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으로 지구촌 누빈 여수사람들, 10여년만에 병원 건립 결실
사랑으로 지구촌 누빈 여수사람들, 10여년만에 병원 건립 결실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8.08.01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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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지구촌사랑나눔회, 필리핀에 첫 병원 건립 지원키로
11년간 7개국 21차례 의료봉사...여수사랑 지구촌 곳곳에 뿌리내려
​여수 지구촌 강병석 회장과 산페드로시 로데스 시장이 병원건립에 합의하고 있다.
​여수 지구촌 강병석 회장과 산페드로시 로데스 시장이 병원건립에 합의하고 있다.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노력에 작은 힘을 보태고자 시작된 여수지역 의료인들의 자원봉사활동체인 ‘지구촌사랑나눔회’가 10여년만에 해외 병원 건립이라는 결실을 맺어 화제가 되고 있다.

(사)여수 지구촌 사랑나눔회(회장 강병석)는 최근 필리핀 라구나주 산페드로시에 ‘여수 지구촌 사랑나눔회 산페드로 클리닉’을 설치하기로 했다.

일명 ‘솔트앤라잇 진료소 프로젝트’는 필리핀 현지 의료봉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현지에 플랫폼을 마련해 우리의 우수한 의료기술을 전수함으로써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지난달 6일 올해 필리핀에서 실시한 봉사활동을 마무리하면서 여수 지구촌 사랑나눔회 강병석회장과 필리핀 산페드로시 로데스 시장 간 상호 공동노력에 합의하면서 결실을 맺게 됐다.

산페드로 시는 마닐라 공항에서 남부 쪽으로 약 30분 거리, 인구 39만명의 도시로 인구밀도가 가장 높은 도시 중 한 곳으로 꼽힌다.

이 도시가운데 인구 3만8천명인 바랑가이 란다얀의 솔트앤라잇 주민 센터 아래층에 클리닉 센터를 설치키로 했다.

산페드로 시의 의료수준은 매우 열악한 편이다. 라이커, 아만테 등 2개의 시립병원과 바랑가이 등 27개동 진료소가 있으나 의사는 한명도 없다.

마치 70년대 초반 한국의 수준에도 못 미쳐 유일하게 처방이 가능한 1급 간호사 한 명씩 배치돼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긴급한 환자가 발생하면 생명을 잃는 경우가 잦았다.

지구촌사랑나눔회 의료봉사 현장에 진료를 위해 모인 필리핀 어린이들과 봉사단원들.
지구촌사랑나눔회 의료봉사 현장에 진료를 위해 모인 필리핀 어린이들과 봉사단원들.

 

이번 합의를 통해 산페드로 시는 72㎡ 규모의 건물과 의사 1명, 간호사 3명, 관리인 2명을 배치하기로 했다.

또, 여수지구촌사람나눔회는 기초 세팅으로 진료기기, 사무기기, 책상, 의자, 화장실 공사 등 필요한 시설과 장비를 부담키로 했다.

봉사에 참여했던 의사들은 이미 에어컨 2대, 진찰 침대 3대, 책상/의자 4개와 메디컬케비닛, 화장실, 칸막이 설치, 전기 배선, 차단기 교체 등 기초 공사비용 등으로 8백여만 원을 모아 보내주기도 했다.

또한 제일병원은 산부인과용 포플러 초음파 진단기(ALOKA PROSOUND-5000)를 의료봉사를 끝내고 현지에 설치하고 복부 내시경과 갑상선 검사가 가능한 초음파 영상 진단장치(APLIO SSA-770A)를 선박 편으로 이미 보냈다.

이외에도 프린터, 약품 캐비닛, 약품 냉장고는 물론 혈압측정기, 당뇨 검사기, 체중계 등이 추가로 공급되어 명실상부한 한국 우수한 의원급 클리닉이 탄생하게 된다.

향후 크리닉의 수준 향상과 진료의 질적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회원 중 안식년, 정년을 맞는 의사를 일정 기간 현지 클리닉에 상주시키면서 진료를 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는 우수한 의료기술을 전수하는데도 획기적인 계기가 되는 것은 물론 의료 시스템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여수 지구촌 사랑나눔회 산페드로 클리닉’으로 명명될 이 진료소는 2019년 2월께 문을 열 계획이다.

여수 지구촌 사랑나눔회는 지난해 10월에도 5박 7일간 일정으로 산 페드로 시 “란다얀 바랑가이”, “꾸얍”, “비안바야난” 등 3개 마을을 방문 4천여 명의 환자를 치료했다.

올해도 지난 6월 30일부터 7월 6일까지 산페드로 시 꾸얍, 랑강, 싸우스빌 3개 마을에서 3천4백여 명을 진료하고 대기 환자와 보호자에게 무상으로 영양죽도 제공했다.

그러나 외국에서의 의료봉사 활동 때마다 상호 간 언어장벽 때문에 환자와의 의사소통이 원활하지 못해 많은 불편을 겪는다.

나라마다 다르긴 하지만 대부분 사전에 현지 교민이나 유니세프 봉사단, 현지 선교사, 봉사단체와 교섭을 통해 현지어 또는 영어와 원주민 언어까지 능통한 통역봉사원을 선발 의사나 약국 등에 배치하여 진료를 수행한다.

그러나 필리핀에서는 영어가 상용어인 데다 따갈로(필리핀 언어)를 구사하는 “쟤니유인” 등 34명의 현지 의사와 간호사를 통역 자원봉사자로 활용, 매우 신속하고 효과적인 진료가 가능했다.

일반인이 아닌 의료 전문가를 직접 활용한 발상의 전환이 환자는 물론 관리인과도 소통이 원활했던 것이 양자 간 오랫동안 논의해오던 솔트앤라잇 진료소 프로젝트 추진 합의에 좋은 영향을 미쳤다.

그뿐만 아니라 그동안 우리 의사들의 우수한 의료기술과 환자에게 정성과 친절을 다해 참 의료인의 진정한 모습이 주민과 시 당국에 잘 투영되었기 때문이다.

이번 “솔트앤라잇 진료소 프로젝트”는 라 여수시와 산페드로시 간 교류를 한층 격상시키고 문화, 예술 등 각 분야에도 활발한 교류를 기대하고 있다.

사랑나눔회 관계자는 “여수지구촌 사랑나눔회는 의료봉사에만 그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명실상부한 세계화에 한 걸음 성큼 다가선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여수 지구촌 사랑나눔회 산페드로 클리닉'이 설치될 솔트앤라잇 주민센터
'여수 지구촌 사랑나눔회 산페드로 클리닉'이 설치될 솔트앤라잇 주민센터

 

한편, 지난 2007년 ‘2012 여수세계박람회’ 유치 활동을 위해 창립한 여수 지구촌 사랑나눔회는 그해 9월 아프리카 탄자니아 다르에르살람, 나이지리아 카누에서 의료봉사 활동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11년 동안 우즈베키스탄, 몽골, 캄보디아, 필리핀, 베트남 등 7개국에서 21차례의 의료봉사 활동을 이어왔다.

이중 가장 방문을 많이 한 국가는 필리핀으로 8차례, 산페드로는 4차례 방문으로 가장 많은 방문 기록을 갖고 있다.

여수지구촌 사랑나눔회 의료 봉사의 특성상 헌신적인 의사들이 중심이 돼 있지만 다양한 직업군의 회원이 참여하여 현지 구호 활동, 문화교류, 각종 시설지원, 학교 청소년 교류, 도시 간의 유대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국가 간, 도시간 우의와 교류를 높이고 질 좋은 의료봉사를 위한 노력을 지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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