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혜를 위한, 특혜에 의한, 특혜의 여수가 되어서는 안 돼”
“특혜를 위한, 특혜에 의한, 특혜의 여수가 되어서는 안 돼”
  • 강성훈
  • 승인 2018.12.26 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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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사람들의 2018 보내기] 이현종 여수시민협 대표
낭만포차 이전 촉구 노력·여순사건 진실규명 촉구 등 성과
상포지구 특혜의혹 관련 미진한 대응은 아쉬움으로 남아
이현종 대표.
이현종 여수시민협 대표.

 

낭만포차 이전, 웅천특위 구성 촉구, 상포 특혜 의혹 제기 등 지역 현안마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며 문제해결에 앞장서 온 시민협 이현종 대표를 만나 올 한해 여수지역의 시민사회 진영의 성과와 아쉬움을 돌아보고, 지역 현안에 대한 견해와 다가오는 새해 여수가 준비해야 할 정책 방향들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 편집자주-

 

- 먼저, 올 한해 여수지역 시민사회 진영이 거둔 가장 큰 성과는 무엇인가?

여수시민이 함께 이용해야 할 종화동 해안공원의 낭만포차를 이전하도록 여론화시킨 것과 여순사건 70주년을 맞이하여 진상조사를 통한 진실규명을 할 수 있는 여론을 만들어 낸 것이 가장 큰 성과로 볼 수 있을 것 같다.

낭만포차는 관광객들에게 여수에 대한 인식을 긍정적이기보다는 부정적으로 심어준다는 의견이 많았고, 또 아름다운 해안공원을 시민들에게 다시 돌려주어야 한다는 측면에서 철거 혹은 이전이 의미가 크다고 본다.

여순사건은 그동안 독재권력이 ‘여순반란’이라고 규정해 놓아서 여수시민들은 입이 있어도 할 말을 못하고 살아 왔다. 그리고 당사자들의 피해는 물론이고 그 가족과 친척 후손들까지 연좌제로 인해 억눌려 살아와야 했다. 이제라도 진실규명이 이루어지고 명예회복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그 성격을 여순항쟁으로 규정하는 움직임은 여수역사 발전을 위해서도 바람직한 일이라고 본다.

 

한해를 보내면서 아쉬움 또한 클 것 같다.

상포지구 특혜의혹과 관련하여 검찰의 대응이 미진하였다는 것이다.

전 시장의 조카사위가 특혜의혹의 중심에 있고, 준공검사 기준인 도시기반시설공사가 삼척동자가 보아도 눈속임용 부실공사라는 것을 알 수 있는데 검찰이 이를 기소하지 않은 것은 지금 생각해도 이해할 수 없다.

적어도 상포지구 특혜의혹 사건 처리결과로만 본다면 아직도 검찰은 전혀 반성도 혁신도 없어 보인다.

지금 감사원에서 감사중이니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만일 그 조사마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면 상포지구 도시기반시설을 위해서 시민의 혈세가 140억 이상 낭비될 수도 있다.

 

올 한해 여수의 가장 큰 화두는 아무래도 민선6기와 민선7기의 정권교체였다. 시민들의 체감정도는 어느 정도라 보는가?

우선 시장 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열풍을 일으켰던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무소속 후보가 이겼다는 것은 이변이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당선된 무소속 후보도 애초에는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다는 점에서 시민들이 그렇게 혁신적 이변으로 보지는 않았을 것이다.

시장선거와 관련하여 안타까운 것은 아직 연임에 성공한 시장이 한 명도 없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까지 시민의 마음을 잡을 만한 시장이 한 명도 없었다는 의미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안타깝다는 것이다.

의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압승하였다는 것과 26명 의원 중 11명이 초선의원이었다는 것은 주목할 부분이다. 이는 시민들의 변화를 추구하는 기대심이 반영된 것이라 볼 수 있는데, 더불어민주당은 공천과정에서부터 금품수수, 구세력 복당 등으로 시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고, 지금도 다수당으로 군림하며 시민들에게 믿음을 주고 있지는 못한 듯하다.

초선 의원들도 제대로 시민의 뜻을 읽지 못하는 듯한 모습과, 계파 줄서기하는 구태의연함을 보여주는 모습은 다소 실망스럽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이제 6개월이 지났으므로 내년부터는 보다 성숙한 모습으로 변화되기를 기대해 본다.

전체적으로 한 가지 더 안타까운 일을 언급한다면 시민들이 주체적으로 시의 지도자를 키워내지 못하고 귀향 권력에게 휘둘리고 있다는 것과 시의원 선거에서 정당의 벽을 넘는 좋은 후보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아직도 지방정치가 후진성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듯하여 시민 스스로 성찰이 필요하다고 본다.

 

올 한해 지역사회는 다양한 문제들로 갈등을 겪고 있다. 우선 시민협이 지속적으로 요구해 온 낭만포차의 이전 문제다. 근본적 문제는 무엇이라 보는가? 또, 현시점에서 고민해야 할 대안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는 시행정의 관점이 바뀌어야 한다. 시민의 세금을 들여서, 시민들이 통행하도록 만들어놓은 길을 가로막고 몇몇 사람이 장사를 하도록 허가한 시 행정, 또 시민의 세금을 들여서 시민들이 휴식을 즐기도록 만들어놓은 공원에 좌판을 깔아놓고 술장사를 하도록 허가한 시행정, 그런 시행정이 이루어졌다는 것에 기가 막힌다.

공원에서 있어서는 안되는 불법 주점을 허가해 준 시장, 그것을 그대로 두라는 일부 시의원들의 모습을 보면서 참으로 천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돈만 벌면 어떤 것도 좋다는 그런 천박한 생각이 여수시에서 버젓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이 마음 아플 따름이다.

지금의 낭만포차는 불법이며, 여수의 관광이미지를 망가뜨리고 있기 때문에 당장 철거해야 한다. 꼭 필요하다면 시민들의 합의를 거쳐 다른 곳으로 이전하는 것이 마땅하다. 그것이 다수 시민의 뜻이기도 하다. 다행히 현 시장이 낭만포차를 옮기겠다고 하니 시의회에서도 조속히 대책을 세워 적어도 공원지역에서 길을 막고 상업행위를 하며 시민의 눈살을 찌뿌리게 하는 일은 중단시켜야 할 것이다.

 

내년에도 이어질 지역의 현안 문제다. 웅천택지개발을 둘러싼 특혜의혹이다. 시민사회 진영이 분석하는 문제의 핵심은 무엇인가?

오현섭 전시장, 김충석 전시장, 주철현 전시장을 거치면서 본래의 웅천개발 목적과는 달리 여러 번의 계약 변경을 통해 특정 업자들의 배만 불려주었다는 것이다.

그런데 시에서는 관련 업자들의 영업비밀을 보호한다며 계약 변경 내용마저도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여수시는 시민들의 알권리보다 업자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있는 것이다.

여수시는 건물의 층수를 높이게끔 허가해 주어 업자들이 이익을 몇배 불릴 수 있도록 특혜를 주거나, 땅의 용도를 변경해주어 땅값을 몇배 올릴 수 있도록 특혜를 주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심지어는 부영아파트 부지를 판매하면서는 100억원을 뒷돈으로 주고 거래하다 발각되기도 하였다. 이런 특혜는 곧바로 시민의 희생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땅값이 오르고, 임대료가 오르고, 물가가 오르기 때문이다. 이 또한 우선은 시의회에서 조사특위를 구성하여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본다.

 

- 지역 일각에서는 각종 지역 현안문제에 있어 시민사회진영의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다는 지적들이 많다. 이에 대한 입장은?

시민단체가 모든 지역문제에 목소리를 내지 못한다는 것은 인정한다.

우선은 역량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시민단체가 여럿 있기는 하지만 그 중에서도 관청의 보조금을 받지 않고 이익사업도 하지 않으면서 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시민운동 단체는 한둘뿐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상근하는 직원은 두세 명뿐이다. 2천명이 넘는 여수시공무원들이 하는 일, 26명의 시의원들이 하는 일들을 모두 감시하기에 역부족이다.

게다가 어떤 일이 발생했을 때 그것을 수사할 권력도 없고, 전문성도 떨어진다. 언론처럼 정보력이 있는 것도 아니다. 또 섣불리 어떤 입장을 내세우거나 어떤 한쪽 편을 들 수도 없다.

그래서 정확성을 기하다보면 어정쩡한 것처럼 보일 때도 있고, 전문성을 기하다보면 한 발 늦을 때도 있다. 우리 스스로도 안타까워하는 부분이다.

 

새롭게 맞이 할 2019년. 여수지역사회가 가장 고민해야 할 화두는 무엇이라 생각하는가? 아울러 그 고민들 속에서 시민사회진영은 어떤 역할을 할 것인가?

행정과 의회의 민주화다. 2019년의 여수시 예산은 1조 4천억이 넘는다. 추경까지 하면 1조 7천억도 넘을 것이다. 단순계산해도 28만 여수시민이 500만원씩의 참여 권리와 책임이 있다.

모두 우리의 세금이다. 매월 월급봉투에서 세금을 뗀 것을 물론이고, 가게에서 과자 한 봉지를 살 때도, 식당에서 밥 한 그릇 먹을 때도, 핸드폰을 살 때도, 집을 사고 팔 때도 모두 그 속에 세금이 포함되어 있다.

행정은 세금을 걷어서 그것을 정의롭게 집행하는 일을 해야 하고, 의회는 그 세금이 정의롭게 사용되고 있는지 감시해야 한다.

그런데 마치 시장이나 시공무원들이나 시의원들이 자기들의 돈처럼 가지고 논다. 이건 잘못된 것이다.

이것이 행정과 의회가 민주화되어야 할 이유다.

더욱이 문재인 정부는 지방분권을 강화하겠다고 하였다. 그러면 예산은 지금보다 훨씬 늘어날 것이다. 행정권력도 지방자치단체로 많이 이양될 것이다. 그럴 때 누군가가 시행정을 감시하는 역할을 하지 않으면 행정은 부패할 수 밖에 없다.

시민협은 행정을 감시하면서 의회에 감시 역할을 촉진시키는 역할을 강화해 갈 것이다.

아울러 시민이 주체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주민참여예산제가 실효성있게 운용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 갈 것이다.

 

끝으로 지역사회에 호소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플라톤이 한 말이 있다. “정치참여를 거부하는 형벌 중에 하나는 당신보다 못한 사람들에 의해 지배당하는 것이다”

많은 시민들은 선거만 하면 시민의 역할을 다하는 것처럼 여기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시장이나 시의원 중에는 자신들이 선거를 통해 당선되었으니 시민의 대표로서 권력을 행사하는 것이 당연한 것처럼 인식하는 경우가 있다.

이건 민주주의의 기본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링컨이 말한 ‘국민을 위한, 국민에 의한, 국민의 정부’라는 최소한의 원칙이 지켜지는 여수가 되어야지, 특혜를 위한 특혜에 의한 특혜의 여수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헌법의 원칙에 의해 시민주권, 시민자치, 시민복지 등과 같은 민주정치의 원리가 지켜지는 여수가 되었을 때 시민이 행복한 여수가 될 것이다.

이런 건강한 지방자치를 위해서는 우리 시민들은 특정 정당에 휘둘리지 않고 학연이나 지연에도 휘둘리지 않고 오직 시민 행복을 위해서 시민이 참여하는 여수정치가 이루어지도록 함께 힘쓰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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