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봉사하고 배려하는 것으로 부족함을 대신하겠다”
“더 봉사하고 배려하는 것으로 부족함을 대신하겠다”
  • 강성훈 기자
  • 승인 2016.10.10 09: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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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 여수시민의 상 수상한 신병은 전 예총회장
▲ 2016년 여수시민의상 수상자로 선정된 신병은 전 여수예총회장

올해 여수시민의 상 수상자로 본지 논설위원을 맡고 있는 신병은(61) 전 한국예총여수지회장이 선정됐다.

여수시는 지난달 22일 여수시민의 상 심사위원회를 열고 시민의 상 후보자로 문예홍보 부문의 신병은 전 예총여수지회장을 선정했다.

신 전 지회장은 지난 2010년 3월부터 지난해 2월까지 한국예총여수지회장으로 재임하면서 매년 발행하는 ‘여수예술’과 ‘예총50년사’를 발간,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한 비전을 제시하는 등 여수시 문화예술을 선도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특히 2012여수세계박람회 때는 문화예술추진위원장을 맡아 박람회 기간 선보일 문화예술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매일 공연 현장에 상주하며 문화예술축제로서 박람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또 시인으로서 전남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신병은 수상자는 사비를 들여 시회보집 ‘시가 있는 창’을 13회에 걸쳐 발간하는 등 여수시 문학인구 저변 확대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 먼저 여수시민의 상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간략히 수상소감을 밝힌다면.

감사하고 행복합니다.

다른 분야에 수상자를 내지 못하고 저 혼자 받는 상이어서 그런지 상을 받는 기쁨에 앞서 더 무거운 책임감을 더 갖습니다. 분야별로 보면 저 보다 더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는데 제가 받게 되어 많이 부끄럽습니다만 앞으로 더 봉사하고 배려하는 것으로 부족함을 대신하겠습니다. 그리고 이 상은 저 개인이 받는다는 상이라기보다는 우리 지역 문화예술인 모두에게 주는 상이라 믿고 있습니다.

-최근 교직도 떠났고, 예총 회장직도 내려놓으셨습니다. 어떻게 지내고 계시는지요?

그러게 말입니다. 시간이 남아 돌 줄을 알았는데 그렇지가 않네요. 시간을 좀 비울 수가 있어 여유롭게 즐기는 시간이 될 줄 알았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지금도 시간에 쫓겨 사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다만 그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읽을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되어 행복합니다.

아침에 예총사무실에 출근하여 원고를 작성하고 시 창작을 하고 독서하고, 한 달에 한번 인문학 토론회를 갖고, 그리고 전남대 평생교육원에서 문예창작 강의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50여명의 원우들과 함께 즐겁고 행복한 창작을 위해 서로 시간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 많은 작품 활동 가운데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이 있다면?

1989년에 등단하여 그동안 시집을 6권 출간했습니다, 물론 시집에 실리지 않은 시를 합치면 그동안 1,500여편의 시를 쓴 것 같습니다. 지금도 일주일에 한두 편은 꼭 쓰고 있구요. 그리고 우리 지역예술인들을 조명하는 작업을 해 왔습니다. 매년 발간하는 <여수예술>에 지역예술인과 지역출신문화예술인을 조명을 했고, 31명의 시집 해설, 38명의 미술작가 평론 등으로 지역예술인을 조명한 일은 보람이었지요. 그리고 전국무용제에서 무용대본을 써 금상을 수상한 것은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그리고 2007년에 여수에서 한국시인협회 심포지엄을 개최한 것이 기억에 남죠. 전국의 주요 시인 300여명이 여수를 찾아 해양문학의 발전방향을 모색했습니다. 그때 주요 시인들의 서명을 받은 서명첩을 보관하고 있는데 언제 문학관에 세워지면 그때 자료로 제공할 생각입니다.

- 오랫동안 여수 문화예술계에 몸담았고, 또한 이끌어 오셨습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이라면?

여수예총에서 활동한 것이 35년입니다. 문협지부장4년, 예총회장 6년을 역임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가장 보람된 일은 2012여수세계박람회 개최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시문화예술추진위원장을 맡아 공연프로그램을 기획하고 만들었습니다.

그때 지역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하는 프로그램, 그리고 일회적인 프로그램이 아닌 생산적인, 박람회 사후활용까지 염두에 두고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는 것이 지금 생각해도 보람 중의 보람입니다.

시민 오디션을 프로그램화 하였고, 창작오페라 <귀항>을 만들었고. 창작가무악극 <오돌래>을 만들었고 <시로 읽는 여수> 시화집을 발간했고, 오동도에 <시가 있는 산책로>를 조성하기도 했습니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신명이 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작년이 여수예총 50년이었습니다. 50년사를 발간하여 지역예술을 정리하였고, 시민들과 함께 하는 50주년 기념행사를 한 것 또한 기억에 남습니다.

그리고 개인적인 보람이라며 2000년부터 지금까지 전남대 평생교육원에서 문예창작을 지도하면서 많은 시민들과 함께 문학공부를 할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동안의 과정을 통해 70여명의 윈우들이 시인, 수필가로 데뷔하여 지역문학의 텃밭을 일구고 있다는 것이 보람 중의 보람입니다. 그동안 문예창작회보 394집을 발간한 것 또한 소중한 작업이 아닐까 싶습니다.

- 여수의 문화예술의 현주소를 돌아본다면?

우리 여수는 문화예술의 인적 자원을 갖추고 있습니다. 세계박람회 개최이후에 시민들의 눈높이가 많이 높아져 있다는 것을 지역예술인들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나름대로 고민과 노력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자원을 어떻게 활용하여 부가가치로 연결시킬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여수밤바다 낭만 버스커가 시작되면서 여수의 문화예술의 상징 이미지로 부상하고 있는 가운데, 한편으로 조심스러운 것은 버스커의 ‘여수 밤바다’의 처음 이미지가 많이 변색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많은 분들이 버스커버스커의 정적이면서 낭만적인 여수 밤바다를 보고 싶어 찾았는데 그런 분위기를 느낄 수 없었다고 아쉬워하고 있습니다. 이제 정서적인 버스킹 공연으로 전환하여 여수만의 밤바다 문화를 만들어가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는 문화예술의 기반시설의 낙후성입니다. 물론 ‘예울마루’가 있어 공연과 전시공간은 확보되었지만, 전남 제1의 도시라고 하면서도 아직 미술관, 박물관, 문학관 하나 없는 실정입니다. 우리시 문화예술 인프라 구축을 위한 계획이 마련되어야 할 것입니다.

- 향후 여수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조언한다면?

현대는 감성을 팔고, 스토리를 파는 시대입니다. 이는 국가도 지자체도 기업들도 마찬가지지만 새로운 예술적 감성을 입히려 노력하고 있다. 감성의 시대에 맞는 감성도시를 만들어 가야 한다. 여수의 풍경, 하나의 느낌 & 하나의 상상력을 위한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역사와 문화 자연이 어우러진 여수의 풍경을 만나고 하나의 느낌, 하나의 상상력으로 나아가는 기회가 될 수 있는 문화예술프로그램을 준비해야합니다. 그럴 때에 지속적인 유표가치를 창출할 우리시의 문화예술이 될 것이라 봅니다. 시민이 행복하고 관광객이 공감하는 창제와 향유로 디자인하는 여수문화예술을 위한 전환이 필요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얼마 전에 시에서 용역보고를 마친 ‘우리시 문화예술 5개년 비전’을 연차적으로 하나하나 잘 추진해 가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 보고서에는 지역 전통문화의 창조적계승을 위한 사업, 지역문화역량강화를 위한 사업, 지속가능한 문화예술기반 조성을 위한 사업, 시민과 함께 하는 문화예술 구현사업 등 우리시 문화예술의 현재는 물론 나아가 방향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덧붙인다면 여수의 큰 문화예술인 만들기 프로젝트를 구현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흔히 잘 키운 예술인 하면이 열 기업 못지않다고 합니다. 그럼에도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동안 지역에서 활동해온 예술인에 대한 재평가도 필요하고 청소년예술인재 육성도 필요합니다.

참 많은 이야기를 하고 싶지만 한가지만 더 붙인다면 서양화 1세대의 본고장인 예향의 위상을 정립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금 2년마다 개최되고 있는 여수국제아트페스티벌의 위상을 격상하여 연계시키며, 서양화 1세대인 김홍식, 배동신을 비롯하여 유경채, 손상기 등의 인적 인프라를 활용하여 서양화 1세대의 본고장의 위상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 끝으로 시민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

이렇게 시민이 주는 시민의 상을 받게 되어 기쁘기도 하면서 한편으로는 너무나 가슴이 떨립니다. 앞으로도 시민의 한사람으로 더불어 산다는 것이 행복할 수 있는 여수를 만드는데 작은 힘을 보태겠습니다. 그리고 있는 자리가 빛날 수 있는 삶을 살겠습니다.

지역의 문화예술은 시민의 발소리를 듣고 성장한다고 합니다. 우리 지역문화예술을 더 많은 관심과 사랑을 주시면 고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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