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치분권 로드맵에 맞추어야
자치분권 로드맵에 맞추어야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8.06.28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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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난중일기] 이상율 주필
이상율 주필.
이상율 주필.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0월 자치분권 로드맵을 발표했다. 로드맵의 비전은 내 삶을 바꾸는 자치분권이고 목표는 연방제에 버금가는 강력한 지방분권이었다. 중앙권한의 획기적 지방 이양 강력한 재정 분권 추진, 자치단체의 자치역량 제고, 풀뿌리 주민자치강화, 네트워크형 지방 행정체제 구축이다.  

민선 5, 6기가 지방자치의 필요성과 절실함을 일깨운 준비단계였다면 민선 7기는 계승과 혁신이라는 관점에서 지방자치와 지방의회의 혁신부터 시작해야 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흔하게 발생하는 토호 세력과 단절이 우선해야한다. 인사, 사업 등 각 분야에 정체성이 훼손되고 이는 고스란히 시민의 피해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지방의회의 혁신도 시급한 과제다. 지방의회는 각 행정부서에 대한 견제와 감시, 행정사무 감사, 예산결산, 조례제정 및 수정 발의 등이 주된 업무다.

의원의 역량이 부족하면 민의를 수렴하지도 못하고 견제와 감시는 고사하고 올바른 정책과 필요한 사업을 방해하고 도리어 개악하는 우를 범하게 된다. 잦은 연찬을 통해 자치역량을 키우는 일이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이런 역량을 갖춘 양질의 의원을 찾는 것도 통제 할 수 있는 것도 시민이다.

6.13 선거에서 여수는 시장에 무소속 권오봉 씨를 선택했다. 전남 지역에서는 장성 등 5개 지역 단체장을 당적이 없는 무소속 후보를 선출했다. 여당 일색의 선거판에서 무소속 후보의 당선은 기적 같은 결과였다.

이는 지방정치가 중앙정치에 예속화되지 않아야 하고 분권 형 지방자치에 대한 차별화를 인식하고 지방자치 시대의 변화에 대응하는 유권자의 선택으로 풀이된다. 정당이 아닌 인물을 선택한 것이다.

정족수 26(비례 3 )의 기초의원에는 더불어민주당 19, 민평당 3명 무소속 4명을 선출했다. 초선의원도 11명이나 입성하는 등 적잖은 변화는 물론 종전의 양당 체제가 무산되고 일당 지배형에 가까운 의회로 재편됐다.

이번 선거는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이 많은 영향을 미쳤다. 이에 대한 적잖은 부작용도 있었다. 선거 기간 중 본인의 정견이나 경력 검증은 묻히고 네거티브가 선거판을 흔들었고 정책선거는 실종되고 말았다.

그러나 유권자는 더불어민주당의 공천과 선거 과정에서 잡음과 당원명부 유출 등 불미스러운 일에 대하여 엄중하게 문책했다. 줄 투표의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던 민주당이 싹쓸이 되지 않은 것은 이에 대한 유권자의 경고며 특정 정당의 독과점을 견제하기 위해서였다. 오만은 오욕을 불렀고 부정은 실패를 안겼다.

지난 616일과 17일 리서치부가 천지일보 주관으로 전국 만 19세 이상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한 민주당의 지방선거 압승 이유에 대한 조사에서 대통령 후광효과 39.9, 보수 심판론 24.9, 평화기대감 22.8, 민주당이 잘해서 4.1, 모름 기타 9.2%로 나타났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 홈페이지 참조

민주당이 잘해서는 겨우 4.1%라는 사실을 줄기차게 기억하기를 바란다.

여수시장에 무소속 당선의 신화를 일궈낸 권오봉 씨는 애초 더불어민주당 공천 경합에 뛰어들었다가 중도에 자진 하차하고 권세도 씨로 공천이 확정되자

무소속 출마를 선택했다. 권오봉의 도전에 유권자 대부분은 자기 힘도 모른 체 함부로 덤벼드는 무모함을 빗대는 뜻인 당랑거철(螳螂拒轍)쯤으로 비유하면서 집권당후보의 당선을 점쳤다. 그러나 결과는 더민주 권세도 69,074, 무소속 권오봉 78,864표로 9,760표 차 당선으로 승리를 얻어 냈다.

결국 단체장에 무소속 당선자 배출이란 의외성은 더불어민주당의 자승자박에 의한 것임을 웅변했다. 아무리 집권당이라도 잘못하면 언제고 변 할 수 있는 민심의 준엄한 심판을 받는다는 것을 늘 기억했으면 한다.

선거가 끝난 후 시장은 무소속, 의회는 민주당이 지배하게 됨으로써 시정 운영에 매우 비관적 견해를 표출하는 사람이 많다. 정치를 생물이라고 한다. 언제고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비유하는 것이다. 시장 재임 중 더민주 당적을 가질 수도 있다. 그러나 입당이 되지 않더라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는 매우 척박한 오지였다. 그러나 열악한 환경을 극복하려는 인간의 꾸준한 노력과 투쟁이 화려한 문화를 꽃피웠듯이 소통과 협치, 조화를 통해 지방자치의 혁신과 성공을 쟁취한다면 이는 도리어 전화위복이 되고 성공한 지도자로 길이 남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 했으면 한다.

관광도시를 지향하는 여수를 새롭게 디자인하고 지속할 수 있는 발전 동력을 얻기 위해 지자체와 지방의회 간 감시와 견제는 물론이지만, 정파에 얽매어서 해야 할 일을 실종 시키는 우를 범하지 않는 새롭게 혁신된 여수시와 의회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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