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첫 대한민국 선수이고 싶어요”
“올림픽 메달을 목에 건 첫 대한민국 선수이고 싶어요”
  • 강성훈 기자
  • 승인 2017.06.07 09: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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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요트 국가대표 상비군 김세웅 군
▲ 요트 국가대표 상비군인 김세웅 군. 김군은 올 해 첫 전국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태극마크 전망을 밝히고 있다.

“바다에서만큼은 누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완벽하게 해내야 하는 경기. 요트의 매력이지 싶어요”

홀로 바다를 누비며 자신만의 전략과 전술로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노리는 선수가 있어 화제다.

최근 수년사이 침체 일로에 있는 여수 요트의 부흥을 이끌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는 김세웅(여수고 2)군이다.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내는 대한민국 첫 선수가 되는게 꿈이예요”라는 김 군은 지난달 여수 소호요트장에서 열린 30회 대통령기 전국시도대항요트대회 겸 2차 국가대표선발전에서 레이저급 남자고등부 1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욕심이 과하지 않은 실력임을 입증해 보였다.

이번 대회 전남 출전 선수로서는 유일한 1위 기록이자, 자신으로서도 6년여만에 가장 좋은 성적표를 받아 쥐었다.

김군이 요트를 타기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6학년. 당시 한려초등학교 수영선수로 활약하던 중이었다.

실력 또한 상위권을 유지하며 유망주로 주목받기 시작하던 터였다. 하지만, 6학년이 되던 해 수영을 접을 수 밖에 없었다.

“갑자기 귀가 아프기 시작했어요. 결국 물에 들어갈 수 없게 돼 운동을 쉴 수 밖에 없게 됐어요”

김군의 좌절은 이내 새로운 기회가 됐다.

신체적 문제로 운동을 포기하려던 차 무선중학교 요트 감독으로부터 요트를 배워보지 않겠냐는 연락이 왔다.

“어렸을 때부터 바다를 좋아해서 수영을 시작했는데 더 이상 할 수 없게 돼 상심이 컸었죠, 요트선수 제의를 받고 바로 시작하겠다고 했어요. 운동도 운동이지만 배를 탈 수 있다는 것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 컸던 것 같아요”

수년간 수영을 배우며 다져진 운동선수로서 기본기와 또래 친구들보다 뛰어난 신체조건은 김군을 이내 간판급 요트선수로 변모시켰다.

무선중학교 2학년이던 2014년 제3회 해양수산부 장관배 레이저4.7급에 출전해 1위를 차지하며 단숨에 요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비록 중등부 경기였지만, 요트를 통해 거둔 첫 성적표라 기대가 남달랐다. 대부분 중등부 선수들이 옵티미스트급 요트를 타는데 반해 김군은 한급 높은 레이저4.7급을 탔다.

첫 단추를 잘 꿴 김군은 2015년 제7회 대한요트 협회장배 레이저 4.7급 1위, 2016년 제11회 해양스포츠제전 고등부 레이저급 1위, 제97회 전국체전 레이저급 3위 등 잇따라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차세대 국가대표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그리고 올해 첫 전국대회로 열린 대통령기 대회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하며 자신의 실력을 입증해 보였다.

지난해 성적을 계기로 국가대표 상비군에 발탁돼 자신이 세운 목표에 한걸음 더 나아갈 수 있었다.

“아직 우리나라에서 올림픽에 입상한 선수들이 없는데, 그 첫 주인공이 되고 싶어요”

태극마크를 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꾸준한 성적이 중요하다.

“올해 남은 대회에서도 이번 대회만큼의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어려운 목표는 아니라 생각해요”

사실 요트를 시작할 때부터 구체적인 목표나 계획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냥 운동 자체가 좋아서 시작했던 터라 절실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하지만, 성적을 통해 자신을 실력을 드러내면서 구체적인 목표가 생겼고, 목표를 이루기 위한 절실함이 성적으로 이어졌다.

“올해 대통령기를 준비하면서 2개월여동안 하루도 쉬지 않고 훈련을 했어요. 체력강화 훈련은 물론이고, 날마다 쉼없이 배를 끌고 바다를 나갔던 것 같아요”

그렇게 굵은 땀방울을 쏟아낸 뒤 쥐어진 최정상의 성적표는 김군을 한번 더 단련시켰다.

“이번 대회를 통해 선수로서 내 자신의 위치를 확인했고, 그동안 막연한 기대치에도 좋은 성적이 나오면서 기본에 소홀했던 운동에 대해 반성하는 계기가 됐어요. 무엇보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우는 계기가 됐다는 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가 될 것 같아요”

전남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요트 선수를 향한 도전을 이어가고 있는 김군에게도 아쉬움은 있다.

“여수에서 활동하는 선수층이 얇다보니까 서로 경쟁하면서 기술을 보완하고 실력을 끌어줘야 하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김군이다.

여수에서 활동하는 고등부 선수는 6명에 불과하다. 90년대까지만 해도 국가대표의 산실로 불리울만큼 명성을 떨쳤던 ‘전남요트’의 위상을 생각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각종 지원체계가 위축되면서 우수 선수들은 타 시도로 빠져나갔고, 새로운 선수 발굴 또한 쉽지 않은 여건이 됐다.

지난해 전국체전에서 김군이 따낸 동메달이 전남의 유일한 성적이었다는 점이 ‘전남요트’의 현주소를 이야기 한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최근 요트체험 등 다양한 해양레포츠 체험 기회가 늘면서 요트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과거의 전남요트가 선수육성에 초점을 맞춘 체계였다면 이제는 누구나가 즐기는 대중레포츠로 저변을 넓혀가고 있는 것이다.

“시간이 지나고 제가 어른이 됐을 때 쯤이면 요트도 인기종목이 돼 있지 않을까요? 결국 선수로서의 성적은 저의 마음가짐으로부터 시작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요트를 타고 바다에 나가는 순간 이겨야 한다는 생각에 급급했는데 이제는 미리 전략을 세워두는 경기를 하고, 진행하는 방법을 알게 되니 요트를 즐기게 됐어요”라는 김군이다.

요트를 시작한 지 6년. 이제서야 요트를 알아가고 있는 김세웅군.

태극마크의 꿈을 향해 오늘도 바다로 향하는 그의 발걸음이 여느 때보다 경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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