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을 것 같은 고통 이겨내니 못할 일이 없더라”
“죽을 것 같은 고통 이겨내니 못할 일이 없더라”
  • 강성훈 기자
  • 승인 2017.11.13 09:1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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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장관표창 받은 그린환경건설 김대영 대표]
불의 사고로 닥친 장애 딛고, 폐기물처리 전문기업 일으켜

취임 당시 지역내 동종업계의 40% 수준에 불과하던 회사 규모를 5년여만에 264% 성장시키며 동종업계 선두 주자로 이끌고 있는 전문 경영인이 있어 화제다.

특히, 수년전 갑작스런 사고로 당한 장애를 극복하고, 부단한 노력 끝에 일군 성과여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건설폐기물 전문처리업체 (주)그린환경건설 김대영 대표.

김 대표는 지난 2012년 3월 그린환경건설 대표로 취임하며, 각고의 노력 끝에 5년만에 상당했던 부채를 털어내고, 안정적 회사로 일궈냈다.

또, 해당 분야의 다양한 연구개발을 통해 2015년 폐기물중간처리업 신기술검증을 취득했고, 지난 5월에는 1년여간의 준비와 노력으로 아스팔트콘크리트 순환골재 인증서도 취득하게 돼 새로운 성장 기반을 다졌다.

이같은 공로로 지난 8일에는 중소벤처기업부가 주최하는 ‘제12회 전국장애경제인대회’에서 ‘모범적 경영활동을 통해 국가경제에 이바지한 공적이 탁월한 장애경제인’에게 수여하는 장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김 대표의 성공이야기는 26년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6년전 갑작스레 당한 불의의 사고로 손목이 절단돼 3개월간 수차례의 수술을 받았지만, 결국 장애를 안고 살아야 하는 운명에 처할 수 밖에 없게 됐다.

“사고 이후 내 몸 하나 챙기기가 너무 힘들어 안 좋은 생각도 여러 번 했던 것 같아요. 지금도 병과 국지전은 벌이고 있지만 즐겁게 일하다 보니 그 병이 설 자리가 내 몸에서 점차 멀어져 갔지요”라는 김 대표다.

어느 정도 몸을 추스린 김 대표는 2005년 (주)동양이라는 방제회사에 장애인 직원으로 입사해 해상방제 및 환경관리업무에 종사하면서 환경분야에 관심을 갖고, 실무일을 배웠다.

2009년 태안에서 ‘허베이스프리트호 충돌사고’라는 엄청난 해상오염사고가 발생하면서 한번의 전환기를 맞는다.

당시 방제현장 총괄팀장으로 신안, 무안, 영광지역 방제활동에 투입돼 6개월간 사투를 벌이는 방제작업을 주도했다.

“재앙에 가까운 사고를 경험하면서 환경관리 및 사회 제반 활동 범위를 좀더 넓혀가며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새로운 일에 적응하고 전문가로서 역량을 키워갈 즈음 (주)그린환경건설 대표이사직 제의가 들어왔다.

재활용 건설 폐기물 처리업체로 다소 생소했지만, 수년간 방제회사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회사를 이끈다면 별로 어렵지 않으리라 생각했다.

막상 대표이사직을 수락했지만, 열악하기만 했던 경영실태는 ‘잘 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을 오래 붙잡아 두지 않았다.

회사의 정상화를 위해 퇴근시간을 생각할 겨를도 없이 수개월을 회사에 매달렸다. 불신이 쌓인 직원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 급선무였다.

현장에서부터 먼저 움직였다. 직접 화장실을 청소하고, 쓰레기 정리작업을 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불신의 눈으로 쳐다만 보던 직원들이 한사람씩 동참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해서 조직이 안정을 찾아 가자 경영에 대한 고민이 시작됐다. 매출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입찰에 대한 공부를 하기 시작했다.

전혀 생소한 업무 영역이라 결코 쉽지 않았다. 하루에도 수차례 지인들에게 물어도 보고, 기존 조달청 자료도 발췌해서 정리도 하고, 직접 입찰에 참여도 하는 등 입찰 연구에 몰입했다.

1년여가 지난 시점부터 매출이 늘기 시작했다. 가파른 성장을 거듭한 끝에 지난해는 17억여원으로 취임 당시보다 무려 164%의 성장을 일궈냈다.

2017년 올해는 상반기에만 10억원의 매출을 달성해 연말까지 20억 매출 목표가 어렵지 않아 보인다.

“6년여만에 이룬 성과였지만, 정말 길었던 시간이었어요. 일감이 있는 현장이라면 멀리 완도, 함평, 신안, 목포, 벌교, 고흥, 영광까지 전라남도 시,군 섬지역까지 안 가 본 곳이 없는 것 같다”며 과거를 돌이키는 김 대표다.

회사가 꾸준한 매출 신장을 기록하며 처음 직원들과 약속했던 안정화로 돌아서자 평소 관심을 갖고 있던 환경문제 등 사회공헌활동에도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전라남도 환경산업협회도 가입했고, 여수시 환경봉사활동에도 참여했다. 여수지역의 주요 관광컨테츠인 ‘여수갯가길’을 만들고 있는 사단법인에 회원으로 참여해 다양한 봉사활동도 이어갔다. 이런 공로로 지난 2015년에는 전남도지사 표창을 수여받기도 했다.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노력 또한 소홀히 하지 않았다.

2015년 폐기물중간처리업 신기술 검증도 받았고, 1년간에 준비와 노력 끝에 순환골재인증서도 취득했다. 또, 대학 교수진들과 함께 친환경분야 폐기물처리방법 분야에 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전남지역에 등록된 46개 건설폐기물업체 가운데 다소 늦게 출발했지만 직원들과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모범적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김 대표는 “끝까지 날 믿고 따라주고 힘을 준 우리 직원들이 있어서 가능했던 일이다”며 지금껏 공을 직원들에게 돌린다.

또, “정상인이 겪어보지 못한 죽을 것 같은 고통과 좌절을 경험해 봤으니까 지금 내 앞에 있는 현실은 그 고통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힘 내시라”며 많은 장애경제인들을 향한 격려를 잊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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