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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이 없어 깨끗하니, 그래서 수필이 먼저 좋다”
“거짓이 없어 깨끗하니, 그래서 수필이 먼저 좋다”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9.03.14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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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중학교 교과서에 작품 올린 임병식 작가]
여수 작가 작품 올해 중학교 교과서에 실려 화제
임병식 작가
임병식 작가

 

여수에서 활동하는 수필가 임병식 씨(73)의 작품 “문을 밀까, 두드릴까”가 2015 새 교육과정으로 발행된 2019년 중 2-1 국어 교과서에(P172) 수록됐다.

김유정의 “동백꽃”, 권용선의 “읽을수록 좋은 만병통치약”, 김소월의 “먼 후일”, 법정의 “무소유”와 함께 실렸다.

“문을 밀까, 두드릴까”는 작품 쓰기에 있어 퇴고(推敲)의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글 쓰는 사람들에게는 매우 중요한 마무리 절차라고 할 수 있다.

1. 마음을 열고 2. 읽고 발표하고 3. 우리말 우리글 4. 나도 글을 쓴다. 마지막 단원, 「글을 완성하는 고쳐 쓰기」 편에 있다.

작가는 투르게네프, 헤밍웨이, 구양수 소동파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여러 작가의 일화를 인용하면서까지 고쳐 쓰기의 중요성과 필요성을 이야기한다.

완성된 글을 다시 읽어 가며 다듬어 고치는 일, 즉 맞춤법이나 띄어쓰기의 문제를 검토하는 일에서부터 시작하여 표현의 적절성, 비유의 정확성 등을 검토해야 하는 퇴고 과정을 매우 강조했다.

글쓰기의 성패를 좌우하는 퇴고의 중요성이 학생들의 바른 글쓰기 과정에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공감하기 때문에 일 것이다.

작가는 1989년 한국수필에 “천생연분”으로 등단했고 그간 왕성한 활동을 쉬지 않고 해 왔다.

1990년 작품집 “지난 세월 한 허리”를 비롯하여 1993년 “인형에 절 받고”, 1995년 “동심으로 산다면”, 2007년 “막 쓰는 수필”, 2015년 수필 쓰기의 힘“ 2017년 “왕 거미집을 보면서”, “수석 이야기” 등 10 여권의 작품집을 냈다.

그는 지금껏 1.200여 편의 작품을 내놓고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꽃씨의 꿈”(작품집)을 전자책으로도 발간하는 등 변화의 물결에도 녹아들어 거침없이 왕성한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절필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다. 대단한 열정이다.

1946년 전남 보성 출신인 작가는 고교 시절부터 글쓰기를 시작하여 1963년 ‘학원’ 지에 작품을 다수 발표하였으며 “지게꾼과 심부름”으로 학원 문학상을 수상받기도 했다.

당시 작가 정채봉, 최명희 등과도 교류했으며 군복무시에도 펜을 놓지 않고 전우지에 작품 다수를 발표하는 활약을 보였다.

임병식 작가의 수필집.
임병식 작가의 수필집.

 

1979 정음 출판사 공모 수필 <슬픈 날>로 최우수상 수상을 하였고 학원 문학상을 2회에 걸쳐 수상하기도 했다. 졸업 후 경찰에 투신하여서도 그는 글쓰기 활동을 이어갔다. 2003년 한국수필문학상, 2008년 아르코 문학상, 2014년 한국 문협작가상, 2015년 전남문학상을 받았다. 2007년에는 수필 작법 서를 집필하기도 했다.

작가가 중요하게 다루는 작품의 소재는 50~60년대의 농촌 풍경과 생활 모습, 보성과 여수지역의 풍물과 인물 조명, 바른 가치관을 일깨우는 글에 치중한다. 특히 역사성이 부족한 작품에 대해서는 날카로운 비판도 서슴지 않는다.

피천득의 대표작 “인연(因緣)”을 놓고 당시 일본의 지배로 국민이 억압과 핍박받고 있던 시절 일본인 학생과의 사랑 얘기를 쓴 것을 두고 역사적으로나 정신 자세, 품격을 잃은 것인데도 도리어 모범적인 수필로 칭송하는 것은 당시 지식인이 취할 태도가 아니라며 날카롭게 비판하기도 했다.

농촌 출신이고 청소년 시절 서당에서 한문을 익혔던 경력과 봉직했던 직장 윤리 의식, 퇴고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그는 작품 활동 이외에도 여수 문인협회 지부장(1990∼1991), 한국수필 작가회장(2008∼2009), 여수, 순천, 광양을 아우르는 동부수필 문학회를 창립하기도 했다.

작가는 임병식의 수필 쓰기 핵심(해드림 출판사 간)에서 “우리는 진솔한 사람을 좋아한다. 어떤 이들은 창작에서 뭔가 꾸밈이 없으면 문학성 혹은 예술성이 떨어진다는 생각을 한다. 기쁘든 슬프든, 행복하든 불행하든 우리네 인생은 예술이다.

우리 삶은 솔직함이 매력인데, 내 인생을 멋지게 보이고자 나를 거짓으로 꾸며야 할까? 거짓이 없으면 미학이 없을까? 거짓이 없어 깨끗하니, 그래서 수필이 먼저 좋다”라고 했다.

그의 작품에서는 인간이 갖추어야 할 바른 덕목을 느끼게 하는 매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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