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600억원 고도정수처리시설 계약도 못해
여수, 600억원 고도정수처리시설 계약도 못해
  • 강성훈
  • 승인 2018.04.12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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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차례 논란 속 미뤄진 계약, 또다시 조달청 제동
조달청 판단이 사업추진 관건...시 “정상추진할 것”
둔덕정수장 전경.
둔덕정수장 전경.

 

지난해 여수시의회가 특혜 의혹을 제기하며 사업의 전면 재검토를 요청하면 논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당초 계획대로 강행의지를 밝힌 여수시의 600억원대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이 해를 넘겼지만 아직까지 계약체결도 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12일 여수시에 따르면 둔덕․학용 고도정수처리 시설과 관련 조달청에 ‘막여과 고도정수 공법 기자재 구입 의뢰’를 했지만, 아직까지 계약체결이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수시는 지난해 수년간 논란이 됐던 해당 사업에 대해 공법과 토목을 분리키로 하고 공법분 물품구매를 우선 추진해 왔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지난해 9월중 공법분 물품구매를 마무리짓고, 10월중 시설공사 일반경쟁입찰, 11월 중 사업에 착수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조달청이 여수시가 제출한 물품구매 의뢰건에 대해 지난해 12월 반려를 결정해 차질이 생겼다.

여수시에 따르면 “조달청은 지방계약법에 의해 물품계약심의를 받아야 하지만, 여수시가 계약심의위를 거치지 않아 반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개월을 끌다가 조달청으로부터 반려 통지를 받은 여수시는 지난 1월에야 계약심의위원회를 마치고, 3월 조달청에 다시 구매계약 체결을 의뢰했다.

결국 여수시는 공법과 토목분리라는 사업방식을 선택해 추진키로 결정하고도 1년여 가까이 계약체결도 하지 못한 상황에 처했다.

해당 사업은 여수시가 각각 45년, 35년이 경과된 둔덕, 학용 정수장에 대해 고도정수처리시설 사업을 추진키로 해 2012년 환경부 보조사업으로 확정돼 시작한 사업으로 모두 604억3700만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특정 기업과 맺은 신기술 사용협약과 관련해 각종 문제제기 이뤄지며 감사원 감사와 수차례 조달청의 계약의뢰 반려 등을 거치면서 수년째 미뤄져 왔다.

당초 시는 여과처리 기술로 ‘막여과’ 방식을 도입키로 하고, 신기술 보유사인 K건설과 전체 사업비의 하도급율 87%인 435억원에 ‘신기술사용협약’을 체결했다.

이후 2015년 8월 산업환경설비공사업 형태로 설계 심의를 완료했지만, 입찰참여가 특정업체에 한정돼 담합 우려 등의 이유로 그해 11월 토목공사업 및 산업환경설비공사업으로 설계를 재심의 받아 조달청에 발주를 했다.

하지만, 조달청은 2016년 1월1일부로 개정된 ‘지방자치단체 입찰 및 계약 집행 규정’을 들어 여수시에 계약의뢰 서류를 반려했다.

이 문제는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돼 담당 부서 직원들에 ‘주의’ 처분이 내려지기도 했다.

이후 시는 공법과 토목을 분리해 공법 부분만 K건설과 수의계약을 맺도록 조달청에 분리 발주를 의뢰했지만, 조달청에서 서류를 반려했다.

또다시 시는 지난해 3월 기존 사업명을 변경한 뒤 다시 심의를 받아 K건설과 수의계약을 맺도록 조달청에 계약을 의뢰했지만, 조달청은 수의계약 대상이 아니라며 재차 서류를 반려했다.

이에 시는 지난해 6월 K건설과의 ‘신기술사용협약’을 해지하고, 조달청에 ‘막여과 고도정수 공법 기자재 구입 의뢰’를 했다.

이같은 일련의 과정에 대해 시의회는 “각종 편법이 동원되고 있다”며 “공법 선정부터 사업 전반에 대해 원점에서 재검토돼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기 투자비용과 행정력 낭비를 막는 현실적인 선택으로 지방계약법에 근거해 입찰방법을 달리했을 뿐 특혜는 아니다”고 반박하며 사업 추진을 당초 시 계획대로 진행해 왔다.

결국 수년째 논란만 키우고 있는 여수시의 둔덕학용 고도정수처리시설은 조달청의 결정에 따라 재개 여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구매계약을 의뢰했으니 계약체결을 하는대로 공사부문에 대한 발주도 시작해 사업을 정상 추진할 것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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