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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파문과 양치기 소년
여수산단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파문과 양치기 소년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9.05.08 10:2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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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 주필.
이상율 주필.

 

풍자적인 아이소 포스의 『이솝 우화집』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이란 이야기가 있다.

어느 날 산에 오른 양치기 소년은 너무 지루했다. 장난기가 발동한 소년은 동네를 향해 “늑대다. 늑대, 늑대가 나타났어요.”하고 고함을 쳤다. 동네 어른들은 소년을 구하려고 손에, 손에 몽둥이, 각종 농기구를 들고 황급히 산으로 내달렸다. 

그러나 소년은 산에 오르는 동네 사람들을 보고 속으론 히죽이고 있었다. 소년은 이런 거짓말을 세 번이나 반복했다. 며칠 후 정말 늑대가 나타났다. 위급한 소년은 “늑대다. 늑대. 정말로 늑대가 나타났어요.”라면서 더욱 크게 소리치고 울부짖었지만 어른들은 소년의 말을 믿지 않았다. 결국 마을의 양과 소년은 늑대에 의하여 죽임을 당했다. .

이 이야기에서 우리가 얻은 교훈은 평소에 정직하게 생활하면 필요할 때 타인으로부터 신뢰와 도움을 얻을 수 있지만 여러 번 거짓말을 계속하면, 나중에는 진실을 말해도 남은 이를 믿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여수 국가 산단 대기업들의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 파문 사태가 문득 양치기 소년을 떠올리게 한다.

영산강유역환경청이 2018년 3월부터 최근까지 광주ㆍ전남 지역의 대기오염물질 측정대행업체 13곳을 조사한 결과, 4곳의 측정대행업체는 측정을 의뢰한 235곳의 배출사업장에 대해2015년부터 4년간 대기오염물질 측정값을 축소하여 조작하거나 실제로 측정하지 않고 총 1만 3,096건의 대기오염도 측정기록부를 조작하거나 허위로 발급한 것으로 드러났다. 

여수 산단에도 이들 측정대행업체와 짜고 먼지ㆍ황산화물 등의 배출농도를 속인 것으로 밝혀진 공장은 엘지화학 여수화치공장과 한화케미칼 여수공장 등 6개 업체나 된다.

여수 국가산단은 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기지로 안전에 대한 인식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화학제품은 우리생활에 아주 중요하고 반드시 필요하지만 그만큼 취급과 제조 공정에서의 안전관리가 최우선인데도 대기업 담당자로부터 오염도 측정값을 조작해 달라는 내용의 사회 관계망 서비스(SNS) 문자를 파악해 측정 조작의 공모 관계를 확인한 결과 실제 측정값을 축소한 것이 4,253건에 이른 것으로 파악 됐다.

산단의 공기 질이 좋아졌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의 대기오염물질 측정값 조작사태를 보면 뻥이었다. 속칭 “짜고 치는 고스톱” 이다. 마치 양치기 소년처럼 산단의 거짓말에 시민의 신뢰는 하루아침에 잃고 말았고 분노마저 치오른다.

환경부는 이번 사태를 보고 올해 2월부터 실시 중인 감사원의 ‘대기분야 측정대행업체 관리실태’ 감사결과와 전국 일제점검 등을 통해 측정대행업체의 불법행위를 근절할 수 있는 종합개선방안을 5월까지 마련할 예정이다. 

중․대형 사업장에는 배출농도 상시 감시가 가능한 굴뚝 자동측정기기(TMS) 부착을 확대하고, 소규모 사업장에는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사업장 방지시설 적정 운영 여부를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감시체계를 구축기로 한 것이다.

그러나 이들 시설 가운데 1~2종 63개 업체는 전남도가, 3~5종 122개 업체는 여수시가 각각 감독하고 있다. 

여수시가 가지고 있는 산단 환경관리권은 3종 업체 이하로 현재 잇따른 안전사고와 이번 측정값 조작 업체는 1~2종 사업장으로 여수시에는 관리권이 없다. 그 때문에 지자체 차원의 적절한 대응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수시 관리 일원화가 더 필요한 시점인 것 같다.

우리의 이번의 사태를 보면서 이런 실태가 오랫동안 노출되지 않은 것에 대해 아쉬움이 크다. 우선 해당 공장에서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구성원들의 무감각이다. 

특히 담당자는 측정 업체에 측정값 조작을 요구하고 있었는데도 각 공장의 노동조합은 임금 인상, 복지 등 처우개선에는 열성을 보이면서도 막상 자신과 구성원의 안위가 달린 문제는 외면하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안위와 시민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앞으로 노동조합의 의제로 삼았으면 한다.

지역사회의 환경 관련 시민단체는 사후 약방문 격으로 사건 발생 후 겨우 성명서나 시위로만 대응하고 사전 예찰 활동엔 한계를 보였다. 보다 전문 요원의 양성과 실익 있는 예찰 활동을 강화해 시민의 안전을 챙겼으면 좋겠다. 지자체와 연대하고 지원도 필요하다.

그러나 보다 우선하는 것은 시민의 건강, 생명권을 보장하기 위하여 암 발생률이 타지역보다 높다고 인식되고 있는 상암, 해산 등 산단 인근 마을에 대한 역학 조사가 정례적으로 실시될 수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

아울러 인근 광양과도 시민이 연대하여 감시하는 민간 예찰 검증 활동이 이루어져 양치기 소년을 배출하지 않았으면 한다.

“거짓말만큼 비열하고 가련하고 경멸스러운 것은 없다. 한 번 거짓말하면 두 번, 세 번하게 되고 결국은 버릇이 되고 만다.”는 제퍼슨의 경구를 여수국가산단 공장들에 선물한다. 눈 가리고 아웅 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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