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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 작가와의 즐겁고 행복한 매혹적인 대화
<7회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 현장에서>
2017년 10월 11일 (수) 09:06:26 남해안신문 nhanews@nhanews.com
   
▲ 트릭아트.

개막식 때 건성으로 돌아본 미련 때문이었을까.

추석연휴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마음먹고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이 열리는 2012여수세계박람회장을 향했다. 전시된 작품속의 이야기도 가족에 관한 이야기가 있었지만 연휴를 맞아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는 점에서 매우 기분 좋은 나들이였다.

연휴라 그런지 시내의 교통은 많이 혼잡했지만, 이 또한 우리 여수의 행복한 비명이라는 생각이 앞섰다.

박람회장도 여느 때와 달리 관광객이 많았다.

전시 관계자의 말을 빌리면 개막 후 8일 현재까지 관람객이 34,498명이라는 숫자의 의미를 봐도 이번 페스티벌은 이미 성공한 전시가 아닐까 싶었다.

혹자는 양보다는 질을 이야기 하곤 하지만, 때로는 양이 질을 좌우할 수 있다는 것 또한 객관적인 평가가 아닐까 싶었다.

그리고 참여한 400여명의 국내외 작가들의 장르별 다양성은 물론이고 공공성, 예술성, 교육성, 접근성, 체험 등 어느 한 면도 소홀하지 않았다는 점에서도 이번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의 성과는 크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한편으로는 그동안 늘 가까이 있어 지나쳤던 지역작가의 작품을 상대적으로 새롭게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었다는 점도 국제아트페스티벌이 갖는 의의가 아닐까 싶다.

지역작가들에게는 나를 재발견하는 통섭, 소통의 공간이 되어 창작의 새 힘을 마련하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며, 시민들에게는 400여 작가들과 대화할 수 있는 즐겁고 행복한 전시라는 점에서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의 의의를 되새길 수 있었다.

무엇보다 즐거움은 작품 읽기였다.

트릭아트를 비롯한 다양한 작가, 작품 속에 안겨둔 이야기를 꼼꼼히 챙겨 읽는 즐거움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단순히 전시장이라기보다는 작품을 중심으로 서로 대화하는 소통의 장으로써, 나도 작가가 되어보는 체험의 장으로써, 인간과 자연에 대한 교육의 장이 되는 복합 문화공간으로서 손색이 없었다.

작가는 어떤 경우에도 작품으로 말해야 한다.

작품 이외의 이야기는 어쩌면 소비일지 모른다 생각 또한 이번 관람을 통해 느낀 바다.

400여명의 국내외 작가들의 작품을 돌아보면서 평면, 입체, 사진, 서예, 아트트릭까지 장르별 소통은 물론이고 전통과 현대, 진보와 보수가 공존하고 소통하는 것 또한 이번 국제아트페스티벌이 추구하는 ‘통’의 지향처일 것이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시대에 걸맞게 다양한 주제들을 통합하고 융합하여 수준 높은 현대미술을 담아내고자 한 이번 전시회의 주제 또한 살갑게 다가 왔다.

이번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에서 인상적으로 만난 작품 속 이야기가 참으로 많다.

물고기 들이 끊임없이 헤엄치듯 생각을 작업한다. 유년기를 바다를 그리며 자신을 돌아보는 우리의 순간적인 행복을 그린 김정아의 <순간>, 우리의 풍경은 인생을 긍정적이고 희망적으로 바라보기 위한 에너지를 준다.

   
▲ 김영화 여행이야기.

주의의 사소한 일상, 낯선 누군가의 이야기는 활동에 생명과 활기를 불어넣는다는 김영화의 <여행이야기>,

하나의 개체를 분리된 눈으로 보고 합쳐지고 느끼는 조화로움과 내 마음 속 평화로움과 자유와 평화를 표현하려 한 전창환의 <내 안의 정원>, 조약돌과 쇠를 이용한 개미로 미지의 세계로 향한 끊임없는 움직임을 표현한 김종렬 <나들이>,

자연의 유기적인 현상을 은유적으로 설명하는 소재가 되는 꽃을 차용해 우리 일상을 대변하면서 우리가 느끼고 있는 현상학적 행복을 보여주는 심미경의 <현상학적 행복>, 꽃이 피는 아름다움을 만나기 위해 수만년의 우주가 공을 들였듯이 인생의 꽃이라 이름 할 수 있는 우

리 고유의 정체성을 나타내고자 한 허회태의 <생명의 꽃>

손바닥의 주름에 관한 조형적 번안에서 시작되어 삶이라는 시간이 각인된 흔적임과 동시에 돌아갈 근원으로서의 홈을 표현한 김지훈의 < HOME-1>

관계는 살아 숨쉬는 생명체의 덩어리고 살아간다는 것은 나와 타자, 나와 자연과의 관계의 지속이라 본 김영궁 <관계 – 부분과 전체>, 집은 사랑스런 터치로 가득한 자유로운 바람과 상상, 무한한 가능성이 있는 공간으로 바라본 박희숙 <행복>, 사람들과 얽혀진 관계 속에서의 상처와 그 흔적들을 작업화 한 이정립의 <상처>,

구속을 상징하는 망을 작업의 소재로 하여 망을 묶고 찢고 늘리고 짜르기도 하는 과정을 거치면서 자유로운 물방울의 움직임을 캔버스에 소환한 원영수 <자유를 갈망하다>,

   
▲ 박혜정 여수.

우리의 정서가 배인 한지의 변형을 통해 전통문화의 깊은 흐름과 동양문화의 가치를 표현하려 한 서정민 <天心-18>, 푸르고 건강한 우리 바다와 산, 그리고 그 안에 살아 숨쉬는 생명들의 작가의 독창적인 색감과 필력으로 그 샘솟는 생명력을 표현한 윤현식 <생명의 어울림>, 단순히 우리가 아는 여수의 풍경이 아닌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고 감성으로 느낀 여수의 환상을 표현한 박혜정 <여수>,

김정희의 세한도를 모티브로 달빛 아래 비추어진 흔들리는 물그림자를 바라보며 세속의 흔들림과 변치 않은 이상적의 우정을 생각했을 추사를 떠올리며 이미지의 노이즈 효과를 높이려 한 강묘수 <신세한도>,

   
▲ 강묘수 신세한도.

무로 돌아감을 상징하는 흰 바탕에 생명의 순환을 드러내는 연줄기를 통해 자연회귀-순환이라는 우주 질서를 표현하려 한 문재성 <자연회귀-순환>, 도시 풍경 속의 집은 독립된 개체이면서 공동체를 이루고 있는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연상시켜, 서로 맞붙어 있는 도시의 집은 어떻게 보아도 정감있는 꽃들이라는 제미영 <家花-집과 꽃에 대한 소망>,

의미이면서 그림인 갑골문자를 원형적 모티브로 하여 물고기 魚로 떼를 짓기도 하고, 떨어지기도 하고, 홀로 있기도 하고, 물풀 속에 있기도 하는 물고기의 형태를 추상적으로 변형한 김현정 <어? 魚!>, 나무 꽃 물고기로 생명력있는 가족을 표현하여, 가족 개개인의 삶의 치열성은 때로는 생존을 위한 영역다툼이기도 하고 때로는 꿈을 이루기 위한 아름다움이기도 한다는 윤영애 <가족>.

복제물의 오브제인 컵을 통해 복제된 것들이 진실 이상으로 이야기하는 가변적 우리시대의 시뮬라크르를 상징하고 있는 문주호 <진열장 풍경> 등 욕심 같아서는 400여 작품에 담긴 이야기를 빠짐없이 소개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어 안타깝다.

   
▲ 윤현식 생명의 어울림.

밥을 먹지 않아도 배가 고프지 않았고 다리가 후들거릴 정도로 긴 관람 동선이었지만 오랜만에 순수예술의 진수를 만끽하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인상적인 것은 관람객들의 체험의 장이었다.

그곳에는 그동안 관람객들이 남겨둔 체험의 흔적인 그림들이 전시되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었다. 티없이 맑은 동심을 표현한 작품들과, 여수에 대한 인상을 풀어낸 그림이며, 가족의 행복을 기리는 그림, 우정, 사랑 등 참으로 다양한 삶의 이야기가 전시되어 있었다.

400여명의 작가들이 대상의 의미를 조형적으로 새롭게 만난 현장에서 상상력은 없는 것을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있는 것을 어떻게 새롭게 읽어낼 것인가의 문제임을 다시금 확인했다.

이점에서 이번 국제아트페스티벌은 우리로 하여금 있는 것을 어떻게 다르게 볼 것인가를 안내해 주었다. 다르게 보는 힘이 바로 상상력이고 창조의 원천이 된다는 것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만난 큰 수확이었다.

늘 제자리걸음에 머물러 있는 박람회장의 활성화를 위해서도, 지역예술의 반성과 전망을 위해서도, 시민들의 행복한 문화향유를 위해서도, 지역문화예술의 창조적 발전을 위해서도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은 그 몫을 챙기는데 손색이 없었다.

문화예술의 시대를 살고 있다.

국제아트페스티벌이 우리시가 문화예술창제도시로 가는 하나의 큰 발걸음이 된다는 점에서 욕심 같아서는 이달 15일까지 전시되는 이번 전시회에 우리 시민들 한 분 한 분을 빠짐없이 초대하고 싶다.

분명 즐겁고 행복한 매혹적인 외출이 될 것이다.

신병은(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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