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식물방문관리사’ 배출로 성공예감
국내 첫 ‘식물방문관리사’ 배출로 성공예감
  • 강성훈 기자
  • 승인 2017.08.31 09:3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탐방> 특별한 사회적기업 ‘스토리즈’
원예체험.카페 접목...결혼이주여성들 일자리 창출 앞장
▲ 사무실을 방문해 화분을 관리하고 있는 식물방문관리사.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을 위해 국내 최초의 직업군까지 만들어내며 2년여만에 모범사례로 자리매김해 가고 있는 사회적기업이 화제다.

다양한 환경적 이유로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은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일자리 제공은 물론 국내에서는 처음 시도된 ‘식물방문관리사’를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식물카페 ‘스토리즈’(대표 김순희)다.

‘스토리즈’는 커피한잔의 여유와 원예체험을 할 수 있는 작은 카페로부터 시작했다.

“여유를 찾기 쉽지 않은 도심에서 사랑방같은 공간을 고민했어요. 커피를 마시면서 자수나 도자기 공예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겠다 생각했죠”라는 김순희 대표다.

그렇게 해서 ‘공방같은 카페’로 첫 발을 내디딘 ‘스토리즈’는 찾는 이들에게 마음의 여유를 더하기 위해 다양한 식물들로 카페공간을 채웠다.

김 대표의 바람처럼 독특한 공간으로 꾸며진 ‘스토리즈’는 동네 사랑방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됐고, 다양한 이들이 찾아 나눔의 여유를 즐겼다.

그러던 중 ‘스토리즈’를 찾는 고객들을 통해 다문화 친구들의 일자리 문제를 알게 됐고, 평소 ‘나누기’를 좋아했던 김 대표가 이를 지나치지 않고 결혼이주여성들을 파트타임에 고용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작은 카페에서 파트타임으로 이주여성들의 일자리를 돕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고민 끝에 찾아 낸 실마리가 카페에 가득 자리매김한 식물들이었다.

카페 공간에 가득한 이색 식물들에 호기심을 보이던 이주여성들로부터 착안해 낸 생각이었다.

“어느 사무실이나 가정 등에 적게는 몇 개부터 많게는 수십개의 화분들이 있는데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일년이면 오히려 죽어나가는게 더 많은데 여기서는 어떻게 이렇게 식물을 잘 가꾸느냐는 손님들의 호기심에서 실마리를 찾을 수 있었죠”라는 김대표다.

김 대표는 누군가가 꾸준히 식물을 전문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면 식물을 통해 삭막한 도심에서 쾌적하고 여유로움을 가질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

“식물 관리는 조금만 관심과 애정을 쏟는다면 누구나가 쉽게 할 수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식물과 이주여성일자리 창출을 연계했다.

그렇게 해서 국내에는 없던 ‘식물방문관리사’라는 일자리를 창출했다.

일반 기업이나 가정을 주기적으로 방문해 화분에 물을 주고, 병충해를 확인하고, 영양을 체하며 식물을 가꾸는 일이다.

“전문 직업 능력을 갖추기 쉽지 않은 이주여성들에게 일자리 찾기는 더더욱 어려운 현실이었는데, 전문 기술 없이도 식물에 대한 기본적 지식과 애정, 성실함만 있으면 가능한 일이었기에 안성맞춤이었어요”

▲ 원예를 통해 결혼이주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에 나서고 있는 예비사회적 기업 스토리즈 전경.

‘식물방문관리사’를 확신한 김 대표는 취미에 그쳤던 식물 관리를 하나의 과정으로 체계화하는 작업부터 시작했다.

그리고 일자리에 관심을 가졌던 이주여성들과 함께 직접 대형 식물 농장을 찾아 일정기간 현장 학습을 진행했다.

다양한 식물의 습성과 관리요령, 일반인들이 접하기 쉽지 않은 전문적인 지식도 프로그램화해 이주여성들에게 가르쳤다.

좀더 전문적인 지식과 체험이 필요한 부분은 인근 대학의 교수를 찾아가 직접 조언을 구하며 보완하는 노력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해서 ‘식물방문관리사’라는 일자리가 만들어졌고, 전문 프로그램이 갖춰졌다.

‘식물방문관리사’는 일주일에 한번, 월 4회에 걸쳐 2인 1조의 결혼 이주여성들이 팀을 방문관리를 신청한 기업체 등을 방문해 이뤄진다.

기본적인 물주기부터, 먼지나 해충을 닦아내고 제거하기, 전지 및 제거, 분갈이, 실내 환경에 맞는 습도와 온도 체크하기 등 매뉴얼에 따라 관리에 들어간다.

지속적인 관리로 생기를 잃었던 식물들에 새순이 돋아나고, 푸른 잎이 우거지는 변화를 겪으면서 처음에는 의아해 하던 고객들도 ‘식물방문관리사’의 중요성에 공감했다.

방문관리사들 역시 정성을 통해 관리한 식물의 변화를 보며 마음의 힐링을 몸소 체험했다.

“적응하기 쉽지 않았던 이국 땅에서 생활의 고단함을 잊게 해 주었어요. 일 또한 다른 일들에 비해 어렵지 않게 배울 수 있어서 좋았고, 관리를 받은 고객으로부터 만족스런 인사를 건네받을 때면 보람까지 느낄 수 있었어요”

‘스토리즈’는 식물방문관리 뿐만 아니라 식물 체험이 쉽지 않은 아이들을 위한 ‘원예체험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한다.

어린이집들을 방문해 아이들에게 나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직접 나무를 심어보게 함으로써 원예를 통한 정서발달 교육에까지 관심을 쏟고 있는 것.

또, 지역사회와 함께 하기 위한 다양한 봉사활동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쓰레기로 가득찼던 골목길 유휴공간에 나무를 심어 미니정원으로 가꿨고, 올해도 삭막한 도심 거리에 어울리는 화분전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누구나 힐링할 수 있는 카페를 만들어야겠다는 소박한 마음에 시작했던 일이 새로운 직업군을 발굴해 이주여성들의 일자리 창출은 물론 원예를 통한 정서 순화의 계기로 삼을 수 있어 기쁘다”는 김 대표.

“보다 체계화되고 전문화된 프로그램 강화로 틈새시장 진입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일자리창출을 이끌어내고,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 지역내 공동체 문화 확산에 앞장설 것이다”는 포부를 밝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