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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맛과 독까지 지녔으니 신의 선물이지요”
남해안 맛기행...55년을 지켜온 장인의 맛 ‘상암복집’
55년을 고집스레 지켜 온 정통 복요리가 강창환(74)옹
2017년 06월 05일 (월) 09:11:29 서선택 기자 sst@nhanews.com
   
▲ 상암동에서 55년 동안 복요리를 하고 있는 강창환 옹.

맛에 있어서는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불리는 복요리.

그 신비한 복요리를 55년간 만들어 온 ‘신의 손’을 찾았다.

여수 학동에서 차로 둔덕길을 따라 15분을 달려 상암동으로 들어섰다.

그 곳에 빛바랜 간판, 배가 불록 나온 고기그림과 함께 ‘상암복집’이 눈에 들어 왔다.

2층으로 오시오라는 글귀를 따라 식당으로 들어갔다.

주방에서 신중하다 못해 심각한 표정을 지으며 요리에 몰두하고 있는 강창환(74)씨가 이내 반기다.

   
▲ 55년동안 그 자리에서 강창환 세프가 복요리를 하고 있는 상암복집 전경.

“복요리는 자신과의 싸움”

강 세프는 “복요리는 한마디로 말하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으르고 성실하지 못한 사람은 만들어서는 안 되는 신성한 음식이기도 하지요”

55년 동안 복을 다루어 온 강창환 (74)씨는 복요리를 “신이 준 선물 중 하나”라고 말한다.

사람들마다 혀끝으로 느끼는 맛이 모두 다 다른데 복요리는 한사람도 빠트리지 않고 최고의 맛을 느끼게 해 준다는 것, 더욱이 예부터 암을 다스리는 치료약으로도 쓰이는 신비한 음식으로 소개한다. 강 요리사는 입가에 웃음을 띠며 “신비한 맛과 죽음을 부르는 독까지 지녔으니 신의 선물이 맞지요.”

   
▲ 복의 독을 없애기 위해 200번을 비벼서 씻고 20번을 행궈야 한다. 작은 사진은 복전골 요리.

200번 비벼 씻어 20번을 헹궈내야

강 세프는 55년을 한결같이 지켜 온 자신의 복요리 철학으로 “200번을 비벼서 씻고 손으로 20번을 꾹꾹 짜서 주무르고 20번을 물로 헹구는 것을 입으로 하나 둘 숫자를 세면서 복을 손질한다”고 말한다.

“숫자를 세지 않으면 이만하면 대충 되겠지 하다가 독을 빼지 못하고 사고를 내는 경우가 생겨요. 그래서 게으르거나 성실하지 못한 사람들이 다루는 안되는 요리가 복요리지요”

강 세프는 19살 때부터 55년 동안 단 한 번도 그 숫자를 빼먹지 않고 복어 요리를 해왔다.

“복요리에서 안전은 제 인생이 달려있고 가족의 미래라고 생각하고 어떠한 일이 있어도 복을 다듬는 일은 제가 직접 해 왔어요.”

텃밭에서 손수 가꾼 신선한 채소는 ‘덤’

55년을 우직스럽게 지켜 온 요리철학을 들으며 복요리의 매력에 푹 빠졌다.

그렇게 손질된 복어 옆으로 파릇파릇한 채소 한바구니가 눈에 띈다.

상암복집 뒤 텃밭에서 손수 재배한 채소들이다.

“뒤편 밭에서 채소를 길러 손님을 모시기 때문에 다 내손으로 기르고 만들어서 먹이고 있어요. 무공해 유기농으로 가꾸어서 맛이 더 좋지요”

“채소에 붙어있는 벌레는 저녁에 나와서 활동하기 때문에 밤늦은 시간에 채소밭에서 일일이 잡아내는 것이 좀 힘들어요”라며 웃는 강 세프다.

   
▲ 강창환 세프가 상암복집 인근 텃밭에서 정성을 들여 키우고 있는 채소들. 맛이 달달해 이 곳을 찾는 손님들은 언제나“채소 듬뿍”을 외친다.

“좋은 요리를 위한 발품은 기본이죠”

이처럼 채소를 직접 가꾸는 수고는 물론이고, 식재료를 준비함에 있어서도 최고만을 고집한다.

지정된 업체에서 식재료를 들여오는 것이 아닌, 하나하나 직접 발품을 팔아가며 눈으로 확인하고 모든 재료를 엄선하여 사용하기 때문에, 항상 신선한 음식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강 세프는 벌교, 광양에서 복을 요리하다 상암동에서는 24년간 운영해 오고 있다.

그래서인지 단순한 음식을 넘어선, 장인정신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예술과도 같은 음식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리시험 감독만 8년...맛의 산증인

강세프는 8년이 넘도록 전라남도 조리사협회 조리시험 감독관으로 일할 정도로 성실성을 인정받는 등 수많은 후배를 길러낸 ‘맛의 산증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명한 사람들이 여수를 찾아오면 한번쯤 찾았던 옛 백천식당, 고향초밥 주방장이 바로 강 요리사였다고 한다.

강세프의 손끝으로 여수의 맛을 만들어 낸 주인공이기도 하다.

강 세프는 “복어는 몸을 따뜻하게 하고, 혈액순환에 좋으며 고혈압, 당뇨병, 신경통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며 “그뿐만 아니라 학습, 기억 기능을 향상하고, 혈액 중의 콜레스테롤의 함량을 줄이며, 혈전을 방지하는 우수한 기능을 가지고 있다”며 극찬한다.

55년을 한결같이 지켜온 장인정신으로 빚어낸 복어요리에 온 천하를 얻은 듯 포만감이 밀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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