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객 늘면 여수 시민은 행복해질까
관광객 늘면 여수 시민은 행복해질까
  • 남해안신문
  • 승인 2018.01.26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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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개혁연속토론회 4] ‘여수 관광정책의 나아갈 방향’ 주제로 토론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마련한 ‘새로운 여수를 만들기 위한 지방자치 개혁 토론회’가 지난 16일 오후 7시, 광무동 여수YMCA 회관 2층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여수 관광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여수시민협이 주관했다. 왼쪽부터 여수시민협 이현종 이사장, 동부매일 마재일 기자, 여수관광발전협의회 임규성 사무국장, 여수환경운동연합 문갑태 사무국장, 여수시민협 곽재철 간사.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마련한 ‘새로운 여수를 만들기 위한 지방자치 개혁 토론회’가 지난 16일 오후 7시, 광무동 여수YMCA 회관 2층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여수 관광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여수시민협이 주관했다. 왼쪽부터 여수시민협 이현종 이사장, 동부매일 마재일 기자, 여수관광발전협의회 임규성 사무국장, 여수환경운동연합 문갑태 사무국장, 여수시민협 곽재철 간사.

 

[여수지역신문협회] 3년 연속 1300만 명이 방문하면서 긍정적 효과 못지않게 부작용도 발생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관광객 급증이 지역경제와 시민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하고, 관광객과 시민이 함께 만족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관광 정책을 모색하는 토론회가 열렸다.

여수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가 4번째 마련한 ‘새로운 여수를 만들기 위한 지방자치 개혁 토론회’가 지난 16일 오후 7시, 광무동 여수YMCA 회관 2층 강당에서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여수 관광정책의 나아갈 방향’을 주제로 여수시민협이 주관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동부매일신문 마재일 기자와 여수환경운동연합 문갑태 사무국장이 발제자로, 여수관광발전협의회 임규성 사무국장과 여수시민협 곽재철 간사가 지정 토론자로 나서 여수시 관광정책의 부작용과 긍정적 효과, 대안 등을 제시했다.

좌장을 맡은 이현종 여수시민협 이사장은 “전국의 지자체들이 굴뚝 없는 공장이라고 불리는 관광산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열을 올리고 있는 현실에서 과연 관광객이 늘면 시민은 행복한 것인지, 여수의 관광정책이 시민에게 독이 될지 약이 될지 함께 고민하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동부매일신문 마재일 기자

“누구를 위한 관광정책인지 성찰 필요한 시점”

첫 번째 발제에 나선 동부매일신문 마재일 기자는 “여수 시민들은 지금까지 관광객 증가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은 없었으나 최근 제주도나 유럽 베네치아 등의 도시에서 벌어지는 현상들이 여수에서도 일어날 것이라는 우려를 하게 된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이어 “무분별한 개발, 교통난, 부동산·임대료·물가 상승 등의 부작용 때문에 주민들의 불편이 늘고 있는 상황에서 이제 관광의 패러다임이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 기자는 “여수시가 뒤늦게 시민중심의 관광정책을 펴겠다고 밝힌 것은 다행이지만 그동안 각종 용역이나 토론회, 언론 등을 통해 문제점이나 관광정책이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는 수없이 제시돼 왔는데도 부작용으로 몸살을 앓는 것은 선제적 대응 미흡과 관광객 수 등 성과 위주의 관광정책에 초점을 맞춘 결과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관광정책의 핵심은 관광객을 많이 불러들여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일자리도 만들어 시민 생활을 윤택하게 해서 삶의 질을 높여 지금보다 더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겠다는 것이다”며 “3년 연속 관광객 1300만 명이 넘게 여수에 왔다는데 과연 시민 삶이 질은 높아졌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관광객이 많이 오면서 시민 삶 질이 나빠진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이라면서 ”이미 제주도나 유럽 유명 도시들이 겪는 문제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 지역사회가 함께 고민하자“고 했다.

마 기자는 특히 “관광정책과 도시계획, 인구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국내 대표 관광지인 제주도는 그나마 인구라도 늘고 있는데 반해 여수는 오히려 인구가 줄고 있다”며 “현재 여수시가 펼치고 있는 관광정책이 누구를 위한 정책인지 성찰이 필요한 시점이다”고 말했다.

핫플레이스가 되면서 오히려 개성을 잃고 있는 현상도 우려했다. 그는 “종포의 경우 펜션과 프랜차이즈 카페, 유행에 민감한 음식점과 술집 등이 들어서면서 어느 지역에서나 볼 수 있는 거리로 전락하면서 고유의 색을 잃어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여수밤바다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종포해양공원 일대의 임대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매장 규모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월 임대료가 200~800만 원에 이르고 있다. 일부 건물 부지는 평당 2500만 원을 부르는 곳도 생겨났다. 실매매가가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거래가격은 알 수 없지만 입지가 좋은 부지는 평당 1000만 원이 훌쩍 넘는다. 이마저도 매물이 없어 구입을 하지 못할 정도다.

마 기자는 “종포해양공원 일대는 이미 임대료 상승 등으로 원주민이 밖으로 내몰리는 소위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이 일어나고 있다”며 “행정이 조례 제정 등을 통해 건물주와 세입자, 주민들이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했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매년 2200만 명의 관광객이 오는 이탈리아 베네치아의 인구가 과거 30만 명에서 최근 4만8000명 이하로 줄었다. 관광객을 거부하며 시위를 벌였다. 몰려드는 관광객들이 도시를 점령하면서 임대료 폭등, 교통체증, 난개발, 물가·부동산 가격 폭등 등으로 시민 삶의 질이 저하되면서 불만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채소가게, 빵집, 과일가게, 세탁소가 물가를 이기지 못하고 떠난 자리는 명품매장과 다국적 브랜드들로 채워졌다. 골목골목까지도 관광객을 위한 카페와 레스토랑이 들어서고 요리를 위한 모든 재료는 바깥에서 실어 나른다고 한다. 하루 관광을 마친 크루즈 여행자들은 쇼핑백을 들고 서둘러 배를 타고 다른 항구로 떠나가고 정작 관광에 지친 베네치아의 주민들은 하나 둘씩 도시를 떠나고 있다는 것이다.

마 기자는 “베네치아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우리 시는 어떻게 해야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행정에만 맡겨서도 안 되고 민간과 시민단체 등이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제는 시민들이 직접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다양한 콘텐츠 개발과 투자도 중요하지만 확실한 진단과 함께 이제는 관광산업에 대한 매니지먼트 역할이 중요하다”며 발제를 끝맺었다.

여수관광발전협의회 임규성 사무국장

원도심 활성화, 소득·고용 창출 등 관광산업 발전 긍정적

지정토론자로 나선 임규성 여수관광발전협의회 사무국장은 “관광산업이 발전하면서 원도심 활성화는 물론 소득·고용을 창출하고, 과거 여수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이 다시 고향으로 내려와 버스커 등의 직업을 갖고 살아가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정주 인구의 근본적 증가를 위해서는 좋은 직장을 만드는 일이 중요하지만 한때 34만 명에 육박했던 정주 인구가 5만 명 정도 사라진 현재 감소분을 지속가능한 관광객 유입으로 정주 인구를 대체하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임 사무국장은 사견임을 전제로 “여수시가 빅데이터 등을 근거로 관광객 1300만 명이라고 하지만 관광업계에서는 800만 명 정도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 근거로 빅데이터 자료는 1박2일 체류 관광객들이 이틀간 사용한 휴대 전화를 별도의 관광객 수로 집계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또 “빅데이터 자료를 보면 여수지역 신용카드 매출액이 1일 평균 56억 원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나지만 이 매출 대부분은 쌍봉동과 여천동, 여서동에서 잡히고 있으며 소매업과 음식점이 많다. 일부 관광사업자가 수익을 다 누리는 것으로 비춰지는 것은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숙박업은 사전에 인터넷이나 통장 입금 등으로 많이 결제하는데 이 부분이 빠져 있으며, 시민과 관광객 카드 사용도 구분하지 않고 있다. 자료로 쓰이려면 실제로 관광객이 소비하는 통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임 사무국장은 “최근 만난 순천시의 관광해설사는 순천 관광객 대부분이 밤에는 여수밤바다를 보러 간다며 순천에서 숙박을 하지 않아 자괴감이 들고 힘들다고 했다. 이런 점을 보면 여수가 ‘머무르는 관광객 유치’에는 성공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종포해양공원 일대의 젠트리피케이션 우려에 대해서는 “여수는 서울의 북촌과 같이 젠트리피케이션이 심각한 단계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했다.

여수환경운동연합 문갑태 사무국장

여수시 관광정책 패러다임 전환 필요

‘더불어 살아가는 지속가능한 여수관광정책 발전 방향’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여수환경운동연합 문갑태 사무국장은 “과거 관광은 콘도와 유원지 개발 등의 형태였으나 현재 관광은 둘레길 등 체험관광형태를 보이고 있다”며 “우리 주변의 모든 곳이 관광지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 국장은 “현재의 남해안개발 특별법이나 무분별한 도시계획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고 개발과 연안 파괴로 후대들에게 물려줄 자연자본과 사회자본이 부족해질 것이다”며 “물질 만능주의의 성장 위주 정책을 넘어 생태사회로 나아가는 정책과 지역을 중심으로 이뤄지는 생태분권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생태분권은 지역을 생태축으로 계획하고 지역의 역사, 문화, 전통을 보전하면서 민관 거버넌스를 통한 지역 생태사회를 만들어 가는 것이다”면서 “주민 삶의 질이 높아지고 지역의 미래가치와 도시의 지속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국장은 “관광은 개발이 아니라 아름다운 환경을 보존하고 있는 자원을 그대로 활용해 사람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 역시 SOC 대량 확충보다는 지역의 고유 자산과 사회자본을 이용한 형태의 개발계획을 만들어 관광정책을 세우고 있다”며 “여수시도 주민참여형 관광 거버넌스를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원도심에 집중되는 관광객 분산을 위해 ‘여수밤바다’를 소호동까지 확대하고 관광거점을 화양면까지 분산하는 것은 단기적 대책에 지나지 않는다”며 “시민들이 체감하는 정책을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그러면서 “여수는 연안과 골프장 개발 등 관광이 사유화 됐다. 그 이익이 지역주민에게 오지 않는다. 시민들의 개발 참여 사업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문 국장은 특히 여수가 산단 도시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면서 지난 GS칼텍스 기름 유출로 큰 타격을 입은 여수의 관광산업을 예로 들었다. 그는 “산단의 환경·안전에 투자하지 않으면 관광산업은 한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는데도 여수시는 아직도 산단 확장을 위해 보전녹지를 해제하거나 산단의 오염된 대기를 막아주는 산을 파헤쳐 골프장을 짓고 있다”며 정책 변화를 촉구했다. 그는 이어 “이제는 자연스러운 흙길을 사람들이 걸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미 다른 도시는 도심에 숲길을 만드는 ‘그린웨이(Greenway)’를 실행하고 있다”고 했다.

숙박시설과 숙박객을 온라인으로 연결해주는 서비스인 에어비앤비 등의 숙박공유 시행과 함께 관광객들에게 지역민들의 방을 개방하는 방법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와 함께 지역 내 대학을 비롯한 특성화고에 관광학과 개설 등 인재 육성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여수시민협 곽재철 간사

관광산업, 친환경적·고부가가치 산업인지 고민해야

여수시민협 곽재철 간사는 “과연 관광산업이 친환경적이고 고부가가치 산업인지 다시 생각해봐야 한다”며 “2015년 해상케이블카 운행이 시작되고 종포해양공원의 낭만버스킹 등으로 관광객 증가했지만 그 이익은 해상케이블카와 숙박시설, 그리고 자본가들에게 돌아갔다”고 말했다.

곽 간사는 “관광산업은 자본가 입장에서는 한 번 설치한 시설로 지속적인 이익을 주는 고부가가치 산업이지만 노동자 입장에서는 저임금과 질 낮은 일자리가 대부분이다”고 했다. 또한 여수밤바다 같은 자연환경을 이용한 관광은 환경 보존 노력이 필수인데 여수시의 관광정책은 무분별한 개발에 손을 놓고 있는 등 한마디로 ‘여수 관광정책은 없다’고 볼 수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여수는 수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관광객 수로 홍보효과를 내고 있는 여수시는 화양면 나진에 테마파크를 만들면서 수산자원보호구역을 해제하는 등 수산업과 관광산업의 배타적 관계를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금오도 앞바다에 추진되고 있는 대규모 풍력발전소 건립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풍력발전 설립에 따른 세수확대와 관광자원 등 긍정적인 경제적 파급 효과도 있지만 해당 해역은 지역 어업인들에게는 황금어장으로 손꼽히는 곳으로, 풍력발전소가 들어서면 황폐화될 것이다”며 시민의 삶을 먼저 고민하지 않는 여수시의 정책을 질타했다.

곽 간사는 “해양관광 중심이란 바다를 끼고 호텔이나 숙박시설이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바다에 배가 다니고 관광객이 즐길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행정은 눈에 보이는 성과에 급급하지 않고 시민과 자연을 자본에게서 보호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해양 관광 분야에 인재들이 없는데 돌산의 여수해양과학고등학교의 해양레저관광과 설립은 잘한 것이다고 말했다.

여수지역신문협회=동부매일신문, 남해안신문, 여수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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