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세상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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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해안신문
  • 승인 2019.01.26 1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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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박완규 더불어민주당 부대변인
박완규 부대변인.
박완규 부대변인.

 

‘중소기업 9988’이란 말이 있다. 우리나라 전체 기업 숫자의 99%가 중소기업이고,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근로자수가 우리나라 전체 근로자의 88%를 차지한다는 의미다.

우리 주변에 보면 종업원 몇 명을 데리고 사업을 꾸려나가는 영세 사업자들이 꽤 많다. 그 사업자가 중소기업을 운영하든 자영업을 하고 있든 열심히 그리고 치열하게 세상을 살아가기는 마찬가지다.

날마다 출퇴근하는 길에 몇 년 사이에 간판이 세 번이나 바뀐 상가가 있다. 내 기억에 처음에는 그곳에 자장면집이 있었다. 그런데 3년 전에 문을 닫고 치킨집이 들어왔다가 다시 문을 닫고 한참 동안 빈 가게로 있었다.

그러다가 최근에 호프집이 들어온다며 실내인테리어 작업이 한창이다. 그것을 보면서 무심코 ‘가게가 또 바뀌네?’ 생각했다. 그러다가 생각을 고쳐먹었다. 나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일이지만 간판을 올리고 내리는 문제는 당사자에게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식물의 3분의1은 곤충의 수분(受粉)활동으로 열매를 맺는다. 그 가운데 80%는 꿀벌을 통해 수분활동이 이뤄진다. 특히 딸기, 호박, 사과, 오이 등 사람이 먹는 작물의 90%는 꿀벌을 통해서 열매를 맺는다.

그런데 지구상에 꿀벌이 사라진다면 인류도 4년 내에 사라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왔다. 꿀벌처럼 그 존재는 미약하지만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존재를 우리 주변에서 찾아보라고 하면, 그것이 바로 이 땅에 있는 중소기업인과 자영업자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경제가 대기업 위주인 오늘의 현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지금까지 막대한 자본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국가경제를 지탱해 왔고 오늘날 우리나라를 경제대국으로 이끌어 온 사실은 부정하기 어렵다. 그렇다 보니 대기업이 이 땅에 미치는 영향력 또한 대단했다.

하지만 이제는 대기업에 쏠렸던 이 시각을 조금씩 중소기업 쪽으로 돌릴 때가 되지 않았나 싶다. 삼성의 반도체 국면이 어떻고 현대중공업의 조선업이 어떻고 하는 것은 날마다 뉴스를 통해 알 수가 있지만 중소기업이 처한 현실을 심도 있게 다루는 뉴스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애국자는 누가 뭐라고 해도 많은 직원들을 고용해서 그 사람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주고 있는 사람들이다. 그렇다고 했을 때 우리나라 고용의 88%를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자영업자의 비중은 결코 가볍다고 할 수 없을 것이다.

사회적으로 1조원의 매출이 필요한 분야가 있다고 가정하자. 그것을 한 회사가 모두 독차지하면 사장은 1명이고 고용은 많아야 1000명 정도 될 것이다. 그런데 100억짜리 회사가 100개 있다면 사장은 100명이 되고 고용은 수천 명도 넘을 것이다.

그리고 10억짜리 매출의 중소기업이 1,000개 있다고 가정하면 사장은 천명이고 고용은 만 명도 넘을 것이다. 경제의 효율성만 따진다면 당연히 1개 회사가 1조의 매출을 독차지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고용의 관점에서 보면 100개의 중소기업이, 그리고 1,000개의 중소기업이 다양한 지역에서 다양하게 공존하며 1조의 매출을 달성하는 것이 국가발전에 훨씬 더 기여하는 것이 될 것이다.

정부의 잇따른 지원효과가 어려운 처지에 놓인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세밀한 정책을 펼쳐나가는 것도 중요하지만, 우리 모두가 중소기업인들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관심을 기울여주는 것만으로도 이분들에게는 큰 힘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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