행한 것이다. 병원비 걱정 하나를 완전히 덜어주기만 해도 국민의 행복 지수는 크게 늘 것이다. 무명가수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놓은 백 세 인생은 2015년 국민 애창곡으로 떠올랐다. 2년 후인 2017년 문재인 케어가 시작되었으니 예사로운 일이 아닌 것 같다. 백 세 인생은 치매 예방 프로그램에서도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니 둘 다 조화를 이룬다면 히트다. 히트!”.

우리나라 건강보험은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 부러워하던 세계적으로 우수한 제도이지만 아직도 국민들의 부담은 여전히 높은 편이다. 우리나라의 가계 직접 부담 의료비 비율은 OECD 국가 평균 19.6%보다 높은 36.8%로 실제로 가족이 중증질환에 걸리게 되면 의료비 걱정부터 앞서게 되고, 특히나 저소득층은 의료비 때문에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사연들이 즐비하다.

언론에서 폐암 4기 환자 A 씨는 새로 나온 항암 주사를 한 번 맞는 데 드는 비용이 340만 원으로 넉 달간 치료비만 2.000여만 원이 들어 결국 30년간 살아왔던 집을 팔았다. 유방암 환자 B 씨는 기존 항암제 치료 효과가 나타나지 않아 신약으로 바꾸어 25차례 항암 치료를 진행하려고 181만 원을 마련하기 위해 집을 팔았다는 등의 사연이 가끔 보도되기도 한다.

이러한 국민들의 과중한 의료비 고통을 줄이기 위해서는 건강보험의 혜택 범위는 넓히고, 의료비 중 본인이 부담하는 비율은 낮추려는 것이 문재인 케어의 본질이다.

2017년부터 시작된 문재인 케어는 시행 후 2년 동안 건강보험 적용 범위가 크게 늘었다. 선택 진료비 폐지(181), 상복부 초음파 검사(184)와 종합병원급 이상 23인실 급여(187)의 보험적용, 노인 치아 임플란트(187)의 혜택 확대, ·뇌혈관, 특수 MRI 검사(1810), 하복부 초음파(192), 두경부 MRI 검사(195)의 건강보험적용 등으로 병원비 부담이 부쩍 가벼워졌다는 것을 국민들이 실감하고 있다.

2022년까지 의료비 걱정 없는 건강 백세시대를 위해 중중 치매 환자 진료비 본인 부담률을 현행 60%에서 10%로 대폭 인하하고 진단에 필요한 정밀 인지검사, 영상 검사 등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고 65세 이상 어르신 틀니와 임플란트 본인부담률을 30% 낮추고 어린이와 청소년 입원진료비 본인부담률 10%에서 5%로 인하하며 대상 연령 현행 6세가 15세까지로 확대된다.

치아 홈 메우기 본인부담률 역시 현행 30%~60%에서 10%로 인하하고, 고가의 충치 치료에도 건강보험을 적용하며 저출산 극복, 난임 부부와 여성 건강 보호에 건강보험 적용, 난임 시술(인공수정, 체외수정)은 소득 수준과 관계없이 동일한 건강보험 혜택을 적용받게 된다.

기존 4대 중증질환자에게만 적용되는 부인과 초음파 검사의 건강보험 적용이 부인과 질환 진단, 치료에 필요한 모든 범위까지 확대된다고 한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은 멀다. 아직도 건강보험 보장률은 60%대에 머물러 있고 인구 고령화로 인한 의료비 부담은 상대적으로 늘고 있다. 보장성을 강화하고 비급여를 급여로 바꿔 적당한 통제가 필요하다.

정부가 건강보험료에 지급하지 않은 국고지원금은 245374억 원에 이른다. 2007년부터 건강보험 법과 건강증진 법에 따라 해당연도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지원해야 함에도 제대로 지원하지 않고 있다.

국고지원의 산정 기준을 명확히 규정하는 등,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 이에 노인의 일자리도 더욱 확대된다면 금상첨화다.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을 위해 국민의 82.3%가 건강보험 제도가 향상되었음을, 82%가 건강한 삶에 도움이 된다고 답한 것에 대응하는 길이다. 백세(百歲) 인생은 건강보험과 함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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