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를 심는 것은 희망을 심는것
나무를 심는 것은 희망을 심는것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9.04.05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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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율 주필.
이상율 주필.

 

봄이 되자 목련, 산수유, 철쭉, 진달래, 벚꽃들이 흐드러지게 피고 산과 들에는 복수초, 괭이밥, 꽃마리, 제비꽃 등 갖가지 꽃들이 불쑥 고개를 내밀어 자연을 아름답게 꾸민다. 꽃구경 나들이가 행렬을 이루고 있지만, 미세먼지 나쁨이라는 예보라도 뜨는 날이면 아예 발걸음을 돌리기 마련이다.

미세먼지가 최근의 이슈로 등장하자 전국의 각 지자체가 미세먼지에 걸려주는 역할뿐만 아니라 자연을 복원하고 경관을 새롭게 조성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미세먼지 저감 정책이라며 나무 심는 행사나 투자 사업을 하느라 분주하다.

서울은 한강 주변을 생태 숲, 이용 숲, 완충 숲 3개 모델로 구분하여 조성하기로 했다. 수변 지역에는 갯버들, 버드나무 등을 식재로 자연성을 회복시키는 생태 숲으로 둔치에는 쉼터 역할의 그늘 목 식재로 다양한 경관을 연출하는 이용 숲을 도로변은 소음과 경관은 물론 완충 기능을 강화할 수 있는 수종으로 완충 숲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인천은 중국 발 미세먼지가 수도권으로 유입되는 바람 길에 있다면서 축구장 3개 크기(2)의 부지에 6,000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춘천시는 겨울철 불어오는 북서풍의 바람길 역할을 하는 의암호 인근 15(15) 규모의 부지에 미세먼지 차단 숲을 조성하기로 했다. 이곳에 대규모 숲이 조성되면 북서풍을 타고 춘천 도심으로 직접 유입되는 공기의 흐름을 분산시켜 미세먼지도 상당수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순천시는 지속 가능한 환경 도시 구현을 위해 시민들과 함께 올해 '천만 그루 나무 심기'를 추진하고 있다. 테마도 다양하다. 미세먼지 차단 숲, 생태 숲, 이용 숲, 완충 숲, 천년의 숲, 상생의 숲, 상상의 숲 등, 마치 무슨 장치 예술의 작품 이름을 연상하게 한다.

각 지자체가 미세먼지 차단 숲 조성에 지나치게 예술성에만 치우치다 보면 막상 조림은 취약해지고 재정은 많이 투입되는 결과를 빚을까 염려도 된다.

우리나라는 이스라엘과 함께 유엔이 인정하고 있는 20세기 녹화 성공사례로 꼽히고 있다. 독일, 영국, 뉴질랜드와 함께 4대 조림국가를 목표로 지난 반세기 동안 전쟁과 굶주림으로 국토 대부분이 황폐하였지만 국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하여 지금의 울울창창한 나무가 하늘을 가리는 금수강산(錦繡江山), 1등 조림국가를 일궈낸 것이다.

20107월이면 공원일몰제 시행으로 동네 공원이 사라진다. 사유지의 공원 용지 효력이 없어지면 땅 주인은 개발 행위에 착수할 수 있다. 상가나 아파트 개발 등 무분별한 난개발이 우려된다.

점점 심각해지는 미세먼지 때문에 도시공원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는 상황에서, 공원으로 쓸 수 있는 땅들이 대폭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이다. 여수에서는 자산공원이 대상이 된다. 시는 공원 일대의 사유지를 매입, 제구실하는 공원이 되도록 하겠다고 하니 적절한 조치다.

권오봉 시장은 여수시 식목 행사에서 조림사업을 더더욱 확대 하겠다고 밝혔다. 자투리땅으로 남아있는 시유지를 일제히 조사하여 나무를 심겠다고 했다. 매우 적절한 조치로 기대해본다

미세먼지 차단, 기후 보호, 테마가 있는 삼림 조성을 위해서는 장·단기 계획과 먼 미래까지의 적합한 디자인이 필요하다. 여수를 상징하는 동백꽃의 군락지인 오동도, 자산공원, 동백골, 향일암, 금오도, 거문도를 더욱 보식하여 동백이라는 상징적인 테마를 살리고 듬성듬성해진 가로수는 수고(樹高)가 같은 종류의 나무를 심고 미세먼지 차단 숲은 후박나무, 아기 동백 등 상록수 계통을 심는 등 계획 조림이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다.

여수는 바다와 섬을 품고 있지만 인근 여수국가산업단지 광양의 포스코 등 이 똬리를 틀고 있어 쾌적한 도시는 아니다. 특히 기후 후보 도시로 명망을 이어가려면 나무를 심는 것이야말로 최선의 방법이라 하겠다.

사람들은 지금 물과 숲의 가치를 모르고 사는 것 같다. 막상 위기에 처하거나, 부족하면 그때야 그 가치를 깨닫는다. 이제 숲은 사람에게 돈이 되고, 태양의 그늘막이 되고, 생명인 물이 된다. 모든 동·식물의 안식처가 되고 무한의 가치를 인정한다. 산림을 소중히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다.

시인 박목월은 나무 송()에서 나무를 심는 자는 희망을 심는다고 했다.

수목은 질시하거나 불목(不睦) 하는 일이 없다. 씨앗이 떨어진 그곳에 뿌리를 내리고 천 그루이든 만 그루이든 떼를 지어 수풀과 삼림을 이루고 평화롭게 뻗어난다. 그러므로 우거진 숲이나 삼림을 보게 되면 누구나 평화를 꿈꾸게 된다.”라고 읊었다.

그래서 평화를 갈망하고 사랑하는 모든 사람은 한 그루의 나무라도 심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하는가 보다. 나무를 심는 것이야 말로 희망을 심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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