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외고 무산 ... 지역 교육문제 공론화 계기
사립외고 무산 ... 지역 교육문제 공론화 계기
  • 박태환 기자
  • 승인 2017.08.29 08: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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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철현 시장 사립외고 시작부터 무산까지]
초기 소통 부재로 지역 내 찬·반 갈등 극명
지역내 갈등 현안 협의체 구성 시도도 최초
9월 구성 예정 ‘교육발전협의체’ 활동 주목
▲ 주철현 시장의 최대 공약이었던 사립외고 설립이 무산됐다. 시는 오는 9월 민관산학이 참여하는‘여수교육발전협의회’를구성해 지역내 교육전반에 걸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사진은 지난 24일 마지막 회의를 열고 해산을 결정한‘여수사립외고 설립 추진위원회’.

주철현 시장의 최대 공약이었던 사립외고 설립이 결국 무산됐다. 시는 24일 사립외고 설립 추진위원회 마지막 회의를 열고 위원 만장일치로 추진위 해산을 결의했다.

앞서 행복교육 민관협의체도 지난 17일 해산을 결의하면서 사립외고 설립을 위해 구성 됐던 민관협의체가 모두 막을 내렸다.

시는 향후 민관산학이 모두 참여하는 교육협의체를 구성해 지역 교육과 관련된 모든 사항을 논의하는 업무를 담당하게 된다. 주 시장의 최대 공약이었던 사립외고 설립의 과정과 공과를 점검했다.

사립외고 설립 임기 초반 최대 난제

2014년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주철현 시장은 취임 첫 해 2017년 개교를 목표로 하는 사립외고 설립을 공식화 했다.

당시 주 시장은 “지역 인구유출을 막고 인재양성을 위해선 전국 학생이 모여드는 최고의 명문고를 설립해야 하는 필요성이 있다”며 24학급 600명의 학생을 수용할 수 있는 ‘사립 외국어고교 설립 계획을 밝혔다,

그러면서 그 대상 학교로 여도초·중학교가 떠오르면서 지역내 갈등이 확산되기 시작했다.

시는 그 후 6월 시민 10명 중 8명이 사립외고 설립에 찬성한다는 내용이 담긴 사립외고 설립을 위한 용역 결과를 공개하고 사립외고 설립을 요구하는 지역내 인사를 중심으로 9월에는 사립외고 설립 추진위원회를 구성했다.

이 과정에서 여수산단 25개 기업이 매년 40억원씩 10년간 운영비를 부담하는 협약을 이끌어 내는 등 일정 부분 성과를 내기도 했다.

시는 이를 통해 사립외고 설립을 두고 진행되고 있는 지역내 갈등을 진화하려했지만 급기야 해당 학교 초등생들이 사립외고 설립 반대를 주장하는 집회에 나서는 등 갈등은 진정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시는 지역내 갈등 해소를 위해 지역내 사회단체와 교육단체가 참여하는 ‘행복교육 민관협의체’를 이듬해인 2016년 1월 구성했다.

입장차가 극명히 갈리는 지역내 주요 현안사업에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해결방안을 연구한 것은 ‘행복교육 민관협의체’가 처음이다.

행복교육 민관협의체로 갈등 해소 나서

‘행복교육 민관협의체’는 지역내 교육활성화를 위한 용역을 곧바로 실시했다. 이 용역 결과 창의인성을 지원하기 위한 행복교육지원센터의 강화와 지역내 학교의 학력을 높이기 위한 모델 학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용역에서는 지역에 산재해 있는 물적, 문화적 교육자원을 개발해 교육과정과 연계한 프로그램 구성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지역 명문고 육성을 위한 방안으로 성적 우수학생의 관외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비평준화지역에 사립형 일반고 신설, 비평준화지역 공립형 일반계교의 육성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 같은 용역에 기초해 시는 올 초 학생들의 창의인성 및 진로진학 그리고 교육공동체 형성을 위한 업무를 전담할 ‘행복교육지원센터’를 개원했다.

특히 센터에서 실시하고 있는 진로진학 컨설팅은 학생과 학부모 모두에게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사립외고 논란, 교육문제 공론화 시발점

사립외고 설립 추진위의 해산, 그리고 행복교육 민관협의체의 해산으로 사립외고 설립은 사실상 무산됐다.

주철현 시장도 지난 6월 민선 6기 3주년 기념 기자회견을 통해서 “(사립외고 건립을) 임기 내 마무리하겠다는 욕심은 버리겠다”며 “지역교육의 새 지평을 만들겠다는 고민에서 출발한 명문고 육성은 중단된 것이 아니라 진행중이다”고 말하면서 자신의 최대 공약에 대한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주 시장의 이 같은 발언은 자사고・외고 폐지라는 국정기조와 1년인 남은 임기 기간 동안 사립외고 설립 자체가 불가능한 시간적 제약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실제 24일 있었던 사립외고 설립 추진위 해산식에서 이상율 집행위원장은 “사립외고 등의 일반고 전환을 추진하는 새 정부의 교육 정책에 따라서도 해체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주 시장도 이 자리에서 “추진위 해산이 끝이 아니고 시작이며 끝나버렸다면 희망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추진위 성과로 ▲현실에 안주했던 여수교육에 큰 경종을 울리고 교육도 지역발전의 핵심과제라는 공감대 형성 ▲사립외고 설립을 위해 여수산단과 업무 협약 체결 ▲여수행복교육 민·관협의체를 발족시키는 계기가 됐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9월 구성 예정 교육발전협의체 활동 주목

이제 사립외고 설립을 포함한 지역 교육문제는 9월 구성될 ‘여수 교육발전협의회’로 공이 넘어갔다. 민간산학이 모두 참여하게 될 이 협의체의 활동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협의체의 구성 및 활동에 지역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문재인 정부의 변화하고 있는 교육정책을 빠르게 지역 교육정책에 연결시키는 싱크탱크가 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지자체와 지역 교육계는 물론 민간차원의 허심탄회한 소통이 절실하다.

특히 교육을 교육계의 문제로만 한정해 문호를 개방하지 않고 있는 지역 교육계도 이번 기회를 통해 지역 교육의 문제를 지역현안 테이블에 올릴 필요가 있다.

지자체, 교육계, 민간 모두가 지역 교육 발전을 위해 같이 고민하는 자세 전환이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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