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조타장치 고장으로 첫 출발부터 힘든 여정 예고”
“자동조타장치 고장으로 첫 출발부터 힘든 여정 예고”
  • 남해안신문
  • 승인 2018.11.22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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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선 KOREANA호 SCF 극동세계범선대회 항해일지1]
뛰어난 항해술로 타 범선에 여유롭게 앞선 1등 유지

 

국내 유일의 범선 코리아나호가 지난 9월 러시아에서 개최된 동방경제포럼의 부대행사로 열린 극동세계범선대회에 참가해 민간외교사절로서의 큰 역할을 했다.

코리아나호는 여수~러시아 블라디보스톡간 1,000km 구간에서 레이스 경쟁을 펼치며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염원했다.

2주간 펼쳐진 레이스의 기록인 정채호 선장의 ‘극동세계범선대회’ 항해일지를 통해 당시 생생한 기록을 되살려본다. 15일간의 기록을 모두 3차례 나눠 게재한다. - 편집자주-

코리아나호는 2018 대한민국 국제범선축제를 마치고 21호 태풍 제비의 영향으로 9월 4일 오후에 출항하였다.

당초 지원자는 많았으나 태풍 영향으로 출발 인원이 반으로 줄어 정채호선장, 김정득기관장, 크루에는 이효웅, 궁인창, 장익희, 박창원, 이호석, 정선국, 남진국, 로신(러시아), 사쿠라이(일본), 바실레브스키(러시아) 12명이 승선하였다.

외국인 중 로신은 선원이고, 사쿠라이는 고베해양대학 1학년생으로 19세 여학생은 일본 범선 아미호를 타고 여수에 왔다

요트맨인으로 북극탐험을 4번이나 다녀온 러시아 시잔작가 바실레브스키는 STI 영국범선협회 소속 사진작가로 모스코바에서 직접 날아왔다.

부산대학교병원 흉부외과 이호석 교수는 부산대학교 병원 요트크럽회장으로 선박 닥터로 승선하여 ‘코리아나’호의 승무원들의 건강을 돌보았다.

최근 부산대학교병원은 러시아 극동지역에 진출하기 위한 제반사항, 시장성·타당성 평가와 네트워크 확립을 하려고 및 현지병원과 ICT 플랫폼을 활용한 협진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으로 역량을 투입하고 있고, 이호석 교수는 5번이나 블라디보스톡을 방문했다.

선원들은 선장과 기관장, 로신. 이효웅을 제외하면 초보이거나 아마추어 크루들이다.

경기방식은 스타트 10분전에 엔진을 정지하고 남해 세존도에서 출발선을 통과 하여 각각 무동력인 돛으로만 항해하여 블라디보스톡 인근 지역의 결승선까지 항해한 시간을 측정하여 순위를 결정한다.

 

9월 4일

12시에 여수 신항을 출항하여 전원이 선상미팅을 하였다. 승무원 소개와 승선수칙 전달, 안전교육, 당직근무조 편성, 식사 준비 등 유의사항을 전달하였다.

근무조는 3직제 시스템으로 하루 4시간씩 2번 근무하고 당직 책임자와 각 당직조 편성 회의가 있었다. 외국인들도 모두 적극적이었다. 식사 및 선박 생활의 사무장 격인 총괄 팀장은 궁인창이 맡고 항해 팀장은 이효웅이 맡았다

스타트라인에 가면서 등록된 세일 5장을 모두 범장하였다. 범선의 규모에 따라 A클라스와 B클라스로 나누는데, 코리아나는 B클라스팀이다.

코리아나호는 자동조타장치 고장으로 여수 신항을 출발하면서 여러 차례 조타장치를 고치려고 시도하였으나 끝내 실패하고 블라디보스톡까지 수동으로 항해하기로 하고, 세존도 출발선을 가장 늦은 4일 오후 6시경 통과하였다. 빨리 출발한 범선보다 3시간이나 지연되어 출발하였다.

코리아나호는 이 지역에 익숙하므로 최대한 지름길로 항해하였다. 그러나 이 방법이 대양으로 나가서 항해하는 것보다 유리한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왜냐하면 먼 바다로 갈수록 바람의 세기가 더 강하기 때문이나 선장님은 이 지역을 수십 차례 항해를 하였기 때문에 지역 사정을 잘 알 것이다.

항해의 요인은 선체, 세일, 풍속, 풍향, 조류, 해류, 파도 등을 감안하는데 항해코스는 선장이 정한다.

수동으로 항해를 시작한 우리 배는 멀리 나가면 세찬 바람을 만날 수 있지만 빠른 길을 선택했다. 주변 해역에 어장이 많았으나 최대한 지름길을 선택해 바람을 쫓아 계속 24시간 항해하였다.

 

9월 5일

부산, 울산 등 동해를 서풍을 받으며 5-7노트의 속력으로 순조롭게 항해하였다. 쉬는 시간은 쌀롱에서 세계적인 사진작가 바실레브스키(러시아)의 해양 탐험의 극적인 동영상을 많이 보고 특히 각국에서 치루어진 세계

범선대회와 범선축제 기록사진은 물론이고 북극탐험을 4번이나 다여온 사진 전부 구경하고 다운로드 받기도 하였다. 새로운 세상을 보고 눈이 띄고 많이 배웠다

STI의 공식 사진사가 코리아나에 승선한 것은 매우 영광스럽고 행운이었다. 식사는 궁인창의 오더로 조편성에 의하여 교대로 준비하고 설거지도 한다.

9월 6일

바람이 8 내지 10m 정도 강풍으로 바뀌면서 속력이 엔진으로 평속 9노트로 항해하는 것보다 더 빠르게 11 내지 12노트로 질주하였다.

새벽 4시 칠흑 같은 밤에 박창원 크루가 선장에게 황급히 보고한 내용은 STI 경기본부의 경기 중계 프로그램을 보고, 코리아나가 타 범선에 비교가 안 되게 1등으로 간다고 하였다.

확인한 결과, 앞이나 옆에서 부는 바람 경우 횡범선인 크래식이한 범선은 종범선인 스쿠너타입의 코리아나에 비교하여 매우 불리하므로 우리가 훨씬 앞서고 있었다.

코리아나는 총 11장의 여러 가지 종류의 돛이 있지만, 선원 사정을 고려하여 5장만 등록하고 계측하여 레이딩을 부여 받았다. 모두 크로스홀드(앞에서 부는 바람 항해)에 풍상각이 유리한 스쿠너 세일만 장착하였다.

그리고 각 경기정에는 SPAR라는 위치 표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1등 항해에 보람을 느낀 당직 근무자 모두가 환호하였다.

아침 일출을 보면서 울릉도를 통과하였으나 이때부터 바람이 약하여 울릉도를 보면서 동과 서로 태킹을 하면서 조금씩 북쪽으로 항해하였다. 밤중이 되어 바람이 불기 시작하자 모두들 세일을 펴고 9노트의 속력으로 북상하기 시작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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