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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카피, 호기심과 소문
신병은 시인의 시 줍는 법, 시 먹는 법 26
2017년 07월 03일 (월) 09:14:09 남해안신문 nhanews@nhanews.com

옷이라는 글자, 
사람을 닮았다머리와 목, 두 팔에 다리까지그런데 가슴이 없다
가슴이 없는 사람은 옷이다사람이 아니라 그냥 옷이다                    -정철<옷>-     
      

우리 여수 출신 카피라이터 정철의 <한글자>에 나온 ‘옷’이라는 카피다.
정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카피가 ‘사람이 먼저다’ ‘나라를 나라답게’라는 카피다. 
그는 “글은 손이 아니라 눈으로 쓰는 것”이라고 한다. 
쓰려면 쓰는 시간보다는 정작 세상을 관찰하는 일에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그의 글쓰기의 키워드는 사람과 만남이다.
그에게 글은 곧 사람이고, 관찰은 곧 만남이라 역설한다.  

(벼)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이고 사람은 읽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하) 남을 잘 웃기는 사람 곁에 열이 모인다면 남의 말에 하하 잘 웃어 주는 
    사람 곁엔 스물이 모인다. 배려가 가면 사람이 온다. 
(팁) 아이디어 팁 하나. 아이디어가 떠오르지 않을 땐 아이만 남기고 디어를 
    지우개로 지우세요. 아이 생각으로 돌아가세요. 
(써) 글을 잘 쓰는 방법은 글을 쓰는 것이다.

짧고 군더더기가 없고, 역발상을 꺼내놓은 그의 발상은 독자들에게 삶의 의미를 느낌 있는 잔상으로 남겨준다. 
좋은 광고와 좋은 시는 느낌이 있고 읽고 난 후에 가슴 한 켠에 잔잔하게 파문이 이는 잔상이 남기마련이다. 그림을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그림을 만나면 그 그림이 전해준 울림이 오래오래 잔상으로 남고, 좋은 사람 을 만나고 나면 그 사람에 대한 인상이 잔상으로 오래오래 남는다. 
그것은 느낌이 있는 풍경으로 전해지기 때문이다.

말이 나온 김에 그의 말을 좀더 인용해보자. 
“광고는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이다. 카피라이트는 소비자에게 말을 거는 사람이다. 소비자들은 광고가 하는 말을 잘 들으려 하지 않는다. 과장일 거야, 거짓말인지도 몰라, 늘 의심의 눈초리로 카피라이터가 건네는 말을 살핀다. 그러니 우리 제품 좀 봐 주세요라고 말을 걸면 실패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입보다 눈을 사용한다. 제품과 소비자의 접점을 찾는다. 소비자를 비집고 들어갈 공감을 찾는다. 
공감을 무기로 말을 건네고 설득을 한다. 
카피는 쓰는 게 아니라, 찾는 것이다. 만드는 것이 아니라 찾는 것이다. 없는 것을 만들어 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늘 쓰는 말, 우리 곁에 놓인 말 중에서 지금 내가 표현하려는 것에 딱 맞는 말을 찾는 것이다. 여기저기 두리번거리다 쓸만한 문장 하나를 발견하면 그것을 그대로 들고 와 종이위에 내려놓는 것이다.
카피는 손이 아니라 눈으로 쓰는 것이다. 카피라이트는 하루 종일 뭔가를 쓰는 사람이 아니라 하루 종일 뭔가를 찾는 사람이다.”

남을 말에 귀를 기울이려고 하지 않는 오늘날, 어떻게 하면 내 말에 귀를 기울이게 할 것인가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럴려면 먼저 ‘공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소문을 내자.
소문은 강렬한 호기심을 동반하고 있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수상한 이야기, 발칙한 상상력’을 시창작 원리로 적용하면 좋을 것이다. 
꽃의 소문, 나무의 소문, 풀의 소문, 바람의 소문을 내려면 대상을 오랫동안 지켜보고 관찰해야 한다. 그래서 관찰과 발견, 발견과 적용이다.
이것이 창작의 키워드 두 개다.  

아이들은 아인슈타인, 베토벤이라고 했다
어떤 아이들은 또 원시인이라고 했다. 
늘 함께 했던 동료 교사 중 몇몇 사람은 김수환 추기경이라고 했다. 
초등학교 동창들은 나를 늘 신박사라 불렀다.
나에 대한 별칭들이다.
이 중에서 나는 윈시인이 맘에 들었다.
때 묻지 않은 순수하고 자연그대로의 시인, 
인간의 원형을 닮은 시인이라는 자의적 해석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촌놈인 내가 시인이 되어 자연과 사람을 만나고, 
선생이 되어 아이들을 만났다.
그러고 보니 ‘만남’이 나의 직업이었다. 
만나서 말을 걸었고, 만나서 사랑을 했고, 만나서 서로를 공유했고, 
끝내는 나를 보게 된다.

내가 누굴까?
예순 세 해를 사는 지금도 나는 나를 모른다.
그럴 때 마다 나를 대신해주는 이 별명들을 생각한다.
그러면 실루엣의 내가 보이는 것이다.

나의 어휘는 ‘사람’과 ‘곁’이다.
나의 곁에 있는 사람들을 둘러보면 나는 사람 복이 많은 사람이다.
사람과 사람이 만나 나누고 배려하는,  
좋은 사람들이 곁에 있어 사는 것이 늘 행복하고 즐겁다.
좋은 사람을 만나면 꽃이 핀다.
사람들이 꽃이 된다.
내가 꽃이 되고 너도 꽃이 되고 별이 뜨고 달이 뜬다.

나는 시를 쓴다.
내가 시를 쓰는 이유는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힘이 있기 때문이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 사람이 쓰고 사람이 읽는 이야기
사람에 대한 따뜻한 고민과 사랑, 
따뜻한 휴머니티, ‘사람’이란 단어를 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시간은 오후 6시다.
해거름이 짙어져 저녁 밥물 넘는 냄새가 
온 마을 골목을 돌아나가는 사색의 시간이자 
약간의 배고픔과 함께 사람이 더 맑아지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맑아진 사람끼리 
편하게 소주 한잔 나눌 수 있는 술시이기 때문이다.

결국 사람이다.
오늘도 나는 사람이 되어 사람 곁에 있고 싶어 한다.   
                                             - 신병은 <자기소개서>-

나의 소개서다.
소개를 하는 것, 내가 나의 소문을 내는 것이다. 물론 나쁜 소문은 살짝 뒷곁에 밀쳐두었지만, 작정하고 내 소문을 한번 내어보자고 생각하니 한순간에 이런 모습이 관찰되었다. 
시를 쓰려고 하지 말고 소문을 한번 내어보자고 달려들면 쉽게 대상의 속이야기를 관찰할 수 있고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필자도 늘 시는 쓰는 것이 아니라, 줍는 것이라고 했다.?
시는 사람의 마음을 사기 위해 쓰고, 카피는 물건을 팔기 위해 쓴다. 
말과 글로 사람에게 말을 건네는 공통점이 있다.
그래서 좋은 시, 좋은 카피는 사람 사는 세상의 사람냄새 나는 이야기다.
정철의 카피와 카피론을 만나면 시와 시창작론과 똑 같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에 대한 이야기, 사람이 쓰고 사람이 읽는 이야기,
가장 재미있고 힘 있고 마음을 잘 움직일 수 있는 소재와 주제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고민과 사랑,
광고든 시든 에세이든 마지막으로 ‘사람’이라는 한 단어가 가슴에 남을 수 있다면 그게 좋은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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