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이의 법칙과 관광 개발
코이의 법칙과 관광 개발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7.06.01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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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라는 물고기는 사는 환경에 따라 키 높이가 다르다. 어항에다 기르면 피라미처럼, 연못에 넣으면 보다 큰 고기가 되고 강물에 놓아두면 상상을 초월한 아주 큰 고기로 탈바꿈된다.

이 물고기는 작은 어항에 넣어 기르면 겨우 5∼8cm밖에 자라지 않는다. 그런데 큰 수족관이나 연못에 넣어두면 15∼25cm까지 자라고 넓은 강물에 방류하면 무려 90∼~120cm까지 자란다니 신기하기 짝이 없다. 이처럼 특이한 삶 때문에 이를 빗대 '코이의 법칙'이라는 말이 생겨났다.

코이의 법칙은 자라는 환경에 따라 성장이 크게 달라지는 것처럼 인간도 주변 환경이나 생각하는 크기에 따라 그 결과치가 크게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을 낳으면 제주도로 사람을 낳으면 서울로 보내라는 속담처럼 큰물에서 놀고 생각하라는 비유가 아닐까. 자신의 무대를 어항이라고만 생각하지 말고 강물이라고 생각하고 살아가면 우리 인생도 많이 달라질 것 같다.

여수가 관광객 1, 300만 시대를 열면서 전국에서 유명한 해양관광 명품 도시로 자리를 잡았다. 그러나 코이의 법칙을 대입한다면 코이가 겨우 연못에서 사는 셈이다. 아직도 망망대해를 눈앞에 두고 생각하고 해야 할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여수 명품 해양관광도시는 2012 여수 세계박람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었기 때문에 가능해진 일이다. 엑스포 때문에 각종 인프라의 확충과 고급 숙박시설의 건립, 각종 고급문화 예술의 도입, 시민의 열망과 수준 높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참여와 실천 등이 있었기에 얻어진 결과였다.

국고 17호선의 확충, KTX 신설로 교통의 편의성이 제고되었고 박람회 유치 기간 중 시민들의 대국민 대상의 도시 홍보, 4대 질서 운동을 통한 도시 이미지 제고, 심지어는 TV 일기 예보에서의 여수지역 표시 등이 지금까지 이어져 여수 지명도 제고가 전국 관광객 유인구로 활용되었기 때문이다.

박람회를 전후하여 박람회장을 이용한 갖가지 프로그램의 운영, 케이블카, 레일바이클, 마리나 기지가 건립과 여수 밤바다 야경과 함께 버스커의 입체적 활동, 해방구인 포장마차, 관광 및 크루즈선의 야간 투어 등이 조합하여 관광 도시의 모습을 획기적으로 바꿨기 때문이다.

특히 신의 한 수처럼 장범준의 노래 여수 밤바다가 공전의 히트를 하면서 낭만과 아름다움의 극치를 이루는 여수밤바다가 여수 관광의 트레이드마크로 급상승한 것이다.

이외에도 상, 하도의 관광지 개발, 금오도의 비렁길, 돌산, 화태의 갯가길 등이 주민들의 참여로 이루어지면서 여수 관광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되었다. 아울러 오동도, 거문, 백도, 향일암 진남관, 거북선 축제, 영취산 진달래 축제, 여수산단 야경 등 기존 관광자원과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명품 해양관광도시로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명품 관광도시의 영광 뒤에는 시민의 희생도 적잖다. 관광도시로 변하면서 음식과 생필품값은 오르고 교통과 주차난이 심각하고 여수를 찾는 일가 친족과 친구, 지인들로 가계부담도 상승하고 교통, 주차난 등도 고스란히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시중에는 재주는 곰이 넘고 돈은 주인이 갖는다는 속담처럼 업자만 재미 보고 시민에게는 일상의 불편과 부담만 주고 있다는 불평이 쏟아지고 있다.

여수의 관광업계 대부분은 여수시민에게 인색하다. 수입금 일부를 여수 관광 발전기금으로 기증하겠다는 약속도 헌신짝 버리는가 하면 시민우대 할인정책도 흔치 않다. 도시의 주인은 시민이다.

관광지 개발과 발전에는 시민이 함께함으로써 성공의 열매를 얻게 된다. 상호 간 함께 고민하고 함께 실천하고 함께 나누는 것이야말로 코이의 성장, 더 큰 꿈이 이루어지는 것임을 인식했으면 한다.

여수 관광은 코이가 겨우 연못에 들었고 이제는 망망대해로 나갈 시점이다. 지속 가능한 여수 관광을 위해서는 새로운 도약이 필요하다. 대형 프로젝트에만 목을 매지 말고 다양한 역사 문화를 발굴하여 스토리텔링이 있는 관광지로 만들어가는 등 작은 것부터 찬찬히 챙기는 관광 개발이 이루어졌으면 한다.

가령 예술 문화의 전당인 예울 마루의 명성을 이용하여 유명프로그램과 연계한 관광 상품 개발도 시도해 보자는 것이다. 옛 금오도에선 풍어제 때 제를 올리기 위해 하는 상차림에 선주 혼자만이 아닌 승선 할 선원 모두가 소반 상을 차려와 함께 보태어 풍어제를 지냈다.

제를 지내고 풍어를 기원하면서 주인과 선원과 가족 모두가 함께 음복하던 풍습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시대에 반상을 넘어선 인간 평등을 상징하는 풍습으로 파격이었다.

우리만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이용하여 스토리텔링 형 관광지를 개발하고 특히 구전되고 있는 전례 민속을 연계한 소규모 행사 등도 만들어 갔으면 한다. 코이는 넓은 곳에서 크게 자라듯 관·민이 여수 미래를 키우기 위해 함께하자. 넓은 곳에서 크게 생각 하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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