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부의 총리 지명에
새정부의 총리 지명에
  • 이상율 기자
  • 승인 2017.05.16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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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인지하 만인지상(一人之下 萬人之上)은 국무총리를 말한다. 행정부를 통할하는 국정 2인자로 의전서열 다섯 번째이다. 대통령이 지명한 후 국회의 동의를 얻어 임명한다. 당연히 법률안 제정과 마찬가지로 재적 의원의 과반수 출석과 출석 의원의 과반수 찬성이 필요하다. 국회가 국무총리 지명 동의안을 표결하기 전에 국무총리로서 적합한 인물인가를 심사하는 인사청문회를 거쳐 동의안을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한다. 새 정부 들어 초대 국무총리에 이낙연 전남지사가 지명됐다. 전남도민은 환영 일색이다.

건국 후 44대에 이르는 총리 가운데 호남출신은 제16대 김상협(부안), 제17대 진의종(고창), 제25대 황인성(무주), 제30대, 제35대 고건(군산), 제41대 김황식(장성)으로 모두 6명(서리 제외)이다. 이 중 5명이 전북 출신이었고 전남은 김황식 총리 단 1명이었다. 그래서 어느 때 보다 도민의 환영과 기쁨이 큰 것 같다. 이 후보자는 12일 전남 도청에서 퇴임식을 끝으로 2년 11개월여간의 도지사직을 공식으로 마치고 인사 청문에 준비에 들어갔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치고 나면 총리로 취임하여 국정을 수행하게 된다.

문재인 정부의 출발은 파격적인 행보로 국민에게 상큼하게 다가선다. 5월 10일 국회 로덴터홀에서 19대 대통령취임선서식에 낮은 사람, 겸손한 권력이 되어 가장 강력한 나라를 만들겠다고 했다. “지금 제 가슴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나라를 만들겠다는 열정으로 뜨겁다. 지금 제 머리는 통합과 공존의 새로운 세상을 열러 갈 청사진으로 가득 차 있다. 또 구시대의 잘못된 관행과 과감히 결별하고 권위적인 대통령문화를 청산하겠다.”라며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했다. 약식 취임식에 차량 밖으로 몸을 내밀고 환호하는 시민들에게 답례하고 청와대에서는 업무지시 1호로 일자리 위원회 설립, 국정교과서 폐지, 5.18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도 지시했다. 자신의 페이스북에 언론기관에 배포하는 것과 같은 촘촘할 일정을 올리고 신임 참모들과 산책 차담 회, 여민2관 직원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오찬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12일에는 첫 현장방문으로 인천공항공사를 방문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했다.

이 후보도 퇴임식 직후 지난 1월 화재 피해를 본 여수 수산시장을 찾아 상인들을 격려하고 목포 세월호 미수습 가족들을 만나 위로했다. 농촌 1백 원 택시를 개발하는 등 낮고 어두운 곳에 더욱 관심을 두는 모습과 행동은 동질성을 느끼게 한다. 이 모습이 촛불 집회의 열망과 오버럽되어 온갖 통제와 특권층의 압제에 시달려왔던 국민에게는 여름의 시원한 바람처럼 청량감을 주고 있다.

총리란 의원내각제에서 등장하는 직제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대통령 중심제임에도 국무총리가 존재한다. 이는 초대 제헌국회에서 만든 헌법 초안은 국무총리가 실권을 쥐고, 대통령은 상징적인 국가원수에 머무르는 전형적인 의원내각제였으나 초대 대통령으로 사실상 내정되었던 이승만의 주장에 의하여 의원내각제 기반 위에 대통령 중심제를 덧붙이는 것으로 마무리된 바람에 결국 임명권자의 눈치만 보는 총리로 전락한 것이다. 그러나 두 사람은 정치철학과 국정지표에 동질성이 많을 것으로 보여 분권 형 총리로 역할이 증대될 것으로 기대한다.

이낙현 지사의 제45대,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 내정은 지사 시절 추진했던 도내 주요사업들이 다시 주목을 받을 것 같다. 우선 1조 원대 경도 해양관광 단지 조성사업이다. 수년째 진행 중인 이 사업이 아직 구체화 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선결 조건인 연륙교 건설을 위해 광양만권 경제자유구역 편입 문제가 아직도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남도가 지난달까지 산업통상자원부 승인 목표를 잡았으나 대선 이후 현지 실사와 평가를 통해 편입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참여 정부가 유치에 공을 들여 성공 실화를 남긴 2012여수 세계박람회장의 사후활용, 고흥 여수 간 연도교의 조기 완공 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밖에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대학병원 유치 ▲다도해 섬의 한국대표 관광 명소화 인프라 확충 ▲여수 경도 복합해양관광 중심지대 육성 ▲무안국제공항 서남권 거점공항 육성 ▲서울~제주 고속철도 건설 ▲전라선(익산∼여수) 고속철도 건설 등이 포함된 전남발전 20대 핵심과제가 물꼬를 트지 않겠냐 하는 기대가 만만찮기 때문이다. 이 지역의 기대는 지역주의에 매몰되어서가 아니라 그동안 일부 지역으로 편중되었던 정책의 균형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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