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에 비해 열악할 것이란 선입관, 잊어 달라”
“대도시에 비해 열악할 것이란 선입관, 잊어 달라”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9.01.11 09: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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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이우석 제일병원 심혈관센터장
호남 최초, 쓰리 시스템과 전문의 동시에 갖춘 의료시스템 구축
“촌각 다투는 심장질환, 접근성 우선 고려해야”
이우석 제일병원 심혈관센터장
이우석 제일병원 심혈관센터장

 

지난해 말 문을 연 제일병원의 심혈관 센터는 3D 장비인 카토 3 시스템와 Cryo ablation system(냉동 수술기–심방세동 시술)외 최신 버전으로 뇌혈관 시술이나 심장혈관 치료에 널리 쓰이는 혈관 중재 시술 영상장비 “이노바 IGS630”를 호남 최초로 도입, 쓰리 시스템을 갖추고 부정맥/심혈관 센터를 개소했다.

여수와 인근 지역에서 부정맥을 비롯한 심혈관 질환 발병 시 위급한 가운데도 서울 등 대도시로 가던 관행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 아산병원, 중앙보훈병원에서 다년간 고주파 전극도자 절제술을 시행한 숙련된 전문의 이우석 박사가 첫 센터장으로 부임해 진료중이다.

최근 10년 사이 환자수가 급격히 늘어나고 있는 부정맥, 심혈관에 대한 상식과 최신 장비를 이용한 진찰, 진료 효과 등에 대해 이우석 박사와 인터뷰를 가졌다.

 

앞서 소개한 쓰리 시스템으로 부정맥을 비롯하여 심혈관 환자의 진료 시간 단축이나 효과 등이 궁금하다. 장비에 대한 각각의 설명과 이용하고 있는 경우 수 등을 구체적으로 설명 한다면... 그리고 효과와 환자의 만족도는...

이노바 IGS 630 장비는 GE 헬스케어에서 야심차게 개발한 영상 장비로 전기생리학 및 심혈관 시술뿐만 아니라 말초 혈관 시술, 신경 시술 등에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는 효용성이 뛰어난 장비다.

특히 지금 저희 병원에서 하고 있는 관상동맥중재술시 병변에 정확하게 스텐트를 위치시킬 수 있고 스텐트 후 풍선확장술의 정확도를 기할 수 있는 기능인 AngioViz같은 기능은 환자 치료에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시술을 가능하게 하였다.

또한 방사선 조사량을 다양하게 조절할 수 있어 환자 및 의료진에게 더 낮은 선량으로도 시술 및 검사를 할 수 있게 함으로써 방사선의 위해로부터 좀 더 안전하다.

부정맥 시술시 이용하는 3D 장비인 카토 3 시스템은 현재 전국적으로 가장 많이 이용하는 장비이고 기술적으로도 다른 회사에 비해 앞선 장비다.

특히 심방세동이나 심실빈맥과 같은 복잡한 부정맥에서 환자의 심장을 3차원적으로 재구성하여 부정맥이 원인이 되는 부위를 보다 정확하게 특정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시술 합병증이 1%정도에서 발생할 수 있는데 실제와 같은 심장의 재구성을 통해 보다 안전한 시술을 할 수 있게 도움을 준다.

냉동 수술기의 경우에 있어서는 발작성 심방세동에서 이용할 수 있는 장비로 기존 고주파 전극도자절제술을 이용할 경우 걸렸던 4시간 정도의 시술 시간을 2시간에서 3시간으로 줄일 수 있고 합병증을 줄일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본원에서는 호남 최초로 이를 이용한 심방세동 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하였다. 앞으로 심방세동 환자에서 기존의 방법보다 효율적이며 안전하게 시술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

 

부정맥과 심혈관 질병에 대한 구체적 설명을 알기 쉽게 해주면 좋겠다.

심장병은 쉽게 설명하자면 크게 3가지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첫째, 집의 틀, 구조의 역할을 하는 심장 근육에 생기는 병, 둘째, 집의 상수도와 같은 배관에 문제가 생기는 협심증, 심근 경색과 같은 질환, 셋째, 집의 전기 배선에 문제가 생기는 부정맥 질환이다.

심근육과 같은 구조에 생기는 병은 유전적인 원인에 생기는 경우, 부정맥, 심혈관 질환과 관련하여 생기는 경우, 기타 당뇨, 고혈압과 같은 내과적 질환과 연관되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유전적인 원인의 경우는 어떻게 못한다고 하더라고 기타 원인의 경우에 있어서는 원인 질환을 잘 조절함으로써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겠다.

심혈관 질환은 심장근육에 산소와, 영양소를 공급하는 배관에 문제가 생기는 것으로 대표적인 것이 동맥경화로 인한 협심증이 있겠다.

특히 운동과 같이 심장 근육이 일을 많이 하게 되는 상황에서 흉통 및 호흡곤란 등을 호소할 수 있다.

전기 배선에 문제가 생기는 부정맥의 경우는 말 그대로 단선이 되어 발생하는 서맥성 (느린맥) 부정맥, 누선이 되거나 합선이 되는 빈맥성 (빠른맥) 부정맥이 있다.

비정상적인 곳에서 전기가 발생하거나 전기가 흐르지 않아 생기는 현상으로 집을 고치 듯 심장의 전기적 성질에 대한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호흡곤란, 흉부 답답함, 실신 등으로 이어질 수 있고 심한 경우 급사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이 질병에 대한 사전 예방 방법은 없는지. 있다면 상세한 설명을 바란다.

각각 다른 병이긴 하지만 이에 대한 예방법은 비슷하다.

우선 격심한 스트레스 피하기다.

심한 흥분, 말다툼, 격렬한 운동, 추위 노출 등과 같은 심한 스트레스는 피하라.

과음을 피하고 담배는 끊을 것을 권한다. 적당한 음주는 그나마 괜찮으나 과음은 혈압을 올리고 뇌출혈 위험성을 증가시키며, 심방세동을 유발하여 심혈관계 건강에 큰 위협을 준다. 흡연은 급성심근경색증의 주요 위험인자이므로 반드시 피해야 한다.

또, 적절한 운동과 균형있는 식이요법이 필요하다. 심장학회에서는 운동을 적절하게 시행할 것을 권고하고 있으며 하루에 30~60분씩 매일 땀이 날 정도로 속보로 걷는 운동이 좋다. 또한 골고루 균형 잡힌 식사를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밖에 효과가 입증된 표준 약제의 복용도 필요하다.

 

지방의 의료 환경은 대도시에 비해서는 매우 열악하다.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우수한 의료 인력의 수급이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방의 인프라의 발전이 같이 동반되어야 한다.

현재 대도시의 경우에는 의사가 넘쳐나고 있는 상황이지만 대도시 권역, 특히 수도권을 벗어나려고 하지 않는다.

이는 지방의 경우 교육, 문화 등의 혜택이 열악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이런 인프라의 미비가 의료 환경의 열악성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심장센터장으로 부임한지 서너 달 된 것 같다. 서울 재직 의사가 지방병원 근무는 쉬운 일이 아니다. 경과를 말씀 해주면 좋겠다.

처음 걱정했던 것은 환자가 없으면 어떻게 하지? 라는 것이었다. 하지만 현재 지속적으로 심장내과 환자가 늘고 있고 기타 심장 검사도 그와 동반하여 증가하고 있어 이런 걱정은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요즘은 시술, 외래진료, 검사 등 화장실 갈 틈도 없이 일을 하고 있다. 소명으로 생각하고 있고 지금 드는 생각은 심장내과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같이 일할 심장내과 선생님을 구하려고 계획하고 있는데 빨리 구해졌으면 한다.

 

환자 가운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사례는 없는가. 있었다면 소개를...

과거 6.25 참전 용사였던 100세 할아버지를 치료했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나이에 비해 2-3일전까지만 해도 활동도 잘 하시고 식사도 잘 하셨던 분이 기력이 없다고 응급실을 방문했었는데 심전도를 보니 심실빈맥 소견이 있었고 전기충격을 통해 정상맥으로 전환시켰는데 전환시킨 심전도에서 아까 말씀 드렸던 단전현상이 있었다.

이 분의 경우 서로 상반된 빈맥성 부정맥, 서맥성 부정맥이 같이 있었던 분으로 삽입형 제세동기 시술을 통해 치료하였고 최근까지도 정정하게 외래를 잘 다니시고 있다.

 

그간의 경력과 여수에 대한 인상도 덧붙이면 좋겠다.

심장내과 의사로 수련 및 진료를 시작한지 내년이면 9년째가 된다.

특히 여수에 오기 직전 3년 동안은 중앙보훈병원 순환기 내과에 부정맥 파트를 개설하여 부정맥 환자를 돌보는데 많은 경험을 쌓게 되었고, 이를 통해 부정맥중재시술 인증의 자격을 획득하였다. 광주 전남에서는 이 자격을 가지고 있는 의사가 5명뿐이다.

여수는 많이 와 보지는 않았지만 처음부터 낯설지는 않다. 외할머니 고향이 여수이기 때문이다.

여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막상 와 보니 날씨도 좋고 음식들도 맛있어 마음에 든다. 특히 이번 여름에 경도의 하모 샤브샤브를 먹어 보았는데 너무 맛있어 4-5번은 먹으로 갔다. 앞으로도 좋은 기억 많이 가졌으면 좋겠다.

 

시민에게 특별히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서울 등 대도시와 비교에 매우 열악하다는 선입관념이 있다. 최신 장비와 전문의를 갖추었음으로 믿고 맡겨 주시면 최선을 다해 치료에 전념하도록 하겠다.

심장병은 급성 질환과 만성 질환의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생활권 근처에서 접근성이 좋은 병원을 찾는 것이 관리에도 수월하고 생명, 시간, 돈 모두 아낄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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