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관심이 절실하다
새학기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관심이 절실하다
  • 남해안신문
  • 승인 2017.08.18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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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여수경찰서 박준일 경위
▲ 박준일 경위.

‘입추가 지났고 저녁에는 어느 정도 시원함도 느껴진다. 필자는 학교전담경찰관(School Police Officer)으로서 매주 1회 이상 공원, 동전노래방, PC방 등을 다니며 많은 학생들을 만난다. 방학을 만끽하던 학생들이 시기적으로 개학이 다가와 많은 아쉬움을 토로 한다.

매년 새학기가 시작되면 청소년들은 방학과 다른 생활로 혼란을 겪는 경우가 있고, 1학기를 지내며 서로의 성향을 많이 알고 있어 상대적으로 약한 성향의 학생들을 괴롭히는 경우가 있어 청소년에 대한 관심이 절실하다.

더욱이 지속적인 학교폭력 피해로 인해 청소년들의 극단적인 선택이 있을까봐 우려하는 마음도 크다. 우리나라 청소년 자살률은 OECD 국가 중 1위라는 참으로 안타까운 통계가 있다.

SNS에 자살을 암시하거나, 자살을 미화하는 글들이 올라오는 것을 보면 이러한 글을 쓴 사람은 적어도 잠재적 자살시도 가능성이 높고, 특히 충동적이며 자기방어기제(defense mechanism)가 약한 청소년들에게는 자살의 동기부여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또한 유명인이 자살하고 나면 이를 모방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데, 이를‘베르테르 효과’라고 하며 청소년들이 취약 하다고 본다.

자살은 고민에 대한 근본적 대책이 될 수 없고 주변인에게 슬픔을 가져다주는 행동임은 알고 있지만 학교폭력 피해 등으로 정신이 피폐해지면 누구나 스스로는 극복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하게 된다.

필자는 학생들을 만나면 그 때마다 학교폭력 예방교육과 더불어 프리허그를 하곤 한다. 청소년 자살은 충동적인 경우가 많고 주변에 누구 한명과 친밀한 관계가 형성되면 자살을 예방할 수 있고, 경찰관인 내가 그 역할을 할 수 도 있다고 생각하고 진심으로 안아준다.

매번 자살 예방을 강조하고 싶지만 자칫 자살을 일깨우는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 상황에 따라 경각심을 준다.

일본에서는 자살률이 높은 기차역에 마음을 안정시키는 색인 청색 조명을 설치하니 자살감소 효과가 있다고 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자살 우려 장소의 난간 등에 좋은 글귀를 적어놓아 누군가에게 위로가 되기 위해 노력도 하였다. 이렇듯 작은 노력으로 누군가의 자살을 막을 수 있다.

가정이든 학교든 사회든 청소년들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관심을 기울이고 그들의 감정을 공유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힘이 될 수 있고, 그들을 지지하는 SNS 문화를 활용하는 방법도 좋다고 본다.

어떤 일이든 거창한 노력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우리 모두 ‘생명존중’을 배우던 마음으로 새학기를 맞은 청소년들에게 특별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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