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연안이 흔들리고 있다”
“여수 연안이 흔들리고 있다”
  • 한해광
  • 승인 2016.11.21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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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한해광 서남해환경센터장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를 주제로 열렸던 2012세계박람회 성공 개최 이후 4년이 흘렀다.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여수의 바다와 연안이지만, 4년이 흐른 지금 여수 연안은 매립과 데크시설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또한 풍광 좋은 자리라면 예외없이 들어선 수많은 펜션들도 여수 연안을 흔들고 있는 주요 요인 중 하나다.

그 이유는 펜션 부지가 연안으로 흐르는 유기물의 본래 길을 다 막거나 다른 방향으로 만든 물 이동통로 때문에 연안 습지에 막대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다.

이처럼 여수연안은 특정지역을 꼽을 것 없이 나비반도를 빙 에둘러 몸살앓이를 넘어 흔들리고 있다는 결론이다.

이미 가막만의 일부인 소호동에서는 매립과 데크시설을 설치하면서 바다의 일부분이 움푹 패여 바닥 속살과 바위가 앙상하게 드러나 바지락 같은 이매패류는 살 수 없는 환경으로 변했다.

여기에 해양쓰레기도 한몫하고 있다.

또 화양면 나진 인근 연안은 수년간 이어지고 있는 도로개설 공사로 인해 멸종위기종인 기수갈고둥이 대책도 없이 사라졌다.

돌산지역의 경우는 하루가 멀다하고 들어서고 있는 대단위 펜션시설로 인해 가막만의 해양환경을 급변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순천만 못지 않은 해양생태계의 보고로 주목받고 있는 여자만의 경우는 더 심각하다.

주민편의시설의 하나인 파도막이 도로개설로 인근지역에 모래유입이 가속화되어 갯잔디가 사라지고 이곳에 서식하고 있는 멸종위기종인 대추귀고둥이 멸종위기에 처해 있다.

특히 소라면 사곡과 율촌면 반월마을에 이르는 자연해안선에 깃발이 꼽혀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에도 조만간 시설이 들어설 것으로 판단된다.

그런데 이곳 자연해안선과 연안 기수역에는 기수갈고둥, 대추귀고둥. 붉은발말똥게, 갯게, 희발농게 등이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서남해환경센터 2009-2016).

이 곳 자연해안선이 사라진다면 여수의 대표적인 법적보호종들이 한꺼번에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때문에 자연해안선과 기수역을 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이라도 여수시는 이곳의 연안습지환경 정밀조사를 실시하여 개발의 방향을 바꾸든지, 아니면 철회를 해야 할 것이다.

아름답고 풍요로운 여자만을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전 세계에 해양의 가치와 소중함을 설파했던 2012여수세계박람회 정신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 해양수산부에서는 해양생태계의 보전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25조의 규정에 의해 해양생태계 및 해양경관 등을 특별히 보전할 필요가 있는 구역을 해양보호구역 (Marine Protected Area, MPA)으로 지정 관리 하는 제도가 있다.

이 법률에 따라 2015년 12월 기준 연안습지보호지역으로 순천만 등 전국에 13개소가 지정 관리되고 있고, 해양생태계보호지역으로는 완도 청산도, 제주 추자도 주변해역 등 11개소가 지정 관리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국가가 연안생태계보전을 위해 필요에 의해 지정하기 위한 곳과 지자체 건의로 지정 준비중인 곳이 있어 우선 순위에 의해 조사 등 절차를 밟고 있다.

그러나 여수 여자만은 2009년 이미 연안습지조사가 완료된 곳으로 여수시에서 건의해오면 적극 검토 하겠다는 견해다.

연안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연안습지 생태계 보전을 위해 노력하는 연안역 정주자들에게 경제활동 등 최대한 국가가 할 수 있는 다양한 혜택을 제공한다는 것이 국가 계획이다.

이처럼 잘 보전된 연안습지는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반면 개발을 부추긴다는 의견도 있지만 정주자인 지역민의 의견을 받아 보존을 위한 최소한의 편의시설을 하는 것도 지속가능한 연안습지 보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살아있는 바다, 숨쉬는 연안’을 전 인류에게 호소했던 시간이 불과 4년전이다. 정작 여수의 바다와 연안을 돌아봐야 할 때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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