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똥 보기를 돌 같이 하라(?)’ 봉산동 사철소 도로공사에 훼손
‘쇠똥 보기를 돌 같이 하라(?)’ 봉산동 사철소 도로공사에 훼손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7.11.28 21: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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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좌수영 고지도에 ‘사철’ 표기...영조27년 사철고 설치
여수시사서 발굴·연구 주문...조선시대 제철연구 획기적 자료
▲ 봉산동 도시계획도로 공사현장. 흙더미나 돌처럼 보이는 대부분이 철을 다루고 남은 쇠 찌꺼기 일명 '쇠똥'이다.

여수시가 이순신 장군을 시정의 중심에 두고 있지만 정작 행정 현장에서는 외면하고 있어 대안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중앙동 거북선을 무리해서 50m 가량 이동을 추진하더니(관련기사 : 2~3년 뒤 옮기는데 5~6000만원 들여 50m 이전(?)) 이번에는 임진왜란 당시 무기를 만들었던 사철소를 도로로 개설한다며 훼손했다.

앞서 시는 지난 2011년 봉산동 도시계획도로 계획을 세우고 최근 공사에 들어갔다. 이 사업에 들어가는 총 사업비는 44억원으로 이중 보상비가 37억원이다.

문제는 도시계획도로 공사를 시행하고 있는 곳이 ‘봉산동 사철소’로 여수시가 지역의 역사를 비롯한 모든 분야에 대해 기록한 ‘여수시사’에도 문화재적 가치가 높다고 평가한 곳이다.

실제 여수시사 역사편에 ‘봉산동사철소’ 소개란에는 “전라좌수영 고지도에 ‘사철’이라는 표시가 있고 정부에서 발간한 ‘문화유적총람’에도 기록되어 있다”고 소개하고 있다.

정부가 발간한 ‘문화유적총람’에는 “제철지 봉산동 1568~1609년 임진란 때 사철이 생산되어 무기 제작에 사용, 영조 27년(1751)에 절도사 정익량이 사철고를 설치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여수시사에는 또 “문헌 고증을 통해 현재 공사가 진행중인 봉산동 519~550번지 일대 3000여평에 수 십 곳의 풀무간이 설치된 대규모의 사철소가 있다”고 되어 있다.

특히 “봉산동 사철소 유적에 대한 본격적인 발굴과 연구가 이뤄진다면 조선 시대의 제철·제련 기술 발달에 대한 연구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그 만큼 봉산동 사철소의 문화재적 가치가 크다는 뜻이다.

하지만 시는 이 곳에 대한 도로개설을 하면서 사철소에 대한 기본적인 관리계획을 세우지 않고 공사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조선시대 무기를 만들고 남은 쇠 찌꺼기인 일명 ‘쇠똥’이 대량 발견됐지만 공사를 중단하고 문화재 조사를 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특히 도로공사를 하는 해당부서의 경우 ‘쇠똥’이 발견됐다는 사실조차 문화재 관리부서인 문화예술과에 전달하지 않았다.

실제 28일 공사현장을 찾았을 때에도 ‘쇠똥’은 공사장 곳곳에서 쉽게 발견할 수 있었지만 한 곳에 모아두거나 하는 기본적인 관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이와 관련해 도로개설 부서인 도로과 관계자는 “도시계획도로로 지정된 2011년 해당 부서와 협의를 한 후 공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문화재 관련부서는 “굴착하는 과정에서 매장문화재가 발견될 경우 공사를 중단하고 신고하도록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신고는 없었다.

한편 시는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시는 뒤늦게 해당 공사에 대해 공사중지 명령을 내리고 추후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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